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영하도 녹인 '샤넬 오픈런'..끝없이 오르는 명품 누굴 위한 걸까?

 지난 3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현대백화점 판교점 앞은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개점까지는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지만,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까르띠에' 매장 앞은 50명이 넘는 인파로 북적였다. 바닥에 앉아 담요와 핫팩으로 추위를 견디는 사람들의 목표는 단 하나, 바로 가격 인상 전에 원하는 제품을 손에 넣는 것이었다.

 

까르띠에는 4일부터 국내 판매 제품 가격을 5~6% 인상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명품 커뮤니티와 예물 관련 온라인 카페에서는 까르띠에 '오픈런' 정보 공유가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새벽 6시에 도착했는데 이미 10명 이상 줄을 서 있었다", "인기 모델은 이미 품절"이라는 후기가 줄을 이었다.

 

이날 오전 8시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찾은 김모씨는 "오픈런에 두세 시간 투자해서 몇십만 원 아낄 수 있다면 해볼 만하다"며 "가격은 계속 오르는데 조금이라도 빨리 사는 게 이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명품 브랜드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과 원자재 가격 급등을 이유로 잇달아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오픈런' 현상이 단순한 소비 추세를 넘어 사회적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점이다. 줄서기 아르바이트, 중고 명품 리셀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대기 줄'이 하나의 상품으로 거래되는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는 "새벽 5시부터 대기 가능", "3시간 대기 5만 원" 등 구체적인 조건을 내건 아르바이트 모집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명품 소비가 과시적 소비를 넘어 투자와 재테크 수단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격이 오를수록 희소성이 높아져 되팔았을 때 더 큰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오픈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명품업계는 환율 상승과 금값 급등을 가격 인상의 이유로 내세우지만, 탄탄한 상위 소비층과 명품 재테크 트렌드를  '믿는 구석'으로 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은 단기적 잡음을 일으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와 희소성 유지에 도움이 된다"며 오히려 짝퉁 논란과 듀프 소비가 명품의 인기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오버투어리즘' 시름 감천문화마을 "숨 쉴 공간 확보한다"

관광객 방문으로 몸살을 앓는 마을에 '숨 쉴 공간'을 마련하고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11일 부산 사하구는 '감천문화마을 특별관리지역 지정 및 관리계획 수립 연구용역' 입찰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검토 절차에 돌입했다. 관광진흥법에 따라 지자체는 과도한 관광객으로 인해 주민의 생활 환경이 훼손될 우려가 있는 지역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관광객 수 제한, 방문 시간 지정, 통행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정착하며 형성된 감천문화마을은 독특한 풍경과 예술 작품들로 인기를 얻으며 부산의 대표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매년 급증하는 관광객으로 인해 소음, 쓰레기 문제, 사생활 침해 등 주민들의 불편이 심화되면서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어 왔다.사하구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관광객과 지역 주민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감천문화마을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특별관리지역 지정을 포함한 22개 세부 사업을 추진 중이다.현재 전국에서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서울 종로구와 경기도 연천군 두 곳뿐이며, 감천문화마을이 지정될 경우 전국 세 번째 사례가 된다. 사하구는 연구용역을 통해 감천문화마을의 특별관리지역 지정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지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