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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욕심' 이재명, 부산 시민 '이용만 하고 버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6일 부산을 찾았으나,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 특별법(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등 지역의 가장 뜨거운 현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회피하면서 지역사회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당초 상대적으로 지지기반이 약한 부산·울산·경남(PK) 지역 민심을 끌어안기 위한 행보였으나, 오히려 지역 정서를 외면하는 모습으로 비쳐져 역효과를 낳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재명 대표의 이번 부산 방문은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취약한 PK 지역에서의 지지율 제고를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됐다. 특히 최근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지역 민심을 직접 청취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부산 시민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산업은행 이전과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지역 여론의 반발을 자초했다.

 

국민의힘 이성권(부산 사하갑)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의 부산행의 종착역은 결국 민심 챙기기 시늉과 부산 시민 농락이었다"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부산 현안에는 딴소리하고, 부산 시민의 염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부산 민심 챙긴다는 이미지 연출에 필요한 사진 한 장 남기러 온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민주당이 지방자치와 분권 강화를 강력히 추진해 왔다는데, 부산 시민의 환심을 사기 위한 교묘한 딴소리"라며 "지방자치와 분권을 강력히 추진해 왔다면서 부산 글로벌허브특별법과 산업은행 이전에는 지금까지 왜 묵묵부답인가"라고 반문했다.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한 중도보수 진영의 정승윤 예비 후보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는 부산 방문에서 부산시민의 염원인 글로벌 특별법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해 침묵으로 일괄하며 부산 패싱을 자행했다"며 "부산 교육의 미래를 위해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글로벌 특별법 제정을 다시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소속 부산시의원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송우현(동래2) 시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에게 부산은 본인 대권을 위한 숟가락 올리기 도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산이 살아남기 위한 법안 통과를 설득하기 위해 사생결단의 각오로 국회에 찾아온 지자체장(박형준 시장)을 문전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상황이 얼마나 다급했으면 오늘 부산까지 내려와 자기 할 말만 하고 가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주목할 점은 부산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재명 대표의 행보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앙당의 지역에 대한 무관심과 전략 부재가 부산 여론만 더 악화시켰다는 것이 내부 평가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총선 때도, 금정 보선 때도 무전략으로 실패해놓고 이번에도 반복하고 있다"며 "이 대표와 박 시장과의 회동 자리에서 산은 부산 이전과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이 충분히 다뤄질 것이라는 점은 누구든 예측할 수 있었는데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실망감을 토로했다.

 

특히 PK 지역은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곳이다. 그러나 이번 이재명 대표의 부산 방문이 오히려 그간의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PK 지역에서 지지율 반등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 부산시당은 오는 12일 이 대표와 박 시장 회동에 대한 해명과 동시에 박형준 시정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이는 실패한 이 대표의 부산행을 만회하고 여권을 향한 되치기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미 지역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이러한 전략이 효과적인 반전 카드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 방문 직후 언론에서 쏟아진 기사들로 민주당 지지층 내 불만이 이미 상당해진 상황"이라며 "반전을 노린다는 전략이겠지만 박 시장은 물론 여권에 유효타를 날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라고 전망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역 현안을 넘어 민주당의 지역 전략과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특히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전통적 취약 지역인 PK에서의 지지 기반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번 부산 방문의 실패는 향후 민주당의 지역 전략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대왕님도 흐뭇해할 '한글놀이터', 드디어 세종시에 상륙

종시문화관광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세종문화예술회관에 '한글놀이터 세종관'을 새롭게 조성하고, 12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세종관 개관은 수도권에 집중된 우수 문화 콘텐츠를 지역으로 확산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이름을 딴 세종시에 첫 지역 거점이 마련되면서, 아이들이 도시의 정체성과 한글의 가치를 함께 배우는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한글놀이터'는 '한글 공부'라는 딱딱한 학습의 개념을 완전히 뒤집는 신개념 체험 공간이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한글을 외우고 쓰는 대신, 온몸으로 부딪히고 뛰어놀며 한글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체득한다. 세종관은 이러한 기본 취지에 세종시의 지역적 특색을 녹여 한층 더 특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관람객들은 한글 자모음의 모양을 본떠 만든 '기역통통', '니은통통' 등 7종의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말랑통통 마을'의 비밀 열쇠를 찾아 나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음과 모음의 형태를 닮은 구조물을 오르내리고, 소리의 원리를 이용한 놀이를 즐기며 한글의 제자 원리와 확장성을 어렵지 않게 이해하게 된다.이번 세종관의 성공적인 개관은 중앙정부 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의 성공적인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국립한글박물관이 수년간의 운영 노하우를 담아 개발한 핵심 콘텐츠를 제공하고, 세종시와 세종시문화관광재단이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공간 조성과 운영을 맡아 시너지를 창출했다. 강정원 국립한글박물관장은 "서울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한글놀이터를 지역 주민들도 향유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며, 이번 세종관을 시작으로 한글 교육 문화의 전국적인 확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국립한글박물관은 이번 세종관 개관을 발판 삼아 내년부터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 지역 거점별로 한글놀이터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전국의 더 많은 어린이가 사는 곳 가까이에서 양질의 한글 체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3년간 상설 운영될 '한글놀이터 세종관'이 세종시를 넘어 충청권의 대표적인 어린이 문화 명소로 자리 잡고, 미래 세대에게 우리 글 한글의 소중함과 과학적 우수성을 알리는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