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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리치, "손흥민처럼" 마스크 끼고 라스트 댄스

 다가오는 북중미 최대 축구 축제에서 안면 보호 장비를 착용한 전설적인 미드필더의 투혼을 다시 한번 볼 수 있게 되었다. 동유럽 축구 강국을 대표하는 베테랑 선수가 최근 소속팀 경기 도중 심각한 안면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으나, 국가대표팀 합류를 향한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자국 축구협회는 공식 발표를 통해 대표팀 주장이 안면 골절 수술을 무사히 마쳤으며, 다가오는 국제 대회를 위해 본격적인 회복 절차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불의의 사고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리그 경기 도중 발생했다. 지난 27일 밀라노에서 열린 라이벌 구단과의 리그 34라운드 맞대결에 선발로 나선 그는 후반전 공중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상대 선수와 머리를 강하게 부딪쳤다. 충돌 직후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진 그는 결국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빠져나갔고, 정밀 검사 결과 왼쪽 광대뼈 부위에 복합적인 골절이 발생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소속 구단 측은 선수가 현지 전문 병원에서 즉각적인 수술을 받았으며, 다행히 수술 경과가 매우 좋아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대표팀 감독 역시 핵심 전력의 이탈을 우려하면서도, 선수 본인과 직접 소통하며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사령탑은 주장이 남은 기간 동안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다가오는 여름 무대에서 팀을 이끌어줄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을 드러냈다.

 

이번 부상으로 인해 소속팀에서의 남은 시즌 일정 소화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선수의 시선은 이미 조국을 대표해 나서는 세계 무대를 향해 있다. 현지 언론들은 그가 특수 제작된 안면 보호용 마스크를 착용한 채 훈련에 복귀할 것이며, 본선 무대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그라운드를 누빌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는 과거 여러 축구 스타들이 심각한 부상 속에서도 국가를 위해 헌신했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그는 자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무려 196경기에 출전해 28번의 득점을 기록했으며, 지난 두 번의 대회에서 조국을 각각 준우승과 3위로 이끄는 기적을 연출했다. 이번 북중미 대회는 그의 선수 경력 통산 다섯 번째 본선 무대로, 잉글랜드와 가나, 파나마가 속한 조별리그에서 또 한 번의 위대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안면 보호대를 착용한 주장의 헌신은 한국 축구 팬들에게도 매우 익숙한 장면이다. 지난 2022년 카타르 대회 당시 한국 대표팀의 주장 역시 유럽 대항전 도중 안와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지만, 검은색 특수 마스크를 쓰고 전 경기를 소화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당시 그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조국을 16강으로 이끌었고, 이번 북중미 대회에서 마스크를 쓰게 될 크로아티아 주장의 활약 여부도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러시아 국경 옆 시르케네스, 방공호에 새겨진 320번의 공습

'후르티그루텐'은 1893년부터 해안가 34개 항구를 잇는 노르웨이의 생명선 역할을 해왔다. 산과 피오르가 육로를 차단한 지형적 특성상 바다는 노르웨이인들에게 풍경이기에 앞서 유일한 길이었다. 폭풍우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항해하는 이 배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노르웨이 사람들의 국민적 기억을 공유하는 움직이는 박물관과 같다.시르케네스 도심 지하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참혹했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방공호 '앤더스그로타'가 숨겨져 있다. 독일군의 군사 거점이었던 이 도시는 4년 동안 무려 320차례의 공습을 견뎌내야 했으며, 시민들은 차갑고 축축한 바위 터널 속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시간을 보냈다. 전기도 화장실도 없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 아이가 태어나고 노인이 숨을 거두던 이 공간은 이제 역사의 증언자가 되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지상의 평화로운 설경 아래 잠든 지하의 상흔은 이 도시가 짊어진 시간의 무게를 실감하게 한다.도시를 벗어나 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네이든 지역에는 국경이 갈라놓은 또 다른 아픔이 남아 있다. '아브 박물관'은 노르웨이와 핀란드, 러시아 접경지에 거주해온 원주민 스콜트 사미족의 문화를 보존하는 최전선이다. 19세기 이후 강대국들의 국경 긋기로 인해 생활권이 세 나라로 찢긴 이들은 가족과 생이별하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특히 최근의 국제 정세 악화로 러시아 쪽 동족들과의 교류가 완전히 단절되면서, 이들이 겪는 문화적 고립감과 언어 소멸의 위기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사라져가는 스콜트 사미어를 되살리려는 현지의 노력은 눈물겹다. 노르웨이 내에서 이 언어를 일상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인구는 이제 손에 꼽을 정도지만, 박물관의 도슨트들은 수업을 통해 새로운 구사자를 길러내며 언어의 맥을 잇고 있다. 언어는 단순히 소통의 도구를 넘어 한 민족의 정체성과 역사를 담는 그릇이기에, 이들의 수업은 사라진 뿌리를 찾는 고단한 여정과도 같다. 국경이 그어놓은 선을 넘어 언어라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민족의 영혼을 연결하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시르케네스의 여행이 비장미로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묵직한 역사를 마주한 뒤 바렌츠해에서 갓 잡아 올린 킹크랩을 맛보는 경험은 여행자에게 주어지는 가장 선명한 위로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식탁 위에서 여행자들은 방공호의 차가운 공기와 사미어 노래의 애잔함을 되새기며 북극권 항구도시의 매력을 온몸으로 만끽한다. 역사적 상흔과 풍요로운 바다의 혜택이 공존하는 이 독특한 환경은 시르케네스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감동의 원천이 된다.노르웨이의 북동쪽 끝에서 마주하는 시간은 풍경을 감상하는 차원을 넘어 인류의 보편적인 고통과 회복의 과정을 목격하는 일이 된다. 바닷길을 통해 이어져 온 사람들의 삶과 전쟁이 남긴 흉터, 그리고 소멸에 저항하는 원주민의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시르케네스라는 도시의 서사를 완성한다.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북쪽 끝의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보이지 않는 국경 너머로 이어지는 인간의 의지와 문화의 생명력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