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0대 남녀, 서로 '혐오' 수준까지 갔다... 충격적인 호감도 조사 결과

 우리 사회의 20대 남성과 여성 사이에 이념적 성향, 정치적 지지, 외교 인식에 이르기까지 뚜렷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언론사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정치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간의 인식 차이는 다른 연령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현상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20대 남성의 이념 성향 지수는 5.42점으로 20대 여성(4.64점)보다 0.78점 높게 나타났다. 10점에 가까울수록 보수 성향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20대 남성이 여성보다 더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40대의 경우 남성 4.86점, 여성 4.79점으로 큰 차이가 없었던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김인균 연구원은 "20대에서만 남녀 간에 통계적으로 의미를 갖는 차이가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드러났다. 20대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비율이 29.7%로 더불어민주당 지지 비율(24.7%)보다 높았다. 반면 20대 여성의 경우 민주당 지지율이 43.7%로 국민의힘 지지율(16%)의 거의 3배에 달했다. 이는 20대 내에서도 성별에 따라 정치적 지향점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주변국에 대한 호감도에서도 성별 간 인식 차이가 두드러졌다. 20대 남성의 미국 호감도는 62.3점으로 20대 여성(51.7점)보다 10.6점이나 높았다. 일본에 대한 호감도 역시 남성은 50점, 여성은 39.9점으로 10.1점 차이가 났다. 반면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20대 여성(30.1점)이 남성(26.7점)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20대 남성은 미국과 일본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여성이 약간 더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인식 차이의 원인에 대해 20대 남녀는 정치권의 '갈라치기식' 정책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남성 로스쿨생 박모(26)씨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하며 여성 우대 정책을 펼쳤다고 생각한다"며 "그 이전까지만 해도 '미투 운동' 등에 대해 많은 남성이 공감과 지지를 보냈지만, 여성들로부터 돌아온 반응은 조롱과 경멸이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성 직장인 최모(25)씨는 "개인적으로 뚜렷하게 지지하는 정당이 없고 정치적 갈등에 지쳤다"며 "정당들끼리 젠더 문제를 두고 물어뜯기 한 것이 현재의 젠더 갈등을 부추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 대학생 정모(24)씨는 "음지에 있어야 할 극단적 여성 혐오가 양지로 나왔는데, 일부 보수 정치인들이 이를 들어줬다"며 "이 사회가 정상이 맞나 싶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서로에 대한 인식 차이가 커지면서 20대 남녀 간 호감도도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20대 남성의 20·30대 여성에 대한 호감도는 37.4점으로 전 연령대 평균(50점)에 크게 못 미쳤다. 마찬가지로 20대 여성의 20·30대 남성에 대한 호감도 역시 38.6점으로 전 연령대 평균(49점)보다 10.4점이나 낮았다.

 

이러한 낮은 호감도의 배경에는 직접적인 부정적 경험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남성 취업 준비생 이모(28)씨는 "몇 년 전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당시 페미니즘 시위 참가 여성이 '뭘 보느냐'며 욕을 했다"며 "근거 없는 혐오를 당하자 나 역시 여성들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여성 대학원생 김모(27)씨는 "동년배 남성들이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우리에게 적의를 보이는 게 느껴진다"며 "학교의 남학생들을 보면 뒤에서 어떤 말을 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20대 남녀는 서로에 대한 불신과 경계심이 깊어진 상태로, 이는 단순한 의견 차이를 넘어 일상생활에서의 불편함과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김한나 교수(진주교대)는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실제로 얼마나 여성 우대 정책을 폈는지 사실관계와 별개로 여성을 약자라고 하며 세대 내 남녀 갈등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며 "이에 따라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진보화됐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또한 "여기에 2022년 대선 당시 국민의힘에서 여가부 폐지론을 들고나오고 민주당은 젊은 여성을 만나는 방식으로 대처하면서 남녀 간 균열이 더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즉, 정치권이 젠더 이슈를 정치적 전략으로 활용하면서 20대 남녀 간의 인식 차이와 갈등이 더욱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우리 사회의 20대 남녀가 이념적, 정치적으로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으며, 이러한 차이가 서로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치권의 '갈라치기' 전략이 젊은 세대 내 성별 갈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통합을 위한 정치권의 책임 있는 접근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락산에 '하늘 위 그물 놀이터'가?…나무와 하나 되는 숲속 트리하우스의 정체

22일 다시 아이들을 맞이한다고 밝혔다. 이번 재정비의 핵심 철학은 '모든 것은 숲으로부터 온다'는 것이다. 인위적인 시설물 설치를 최소화하고 기존 숲의 지형과 특성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아이들이 자연 그 자체를 놀이터 삼아 뛰놀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이곳은 지난 7월 개관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서울시 최초의 도심형 자연휴양림 '수락휴'와 바로 인접해 있어, 휴양림을 찾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더욱 풍성한 숲속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재정비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새롭게 들어선 3동의 트리하우스형 놀이시설이다. 이는 '수락휴'의 상징적인 시설인 트리하우스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것으로, 아이들이 나무와 완벽하게 하나가 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전통적인 너와지붕을 얹고 하늘이 그대로 올려다보이는 천창을 내어, 마치 숲의 일부가 된 듯한 집을 완성했다. 각 놀이시설 동은 공중 네트로 서로 연결되어 있어, 아이들이 하늘을 걷는 듯한 아찔한 모험심과 도전 정신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낡고 획일적인 놀이기구 대신, 숲의 품 안에서 아이들 스스로 새로운 놀이를 창조해나가는 창의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새로운 놀이 공간은 트리하우스뿐만이 아니다.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하고 창의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채로운 자연 친화적 놀이터가 곳곳에 조성되었다. 밧줄 하나에 의지해 균형감각과 협동심을 기를 수 있는 밧줄놀이터, 고사목을 활용해 자연의 순환을 배우고 새로운 놀잇감을 상상해내는 나무놀이터, 그리고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무언가를 만들고 허물 수 있는 모래놀이터는 아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또한, 조용히 숲의 생태를 관찰하며 감수성을 키울 수 있도록 이끼정원과 양치식물정원도 함께 마련했다. 이는 동적인 활동과 정적인 관찰이 조화를 이루는 전인적인 숲 교육의 장을 제공하려는 노원구의 세심한 배려가 엿보이는 부분이다.수락산 유아숲체험원의 재개장은 노원구가 추구하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비전의 연장선에 있다. 노원구는 이번에 문을 여는 수락산을 비롯해 불암산, 영축산, 태릉, 노원골 등 지역 내 주요 산림에 총 5곳의 유아숲체험원을 운영하며, 아이들이 도심 속에서도 자연과 교감하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숲은 가장 오래된 교실"이라는 오승록 구청장의 말처럼, 이번 재정비는 숲이 가진 무한한 교육적, 정서적 가치를 극대화하여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창의적인 체험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구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앞으로도 숲의 가치를 살린 특색 있는 공간들이 더 많은 아이의 유년기를 풍요롭게 채워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