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벼랑 끝'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 대형마트 위기 심화?

기업회생은 통상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한 기업이 법정 관리하에 채무 조정 등을 통해 회생을 꾀하는 제도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이번 신청이 "예방적 조치"임을 거듭 강조하며, 전국 매장과 온라인몰 운영에는 전혀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 측은 지난달 28일 발표된 신용평가 결과를 신청 배경으로 지목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온·오프라인 매출 증가와 부채 비율 개선 등 긍정적인 실적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성과가 신용평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신용등급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용등급 하락은 곧바로 자금 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최악의 경우 단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판단하에 선제적으로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이번 기업회생 신청이 영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전국 홈플러스 매장과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평소와 다름없이 정상 운영되며, 온라인 쇼핑몰 역시 동일하게 이용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홈플러스는 협력업체와의 관계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기업회생 절차가 개시되면 금융기관 채무에 대한 상환은 일정 기간 유예되지만, 협력업체에 대한 상거래 채무는 정상적으로, 전액 변제된다는 것이다. 이는 홈플러스가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이번 결정으로 인해 협력업체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홈플러스는 현재까지 채무 불이행 이력이 없으며, 영업 활동 역시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법원의 기업회생 절차 개시 결정이 조속히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홈플러스의 재무 상태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 홈플러스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약 2400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기업회생 절차를 통해 금융 채권 상환이 유예되면, 이자 비용 부담이 줄어들어 재무 구조가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절차와 관계없이 임직원 급여는 정상적으로 지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10년 이상 지속된 대형마트에 대한 불합리한 영업 규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소비 행태의 온라인 전환,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급격한 성장 등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3년 연속 매출 성장을 달성하며 꾸준히 실적을 개선해 왔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임직원, 노동조합, 주주 모두가 합심하여 현재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홈플러스의 이번 기업회생 신청은 유통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형마트 업계 전반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절차를 통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하여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유통 시장의 급성장, 소비자 구매 패턴 변화 등 외부 환경의 도전은 여전히 거세다. 홈플러스가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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