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조합장 후보 '영상 홍보' 길 열렸다, 헌재의 파격 결정

 헌법재판소가 농협과 수협 등 공공단체 조합장 선거에서 음성이나 영상, 사진이 포함된 문자메시지 발송을 전면 금지한 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헌재는 29일 위탁선거법 제28조 제2호에 대해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은 후보자가 자신을 알리기 위해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는 행위를 원천 봉쇄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이로써 텍스트 위주의 제한적인 선거 운동에 머물렀던 조합장 선거 현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위탁선거법은 후보자가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단순 텍스트 외에 음성이나 화상, 동영상을 첨부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해 왔다.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3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정도로 처벌 수위도 높았다. 하지만 헌재는 조합장 선거의 운동 기간이 13일에 불과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짧은 시간 안에 후보자의 정책과 비전을 효율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보 전달력이 뛰어난 멀티미디어 수단을 일률적으로 막는 것은 선거 운동의 본질을 훼손한다는 것이 헌재의 시각이다.

 


이번 심판은 과거 농협 및 수협 조합장 선거 과정에서 자신의 사진이나 홍보 영상을 문자로 보냈다가 기소된 이들의 청구로 시작됐다. 청구인들은 공직선거법 등 다른 선거 관련 법령에서는 이미 멀티미디어 메시지 전송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위탁선거법의 차별성을 지적했다. 헌재 역시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여, 조합원이 비교적 소수인 위탁선거의 특성상 문자 발송 비용이 후보자 간의 경제력 차이에 따른 불공정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보았다.

 

반면 소수의 반대 의견도 존재했다. 정정미, 조한창 재판관은 조합장 선거가 혈연과 지연 등 친소 관계에 크게 좌우되는 특수 집단 내에서 치러진다는 점을 우려했다. 선거가 자칫 과열되거나 혼탁해질 위험이 있는 만큼, 선거 운동 수단을 엄격히 제한하는 것이 공정성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다수의 재판관은 기존의 형벌 조항만으로도 충분히 부정 선거를 방지할 수 있으며, 시대적 변화에 따라 선거 운동의 방식도 유연해져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과거 해당 조항을 적용받아 유죄가 확정된 이들은 재심을 통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또한 현재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당선인들의 경우, 법 개정이 이루어지거나 입법 시한이 경과함에 따라 무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헌재는 입법 공백을 막기 위해 올해 12월 31일까지를 개정 시한으로 정했으며, 국회가 법을 고치지 않을 경우 해당 조항은 내년부터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법조계는 이번 결정이 단순히 선거 운동 수단의 확대를 넘어, 공공단체 운영의 민주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후보자들이 보다 다채로운 방식으로 자신을 홍보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유권자인 조합원들의 알 권리도 한층 충족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헌재가 정한 시한 내에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후보자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개정안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청도읍성 '분홍빛 습격'…성벽 감싼 작약꽃의 유혹

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리며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회색빛 성벽과 대비되는 강렬한 꽃의 색감은 마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듯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지역의 새로운 봄 풍경을 완성했다.이번에 조성된 작약 군락지는 읍성의 동문 구역을 중심으로 성곽 외곽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다. 봄바람이 불 때마다 일렁이는 꽃의 파도는 거친 질감의 성벽을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이색적인 경관을 연출한다. 투박한 돌덩이들이 쌓여 만들어진 견고한 요새가 화려하고 우아한 꽃송이들과 어우러져 빚어내는 조화는 청도읍성만이 가진 독특한 미적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청도군은 이번 작약 꽃밭이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벽의 직선미와 꽃의 곡선미가 만나는 지점은 어디서 찍어도 예술적인 구도가 연출되어, 이른바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젊은 층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군 관계자는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이 풍경이 청도의 관광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여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방문객들은 완만하게 이어진 성곽길을 따라 걸으며 입체적인 조망을 즐길 수 있다. 발아래로는 탐스러운 작약꽃들이 끝없이 펼쳐지고, 고개를 들면 청도 특유의 평화로운 농촌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높다란 성벽 위에서 내려다보는 꽃밭의 전경은 평지에서 바라볼 때와는 또 다른 압도적인 개방감을 제공하며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휴식을 제공한다.작약은 그 화려한 자태만큼이나 개화 시기가 짧아 더욱 귀하게 여겨지는 꽃이다. 보통 5월 초순에 피기 시작해 중순이면 절정을 이루는데, 기온이 급격히 오르면 꽃잎이 빨리 떨어지기 때문에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 따라서 청도읍성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목격하려면 이번 주말을 넘기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현재 청도읍성 일대는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꽃구경에 나선 인파로 활기를 띠고 있다. 군 측은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주변 시설을 정비하고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화려한 봄의 정점을 알리는 작약의 향연은 이번 달 셋째 주까지 이어지며 성곽 주변을 지속적으로 물들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