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삼성전자 갤럭시S26 생산 확대, '울트라'로 비수기 뚫는다

 삼성전자가 전통적인 가전 및 모바일 시장의 비수기로 꼽히는 2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갤럭시S26 시리즈의 생산 물량을 전격 확대하기로 했다. 부품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달 생산 계획을 당초 전망치보다 상향 조정하며 수익성 극대화에 나섰다. 이는 신제품 출시 효과가 점차 줄어드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울트라 모델을 중심으로 시장의 수요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생산 계획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6 울트라 모델의 이달 생산량을 최대 130만 대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일반형 모델 역시 기존 예상치를 웃도는 100만 대 규모로 확정했다. 보통 출시 후 두 달이 지나면 부품 발주량이 감소세로 돌아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꾸준한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체 시리즈 중 울트라 모델이 차지하는 판매 비중이 70%에 육박하며 실적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울트라 모델의 흥행 비결로는 세계 최초로 적용된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기술이 손꼽힌다. 패널 일체형으로 설계된 이 기술은 정면에서는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면서도 측면에서는 화면 내용이 보이지 않도록 차단해 사생활 보호를 중시하는 현대인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이러한 고부가가치 기능이 탑재된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호조는 중저가 라인업 여러 대를 파는 것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보장하며 삼성전자의 2분기 방어선 역할을 하고 있다.

 

중저가 라인업에서는 명암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보급형 모델 중에서는 갤럭시A17만이 유일하게 생산량이 100만 대가량 늘어나며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A17은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입증했다. 반면 기존 주력 모델이었던 갤럭시A57과 A37은 당초 계획보다 생산 규모가 축소되면서, 삼성이 수익성이 낮은 저가형보다는 확실한 이익을 보장하는 프리미엄과 초저가 실속형 모델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 전체 스마트폰 수요가 계절적 영향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매출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삼성은 갤럭시S26 시리즈와 폴더블폰 등 플래그십 제품의 확판 기조를 유지해 평균 판매 가격을 방어하겠다는 전략이다. 비록 최근 실적 발표에서 구체적인 출하량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고부가 제품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부품 공급망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시장 상황에 맞춰 월별 생산 계획을 유연하게 조절하며 재고 관리와 수익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하반기 신형 폴더블폰 출시 전까지 갤럭시S26 시리즈가 공백기를 성공적으로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신규 A 시리즈를 통해 전 제품군의 성장을 도모하며 2분기 실적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러시아 국경 옆 시르케네스, 방공호에 새겨진 320번의 공습

'후르티그루텐'은 1893년부터 해안가 34개 항구를 잇는 노르웨이의 생명선 역할을 해왔다. 산과 피오르가 육로를 차단한 지형적 특성상 바다는 노르웨이인들에게 풍경이기에 앞서 유일한 길이었다. 폭풍우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항해하는 이 배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노르웨이 사람들의 국민적 기억을 공유하는 움직이는 박물관과 같다.시르케네스 도심 지하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참혹했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방공호 '앤더스그로타'가 숨겨져 있다. 독일군의 군사 거점이었던 이 도시는 4년 동안 무려 320차례의 공습을 견뎌내야 했으며, 시민들은 차갑고 축축한 바위 터널 속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시간을 보냈다. 전기도 화장실도 없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 아이가 태어나고 노인이 숨을 거두던 이 공간은 이제 역사의 증언자가 되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지상의 평화로운 설경 아래 잠든 지하의 상흔은 이 도시가 짊어진 시간의 무게를 실감하게 한다.도시를 벗어나 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네이든 지역에는 국경이 갈라놓은 또 다른 아픔이 남아 있다. '아브 박물관'은 노르웨이와 핀란드, 러시아 접경지에 거주해온 원주민 스콜트 사미족의 문화를 보존하는 최전선이다. 19세기 이후 강대국들의 국경 긋기로 인해 생활권이 세 나라로 찢긴 이들은 가족과 생이별하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특히 최근의 국제 정세 악화로 러시아 쪽 동족들과의 교류가 완전히 단절되면서, 이들이 겪는 문화적 고립감과 언어 소멸의 위기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사라져가는 스콜트 사미어를 되살리려는 현지의 노력은 눈물겹다. 노르웨이 내에서 이 언어를 일상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인구는 이제 손에 꼽을 정도지만, 박물관의 도슨트들은 수업을 통해 새로운 구사자를 길러내며 언어의 맥을 잇고 있다. 언어는 단순히 소통의 도구를 넘어 한 민족의 정체성과 역사를 담는 그릇이기에, 이들의 수업은 사라진 뿌리를 찾는 고단한 여정과도 같다. 국경이 그어놓은 선을 넘어 언어라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민족의 영혼을 연결하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시르케네스의 여행이 비장미로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묵직한 역사를 마주한 뒤 바렌츠해에서 갓 잡아 올린 킹크랩을 맛보는 경험은 여행자에게 주어지는 가장 선명한 위로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식탁 위에서 여행자들은 방공호의 차가운 공기와 사미어 노래의 애잔함을 되새기며 북극권 항구도시의 매력을 온몸으로 만끽한다. 역사적 상흔과 풍요로운 바다의 혜택이 공존하는 이 독특한 환경은 시르케네스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감동의 원천이 된다.노르웨이의 북동쪽 끝에서 마주하는 시간은 풍경을 감상하는 차원을 넘어 인류의 보편적인 고통과 회복의 과정을 목격하는 일이 된다. 바닷길을 통해 이어져 온 사람들의 삶과 전쟁이 남긴 흉터, 그리고 소멸에 저항하는 원주민의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시르케네스라는 도시의 서사를 완성한다.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북쪽 끝의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보이지 않는 국경 너머로 이어지는 인간의 의지와 문화의 생명력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