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생선 자주 먹은 초딩들, 말썽 덜 피워

아동기의 어패류 섭취가 인지 기능 발달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행동 발달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브리스톨대학교 연구팀은 대규모 장기 관찰 연구를 통해 어린 시절의 식습관과 신경계 발달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생선 섭취가 아동의 사회적 행동과 정서 안정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해당 연구는 영국의 대표적 부모-자녀 관찰 연구인 ALSPAC(Avon Longitudinal Study of Parents and Children)의 데이터를 활용해 이루어졌다. 연구팀은 약 6000명의 식사 섭취량과 지능지수(IQ) 데이터를, 약 1만 5000명의 식사 섭취량과 행동발달점수(SDQ) 데이터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분석 결과, 아동기 어패류 섭취는 IQ 점수와는 뚜렷한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SDQ 지표에서는 두드러진 차이를 보였다.

 

SDQ는 아동의 정서 및 행동 문제를 평가하기 위한 표준화된 도구로, 정서적 증상, 과잉행동, 교우관계 문제, 사회적 행동 등을 측정한다. 연구에 따르면 주당 190g 이상 어패류를 섭취한 아동은 행동 문제 발생 위험이 현저히 낮았고, 특히 사회적 행동 점수는 높았다. 반면, 생선을 전혀 먹지 않는 아동의 경우 7세 기준으로는 부정적 행동과 사회적 행동 문제의 발생 위험이 각각 35%, 25% 더 높았으며, 9세가 되면 그 수치는 각각 43%, 30%까지 상승했다. 이는 행동 문제가 단지 일시적일 수 있는 유아기 이후에도 식습관이 지속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특히 어패류 섭취가 권장량에 미치지 못하는 아동군에서 행동 문제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행동 발달에 어려움을 보인 아동들의 평균 생선 섭취량은 주당 123g으로, 이는 영국 보건당국이 7세 아동에게 권장하는 190g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이들은 생선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 집단과도 유사한 행동 문제 패턴을 보였으며, 이는 어패류 섭취 부족이 아동의 정서 안정과 사회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결과는 어패류에 함유된 주요 영양 성분과도 무관하지 않다. 특히 생선에는 신경세포막을 구성하고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돕는 **오메가-3 지방산(DHA, EPA)**, 단백질, 비타민 D, 셀레늄 등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이 중에서도 DHA는 뇌세포 발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태아기와 유아기뿐 아니라 아동기와 청소년기에도 뇌 기능 유지와 정서적 안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PA 역시 염증 조절과 기분 안정에 도움을 주며, 일부 연구에서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생선 섭취에 대한 권장 기준이 마련돼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동의 성장과 두뇌 발달을 위해 주당 섭취량을 ▲1~2세는 100g ▲3~6세는 150g ▲7~10세는 250g 이하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건강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하면서 동시에 수은이나 카드뮴 같은 중금속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한 상한선이다. 특히 7~10세 아동의 경우, 평일 하루 한 끼에 구운 고등어 한 토막(약 45g)만으로도 주당 권장 섭취량을 무리 없이 달성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생선의 건강 효과를 강조하면서도, 섭취 방법과 종류에 따라 영양 효과와 안전성에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지적한다. 가령 등푸른 생선인 고등어, 꽁치, 연어 등은 오메가-3 함량이 높아 특히 추천되며, 조리 시 튀김보다 구이나 찜 요리를 통해 영양소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수은 축적이 적은 작은 생선을 중심으로 섭취를 유도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아동기의 식습관이 단순한 영양 섭취를 넘어서 장기적인 행동 양식과 정서적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를 이끈 브리스톨대 측은 “인지 능력은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생선 섭취 하나만으로 IQ 향상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행동 양식과 정서 안정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정책적·교육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생선 섭취가 인지 기능과 무관하다는 이번 결과는 오히려 기존의 과도한 기대를 조정하고, 아동 발달을 위한 균형 잡힌 식단의 중요성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는 아이들의 행동 문제를 예방하고, 또래와의 긍정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을 증진시키는 데 있어 식습관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켜준다.

 

수락산에 '하늘 위 그물 놀이터'가?…나무와 하나 되는 숲속 트리하우스의 정체

22일 다시 아이들을 맞이한다고 밝혔다. 이번 재정비의 핵심 철학은 '모든 것은 숲으로부터 온다'는 것이다. 인위적인 시설물 설치를 최소화하고 기존 숲의 지형과 특성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아이들이 자연 그 자체를 놀이터 삼아 뛰놀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이곳은 지난 7월 개관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서울시 최초의 도심형 자연휴양림 '수락휴'와 바로 인접해 있어, 휴양림을 찾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더욱 풍성한 숲속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재정비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새롭게 들어선 3동의 트리하우스형 놀이시설이다. 이는 '수락휴'의 상징적인 시설인 트리하우스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것으로, 아이들이 나무와 완벽하게 하나가 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전통적인 너와지붕을 얹고 하늘이 그대로 올려다보이는 천창을 내어, 마치 숲의 일부가 된 듯한 집을 완성했다. 각 놀이시설 동은 공중 네트로 서로 연결되어 있어, 아이들이 하늘을 걷는 듯한 아찔한 모험심과 도전 정신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낡고 획일적인 놀이기구 대신, 숲의 품 안에서 아이들 스스로 새로운 놀이를 창조해나가는 창의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새로운 놀이 공간은 트리하우스뿐만이 아니다.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하고 창의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채로운 자연 친화적 놀이터가 곳곳에 조성되었다. 밧줄 하나에 의지해 균형감각과 협동심을 기를 수 있는 밧줄놀이터, 고사목을 활용해 자연의 순환을 배우고 새로운 놀잇감을 상상해내는 나무놀이터, 그리고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무언가를 만들고 허물 수 있는 모래놀이터는 아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또한, 조용히 숲의 생태를 관찰하며 감수성을 키울 수 있도록 이끼정원과 양치식물정원도 함께 마련했다. 이는 동적인 활동과 정적인 관찰이 조화를 이루는 전인적인 숲 교육의 장을 제공하려는 노원구의 세심한 배려가 엿보이는 부분이다.수락산 유아숲체험원의 재개장은 노원구가 추구하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비전의 연장선에 있다. 노원구는 이번에 문을 여는 수락산을 비롯해 불암산, 영축산, 태릉, 노원골 등 지역 내 주요 산림에 총 5곳의 유아숲체험원을 운영하며, 아이들이 도심 속에서도 자연과 교감하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숲은 가장 오래된 교실"이라는 오승록 구청장의 말처럼, 이번 재정비는 숲이 가진 무한한 교육적, 정서적 가치를 극대화하여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창의적인 체험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구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앞으로도 숲의 가치를 살린 특색 있는 공간들이 더 많은 아이의 유년기를 풍요롭게 채워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