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경상수지 '흑자 990억 弗' 역대 두 번째 규모.."반도체 효자 덕"

2024년 한국의 경상수지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흑자를 기록하며 경제 호조를 보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990억4000만 달러에 달해 당초 예상한 900억 달러를 넘어서며 2016년의 979억2000만 달러 기록을 초과했다. 이는 반도체 수출과 AI 관련 IT 제품의 수출 호조 덕분으로, 2015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는 수출 증가의 주된 원동력으로 작용했으며,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확산으로 IT 제품의 수출이 증가했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의 주요 원인으로는 상품수지의 흑자가 확대된 점이 있다. 상품수지는 1001억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상품수출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등 IT 관련 품목의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2월에만 146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은 AI 및 고급 반도체 기술의 수요 증가와 맞물려 있으며, 화학, 철강, 석유 등 일부 산업 부문에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IT 분야의 성장이 경제를 이끌었다.

 

한편, 상품수입은 IT 수입을 중심으로 원자재와 소비재가 감소했으며, 수입은 2년 연속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러한 원자재와 소비재 수입 감소는 글로벌 경제의 둔화와 맞물려 나타난 현상으로, 이는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 기여했다. 한국은행의 신승철 경제통계1국장은 "본원소득수지가 견조한 흐름을 보였고, 상품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며 경상수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2024년 12월 경상수지는 123억7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며 20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12월 경상수지 흑자는 2024년 6월 131억 달러, 2016년 6월 124억10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였다. 특히 반도체 수출 호조와 함께 본원소득수지에서 증권투자 배당소득의 증가가 큰 역할을 하며 흑자폭을 확대했다. 또한, 상품수지는 104억3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확대되었으며,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6.6%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의 증가 외에도 IT 관련 제품이 증가한 것도 중요한 요소였다. 반면 석유제품, 기계류, 승용차 등 일부 제품군에서는 수출 감소가 나타났다. 수입은 원자재가 줄어들었으나 자본재의 증가와 소비재의 회복세가 더해져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수출과 수입 모두 중요한 변수를 보여 주었지만, 수출의 증가세가 전체적인 경상수지 흑자에 기여한 주요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2025년에는 경상수지 흑자의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기조와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 등 외부 요인들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80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보다는 다소 줄어들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의 신 국장은 "수출이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 예상되지만, 수출 규모 자체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상대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경상수지의 주요 리스크는 미국의 통상정책과 중국 경제의 경기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이 강화될 경우, 한국의 주요 수출품에 대한 압박이 있을 수 있으며, 이는 경상수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미·중 무역 갈등,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 반도체와 IT 경기의 상황 등 다양한 변수들이 경상수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성대 경제학과의 김상봉 교수는 "반도체나 선박 등에서 수출 호조가 있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트럼프발 고관세와 환율 문제 등으로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인 김정식 교수도 "경기가 침체하면서 수입이 줄어들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흑자폭이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올해 경상수지의 흐름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외부 요인에 따라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와 기업은 이에 대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4시간도 모자란다는 '이곳', '24시 여행지’로 폭발 중

6년 대비 93.5% 수준의 회복률이다. 하지만 부산의 경우 이러한 추세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며 외래 관광 시장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292만 9000명으로, 이는 코로나 직전인 2019년 268만 8000명을 넘어서는 108.9%의 초과 회복률이다.특히 주목할 점은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중 대만인이 50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 관광객 45만 6000명을 제치며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부산의 관광 인기는 올해도 지속되고 있으며, 2024년 5월까지 약 138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부산을 방문해 연말까지 330만~3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이 같은 부산의 관광 인기 요인 중 하나는 야간 관광 콘텐츠의 활성화다. ‘24시간 부산’이라는 이미지가 확산되며 세계적인 여행 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의 여행 만족도 분석에서 부산은 동북아 8개 도시 중 도쿄와 상하이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CNN과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아름다운 해변 도시 5곳’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글로벌 주목도 또한 상승세다.부산 방문 외국인 관광객의 패턴도 과거와는 달라지고 있다. 이전에는 BIFF광장, 해운대 등 정형화된 명소 위주로 움직였다면, 최근에는 현지인들의 일상을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SNS와 블로그를 통해 소개된 ‘민락수변공원 야간 산책’, ‘송도해상케이블카 야간 탑승’, ‘바 크롤’, ‘사직야구장 야간 경기 관람’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사직야구장의 KBO 경기 관람은 색다른 문화 체험으로 자리 잡았다. 광안리 일대의 야간 콘텐츠 활성화도 눈에 띈다. ‘M드론라이트쇼’의 상설 운영 이후 광안대교 일대의 상권이 살아나면서, 해운대 중심이던 야간관광의 축이 광안리로 이동하고 있다. ‘별바다부산 원도심 나이트 미션투어’는 참여자 만족도 4.94/5점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고, 다대포해수욕장의 ‘나이트 뮤직 캠크닉 앤 트래블쇼’, 화명생태공원의 ‘나이트 마켓’ 등은 로컬 명소를 야간 관광지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했다.부산은 서면, 해운대, 광안리, 남포동뿐 아니라 다대포, 화명동, 사직동 등 도시 전역에서 야간 관광이 가능한 ‘다중 거점형 야간관광 도시’로서의 강점을 지닌다. 이와 함께 안전한 심야 대중교통망과 외국인 맞춤형 서비스인 ‘비짓부산패스’, ‘위챗페이’ 연동 등 관광 편의성도 크게 개선됐다.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부산시는 2025년 ‘별바다부산 나이트 페스타’를 전역 축제로 확대해 개최할 계획이다. 7월부터 4개월간 이어지는 이번 축제에서는 기존 콘텐츠를 한층 강화해 글로벌 야간관광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올해 여름 휴가철에도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부산 원도심의 로컬 감성을 바탕으로 하는 ‘나이트 미션투어’와 ‘근현대역사관 키즈투어’, 국립부산과학관과의 협업 프로그램인 ‘사이언스 앤 매직 키즈밤놀이터’ 및 ‘가족과학캠프’ 등이다. ‘리버 디너 크루즈’는 대표 야간 콘텐츠로 자리 잡으며 가족 단위 여행객은 물론 외국인 개별 관광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부산은 단순한 휴양지를 넘어, 밤에도 살아있는 입체적인 관광 도시로 진화하고 있다. 야간이라는 시간을 새로운 기회로 전환한 전략은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당기며 ‘부산 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