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심장이 멈추기 전 '걸음 속도'만 봐도 안다... 42만명 추적한 연구진의 발견

 빠른 걸음으로 걷는 습관이 심장 부정맥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획기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글래스고대학교 질 P. 펠 교수 연구팀은 42만 명 이상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추적 연구를 통해 걷기 속도와 심장 건강의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 자매 학술지 '심장(Heart)'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참가자 42만925명의 걷기 습관과 심장 리듬 이상 발생 여부를 평균 13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과 사망 위험 감소에 걷기 속도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심장 박동 이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걷기 속도에 따라 세 그룹으로 분류됐다. 시속 4.8km 미만의 느린 속도 그룹(2만7천877명, 6.5%), 시속 4.8~6.4km의 평균 속도 그룹(22만1천664명, 53%), 시속 6.4km 이상의 빠른 속도 그룹(17만1천384명, 41%)이다. 이 중 8만1천956명은 활동 추적기를 통해 걷기 속도와 시간을 더 정확하게 측정했다.

 

연구 결과, 빠른 속도로 걷는 그룹은 느린 속도 그룹에 비해 부정맥 발생 위험이 무려 43%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속도 그룹도 느린 속도 그룹보다 35% 낮은 위험을 보였다. 특히 가장 흔한 부정맥인 심방세동 위험은 빠른 속도 그룹과 평균 속도 그룹이 느린 속도 그룹보다 각각 46%와 38% 낮았고, 기타 심장 부정맥 위험도 39%와 21% 낮았다.

 


활동 추적기를 착용한 9만1천956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평균 또는 빠른 속도 그룹의 부정맥 위험이 느린 속도 그룹보다 27%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걷기 속도가 심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단순한 운동량 증가 이상의 효과가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인과 관계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걷기 속도와 부정맥 위험 간의 연관성에서 대사 및 염증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증거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평균 및 빠른 속도 걷기가 대사·염증 경로로 매개되는 심장 부정맥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빠르게 걷기가 고위험군의 부정맥을 줄이는 데 안전하고 효과적인 운동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부정맥은 심장의 리듬이 불규칙하거나 비정상적으로 빠르거나 느린 상태를 말한다. 정상적인 성인의 심장은 분당 60~100회 정도로 규칙적으로 뛰어야 하지만, 부정맥이 발생하면 심방세동이나 빈맥(빠른 심장 박동), 서맥(느린 심장 박동)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심방세동은 지난 30년간 유병률이 두 배로 증가해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건강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특별한 장비나 비용 없이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빠른 걷기가 심장 건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연구팀은 "걷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접근성이 높은 운동이며, 속도를 높이는 것만으로도 심장 건강에 상당한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적절한 운동 강도를 선택해야 하며, 기존 심장 질환이 있는 경우 전문의와 상담 후 운동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등산 초보도 4시간이면 OK…인생 최고의 설경 '소백산' 지금이 기회

8cm가량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하며,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을 알렸다. 특히 주말 내내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 것으로 보여, 소백산 정상 부근은 단순한 설경을 넘어 나무나 풀에 수증기가 얼어붙어 하얗게 피어나는 '상고대'가 만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로 인해 겨우내 소백산의 진면목을 기다려온 등산객과 사진작가들의 마음이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소백산은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그중에서도 겨울 풍경은 전국 100대 명산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힐 만큼 독보적인 매력을 자랑한다. 눈이 내려 온 산이 순백으로 뒤덮이고, 그 위로 상고대가 서리꽃처럼 피어나는 모습은 마치 심해의 하얀 산호초 군락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비현실적인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주 능선인 비로봉과 연화봉 일대는 바람과 낮은 기온의 영향으로 상고대가 절정을 이루는 곳으로, 이 황홀한 풍경을 카메라에 담거나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한 발길이 매년 겨울 끊이지 않는다. 여기에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솟아오르는 비로봉의 겨울 일출은, 힘든 산행의 고통을 한 번에 잊게 할 만큼 장엄하여 소백산 겨울 산행의 백미로 손꼽힌다.이번 주말, 이토록 환상적인 겨울 소백산을 제대로 만끽하려는 등산객들을 위한 최적의 코스도 준비되어 있다. 가장 많은 이들이 찾는 코스는 단양 천동 탐방지원센터나 새밭에서 출발하여 정상인 비로봉에 오른 뒤 다시 하산하는 약 11km 구간이다. 왕복 4시간 남짓 소요되는 이 코스는 경사가 비교적 완만하고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전문 산악인이 아닌 초보자나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등산객도 큰 무리 없이 도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소백산 설경의 핵심을 경험할 수 있어 가성비 높은 '인생 설경' 코스로 인기가 높다.이처럼 완벽한 조건이 예고되자 지역 사회의 기대감도 한껏 부풀어 올랐다. 단양의 한 주민(51)은 "매년 겨울 소백산을 오르지만, 눈과 상고대가 제대로 어우러진 날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며 "이번 주말 예보대로라면 정말 제대로 된 겨울 소백산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설렌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단양군 관계자 역시 "예보된 눈으로 인해 소백산만이 가진 고유의 겨울 정취가 한층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주말 소백산이 탐방객들에게 잊지 못할 겨울의 추억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