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큐브

임태희·안민석 빅매치, 1400만 경기 표심은?

 대한민국 최대 규모인 1400만 도민의 교육을 책임질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현직 임태희 후보와 5선 국회의원 출신 안민석 후보의 거물급 양자 대결로 압축되었다. 중앙 정치 무대에서 굵직한 이력을 쌓아온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맞붙으면서 선거전은 대리전 양상을 띠며 치열한 본선 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교육과 정치의 상관관계를 바라보는 두 후보의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정책 대결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임태희 후보는 과거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3선 국회의원과 장관을 지낸 화려한 정치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 낙선 이후 교육계로 방향을 튼 그는 재선 도전의 가장 큰 명분으로 교육의 탈정치화를 내세우고 있다. 지난 4년의 임기 동안 학교 현장을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지켜내며 교육 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한다. 풍부한 국정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교육 행정을 이끌어갈 적임자임을 강조하며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안민석 후보 역시 다선 의원으로서 묵직한 정치적 자산을 자랑한다. 중학교 교사와 대학교수를 거친 교육자 출신인 그는 과거 문화재 환수 운동 등에서 보여준 강한 추진력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안 후보는 임 후보와 달리 교육과 정치의 적극적인 결합을 주장하며 스스로를 에듀 폴리티션으로 명명했다. 5선 의원으로서 구축한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와 정치력을 십분 활용해 교육 현장의 행정적 규제를 철폐하고 막대한 예산을 신속하게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인공지능 교육 정책은 두 후보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전장이다. 임 후보는 재임 중 도입한 인공지능 교수학습 플랫폼 하이러닝의 성과를 부각하며 정책의 연속성을 호소한다. 맞춤형 학습 피드백이 학생들의 기초학력 증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다는 점을 내세워 현 체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약속했다. 반면 안 후보는 경기 교육 시스템 전반을 인공지능 중심으로 재편하는 대전환을 공약했다. 새로운 학습 플랫폼 구축과 함께 인공지능 및 반도체 분야의 미래 인재 10만 명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아동 및 복지 정책에서도 두 후보의 지향점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임 후보는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은 경기도의 특성을 고려해 교육 사각지대 해소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어 교육 시설을 확충하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특수교육을 시혜가 아닌 권리로 보장하는 책임 교육 체계를 확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안 후보는 유보통합 추진, 초등 돌봄 기능 강화, 체험형 안전 교육 확대 등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어린이 정책을 발표했다. 모든 아이가 차별 없는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교육과 돌봄의 국가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선거의 변수로는 진보 진영 단일화 과정에서 불거진 대리 투표 및 대납 의혹이 꼽힌다. 유은혜 전 장관의 불출마로 안 후보가 진보 진영 단일 후보로 확정되었으나, 경선 과정의 잡음이 경찰 수사로 이어지며 논란의 불씨가 남았다. 임 후보 측은 이를 구태 정치로 규정하고 도덕성 문제를 파고들며 공세를 취하고 있다. 안 후보 측은 지지층을 결집하고 원팀 기조를 다지며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다만 과거 사례에 비추어볼 때 수사 기관이 선거일 이전에 결과를 발표할 가능성은 희박하여 당락을 뒤바꿀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벽화마을 원조 동피랑부터 해저터널까지, 통영 골목길 탐방

0여 년 전 학익진으로 왜군을 섬멸했던 격전의 현장이지만, 지금은 가두리 양식장 부표가 점점이 떠 있는 평화로운 바다로 변모했다. 섬 입구의 거북등대를 지나 제승당에 들어서면 삼도수군통제사로서 작전을 지휘하던 장군의 고뇌가 느껴진다. 특히 바다 건너 과녁을 향해 활을 쏘던 한산정은 밀물과 썰물의 차이를 전술에 활용하려 했던 장군의 치밀한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장소다.통영이라는 지명 자체가 '삼도수군통제영'의 줄임말에서 유래했을 만큼, 이 도시는 조선 수군의 총사령부로서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1604년 현재의 통영항 일대로 본영을 옮긴 통제영은 군사적 요충지를 넘어 나전칠기 등 공예 생산의 중심지로서 지역 경제와 문화를 꽃피웠다. 비록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많은 건물이 소실되었으나, 본관이었던 세병관은 여전히 웅장한 자태로 남아 통영의 뿌리를 증명한다. 통제영의 역사는 통영이 단순한 항구 도시를 넘어 문화적 자부심이 강한 도시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었다.자연이 빚어낸 한려수도의 비경은 미륵산 정상에서 그 정점을 찍는다. 케이블카를 이용해 손쉽게 오를 수 있는 이곳은 국립공원 100경 중 으뜸으로 꼽히며, 맑은 날에는 지리산 천왕봉과 일본 대마도까지 조망할 수 있는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 전망대 근처의 '귀신 잡는 해병' 표지판은 6.25 전쟁 당시 통영상륙작전의 승전보를 전하던 종군기자의 문구에서 유래했다는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을 전한다. 산 아래로 펼쳐진 섬들의 군무는 왜 이곳이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지 단번에 납득하게 만든다.통영의 골목길은 예술가들의 영감으로 가득 차 있다. 동쪽 비탈 마을인 동피랑은 철거 위기를 딛고 벽화 마을로 거듭나며 전국적인 관광 명소가 되었고, 서쪽의 서피랑은 유치환과 김춘수 등 문학인들의 감성을 담은 소박한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통영반도와 미륵도를 잇는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은 일제 강점기의 아픈 역사와 토목 기술이 공존하는 독특한 공간이다. 바다 밑 13m 아래를 걷다 보면 머리 위로 지나가는 배의 진동이 느껴지는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으며, 이는 통영만이 가진 입체적인 매력을 더해준다.예술의 향기는 시내 곳곳에서 파도처럼 밀려온다. 현대 음악의 거장 윤이상과 소설 '토지'의 박경리, '꽃'의 시인 김춘수 등 한국 예술사의 거성들이 모두 통영 출신이다. 특히 화가 이중섭은 피란 시절 통영에서 2년간 머물며 '황소'와 '흰소' 등 불후의 명작들을 남겼는데, 이 시기는 그의 예술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르네상스로 평가받는다. 매년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와 박경리 기념관, 윤이상 기념관 등은 통영이 왜 '예술가를 낳는 땅'이라 불리는지 그 이유를 명확히 보여주는 문화적 자산들이다.통영 여행의 완성은 오감을 자극하는 미식에 있다. 봄철의 별미인 도다리쑥국은 해풍을 맞고 자란 쑥과 자연산 도다리가 만나 비린 맛 없이 향긋하고 시원한 국물 맛을 자랑한다. 통영 특유의 술 문화인 '다찌'는 정해진 메뉴 없이 그날의 제철 해산물이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려지는 풍성함의 극치다. 여기에 멍게비빔밥과 충무김밥, 달콤한 꿀빵까지 더해지면 통영의 맛을 온전히 느꼈다고 할 수 있다. 호국과 예술, 그리고 미식이 어우러진 통영의 봄은 이 계절이 다 가기 전에 반드시 경험해야 할 축복과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