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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호, 尹 측 '암투병 섬망 증상' 반박.."'체포 지시' 기억 왜곡 없다"

 20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체포 지시' 의혹과 관련, 수사기관에서 작성된 자신의 진술 조서 내용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지만, 조서 내용의 진실성을 인정함으로써 윤 대통령의 탄핵 사유를 뒷받침하는 핵심 증언을 한 셈이다.

 

조 청장은 검찰 조사에서 "12·3 비상계엄 당일에 대통령이 '조 청장, 국회에 들어가는 국회의원들 다 잡아 체포해, 불법이야'라고 전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윤 대통령이 헌법상 보장된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을 침해하고, 나아가 내란을 선동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중대한 발언이다.

 

이날 헌재 심리에서 국회 대리인단은 조 청장에게 "검찰 조사 때 변호인 입회하에 사실대로 말한 게 맞느냐"고 질문했고, 조 청장은 "각 조서별로 제가 그렇게(사실이라고) 다 날인을 했다"고 답했다. 조서를 열람하고 날인한 사실도 인정했다. 이는 조 청장이 검찰 조사 당시 강압이나 회유 없이 자발적으로 진술했음을 의미한다.

 

조 청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같은 날 텔레그램 전화를 통해 '체포자 명단'을 불러줬다고 진술했다. 이 명단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공개한 명단과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명단'의 존재는 윤 대통령 측이 국회의원 체포를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려 했음을 보여주는 정황 증거가 될 수 있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혈액암 투병 중인 조 청장의 건강 상태를 문제 삼아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섬망 증세", "건강 악화" 등을 언급하며 조 청장의 기억이 왜곡되었을 가능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조 청장은 "섬망 증상이 있다든지 그 정도는 아니었다"고 일축하며, 자신의 진술이 명확한 기억에 근거한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윤 대통령 측은 수사기관이 '내란'이라는 전제하에 조 청장을 압박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조 청장은 "답변하기 적절하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조 청장의 증언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가 조 청장의 진술 조서를 증거로 채택한 상황에서, 조 청장이 법정에서도 조서 내용의 진실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번 증언은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체포 지시'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탄핵 사유의 핵심 근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따라 윤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은 물론,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청장은 지난달 23일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으며, 헌재의 세 번째 증인 채택 끝에 이날 출석했다. 증인신문은 1시간 20분 만에 종료되었다.

 

"봄꽃축제가 사라졌다"...기후변화가 앗아간 '대한민국의 봄'

문이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계절성 축제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할 때"라고 경고한다.특히 충격적인 것은 올해 봄꽃 개화 시기의 극심한 지연이다. 전남 신안군의 경우, 제1회 섬 홍매화 축제를 1주일이나 연기해야 했다. 군 관계자는 "방풍막 설치와 비닐 보호막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자연의 힘 앞에서는 역부족"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순천 매곡동의 탐매축제도 같은 운명을 맞았다. 작년 같은 시기 80%에 달했던 개화율이 올해는 봉오리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현상이 매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대표 봄축제인 진해군항제도 축제 일정을 3월 말로 미뤄야 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이제는 개화 예측이 아예 불가능해져서 만개 시기를 기준으로 잡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산림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겨울 평균기온이 전년 대비 2.5도나 낮아진 것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기후변화의 영향은 봄꽃에만 그치지 않는다. 여름철 이상고온으로 미더덕이 대량 폐사하면서 창원의 진동미더덕축제는 아예 취소됐다. 충남 홍성의 새조개 축제는 급격한 생산량 감소로 축제 명칭 자체를 변경해야 했다. "이제는 특정 계절이나 특산물에 의존하는 축제 형태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현재 전국적으로 448개의 특산물·생태자연 축제가 운영되고 있지만, 대부분이 비슷한 콘텐츠로 운영되고 있어 기후변화 시대에 취약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한양대 정란수 교수는 "이제는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축제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며 "단순 자연 관람이나 시식 위주에서 벗어나 가공품 개발, 실내 체험 프로그램 등 다각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지자체들도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AI 기술을 활용한 가상현실(VR) 꽃구경 체험이나, 사계절 실내 정원 조성 등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라며 "이에 맞춰 축제 문화도 진화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