법정탐방로를 통해 산행하는 문화가 자리 잡은 이후, 비법정탐방로가 점점 잊히고 있다. 그러나 지리산 중봉과 밤머리재를 잇는 동부능선은 지리산국립공원이 지정한 탐방로가 아님에도 태극종주 구간을 찾는 많은 이들이 찾곤 한다.

 

산행에 취미를 둔 사람은 '태극종주'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종주코스가 누운 S자를 하고 있어 태극문양으로 보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으로, 지리산 태극종주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서북능선 구인월교를 시작으로 산청 덕천강까지 90㎞의 엄청난 장거리이므로 난이도가 높지만 꾸준히 찾는 이들이 많아 인기를 끌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은 원칙에 따라 지정탐방로만 관리하고, 비법정탐방로는 등산객의 출입을 금지한다. 생태계의 보고이며 특별보호구역인 동부능선을 지키기 위해 지정탐방로 지정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이 있었으나, 공단 측은 생태보전 외에도 복합적인 이유를 고려해 선정되는 것이라 답변했다.

 

하봉 일대는 반달가슴곰 서식지이기도 하므로 출입을 막는 이유가 더 늘었다. 동부능선을 자주 찾는 한 등산객은 해당 지역에 반달가슴곰이 서식하는 것을 종종 목격했다며, 생태를 보존하려면 어느 정도 통제될 필요가 있다는 것에 동의했다.

 

반달가슴곰이 출몰하는 지역임에도 많은 등산객이 태극종주를 등반하기 위해 동부능선 지역을 찾고 있다. 공간이 단속을 진행해도 이를 피하는 이들이 많은 실정이다. 태극종주의 일원인 밤머리재 일대가 환경부가 진행하는 '제3차 국립공원계획'에 따라 지리산국립공원에 편입되면서 공단의 감시망이 더욱 강해졌다. 이에 지리산 태극종주가 유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