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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경북 빼고 다 이긴다'더니…민주당 독주에 제동

6·3 지방선거를 한 달가량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압승 전망에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민주당 내부에서는 “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 승리” 같은 자신감 섞인 전망이 공개적으로 나왔지만, 최근 들어 서울과 영남권을 중심으로 국민의힘이 격차를 좁히거나 일부 지역에서는 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선거 구도가 다시 흔들리는 모습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민주당이 여전히 전체적으로 우세한 흐름은 유지하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이 절대 열세로 분류되던 지역에서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일방적이던 판세가 다소 유동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장 선거가 대표적이다. SBS 의뢰로 입소스가 지난 1~3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민주당 정원오 후보가 41%,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34%를 기록해 격차가 7%포인트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달 말 실시된 다른 조사들에서 두 후보 간 차이가 두 자릿수로 벌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줄어든 셈이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된다. 부산MBC·한길리서치 조사에서는 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46.9%,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40.7%로 집계됐다. 대구시장 선거 역시 JTBC·메타보이스·리서치랩 조사에서 민주당 김부겸 후보 40%,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 41%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조사 방식과 기관이 달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최근 들어 여야 간 간격이 좁혀지는 추세 자체는 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판세 변화의 배경으로는 여권에 부담이 되는 현안들이 거론된다. 이재명 대통령 사건과 관련한 ‘공소취소 특검법’ 논란,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과 전·월세 불안, 여권 인사들의 잇단 설화가 선거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에서는 부동산 문제가 민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정부·여당 심판론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층의 막판 결집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선거가 본격적인 인물 대결 구도로 전환되면서, 초반 국민의힘에 비판적이던 보수 지지층이 다시 결집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여기에 공천 갈등으로 어수선했던 국민의힘이 일부 지역에서 후보를 중심으로 전열을 정비한 점도 반등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선거일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 판세는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범진보 진영과의 연대와 지지층 결집을 고민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여권 실책 부각과 보수층 투표율 제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초반의 일방 구도가 흔들리면서, 이번 지방선거는 막판까지 예측하기 어려운 승부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벽화마을 원조 동피랑부터 해저터널까지, 통영 골목길 탐방

0여 년 전 학익진으로 왜군을 섬멸했던 격전의 현장이지만, 지금은 가두리 양식장 부표가 점점이 떠 있는 평화로운 바다로 변모했다. 섬 입구의 거북등대를 지나 제승당에 들어서면 삼도수군통제사로서 작전을 지휘하던 장군의 고뇌가 느껴진다. 특히 바다 건너 과녁을 향해 활을 쏘던 한산정은 밀물과 썰물의 차이를 전술에 활용하려 했던 장군의 치밀한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장소다.통영이라는 지명 자체가 '삼도수군통제영'의 줄임말에서 유래했을 만큼, 이 도시는 조선 수군의 총사령부로서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1604년 현재의 통영항 일대로 본영을 옮긴 통제영은 군사적 요충지를 넘어 나전칠기 등 공예 생산의 중심지로서 지역 경제와 문화를 꽃피웠다. 비록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많은 건물이 소실되었으나, 본관이었던 세병관은 여전히 웅장한 자태로 남아 통영의 뿌리를 증명한다. 통제영의 역사는 통영이 단순한 항구 도시를 넘어 문화적 자부심이 강한 도시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었다.자연이 빚어낸 한려수도의 비경은 미륵산 정상에서 그 정점을 찍는다. 케이블카를 이용해 손쉽게 오를 수 있는 이곳은 국립공원 100경 중 으뜸으로 꼽히며, 맑은 날에는 지리산 천왕봉과 일본 대마도까지 조망할 수 있는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 전망대 근처의 '귀신 잡는 해병' 표지판은 6.25 전쟁 당시 통영상륙작전의 승전보를 전하던 종군기자의 문구에서 유래했다는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을 전한다. 산 아래로 펼쳐진 섬들의 군무는 왜 이곳이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지 단번에 납득하게 만든다.통영의 골목길은 예술가들의 영감으로 가득 차 있다. 동쪽 비탈 마을인 동피랑은 철거 위기를 딛고 벽화 마을로 거듭나며 전국적인 관광 명소가 되었고, 서쪽의 서피랑은 유치환과 김춘수 등 문학인들의 감성을 담은 소박한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통영반도와 미륵도를 잇는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은 일제 강점기의 아픈 역사와 토목 기술이 공존하는 독특한 공간이다. 바다 밑 13m 아래를 걷다 보면 머리 위로 지나가는 배의 진동이 느껴지는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으며, 이는 통영만이 가진 입체적인 매력을 더해준다.예술의 향기는 시내 곳곳에서 파도처럼 밀려온다. 현대 음악의 거장 윤이상과 소설 '토지'의 박경리, '꽃'의 시인 김춘수 등 한국 예술사의 거성들이 모두 통영 출신이다. 특히 화가 이중섭은 피란 시절 통영에서 2년간 머물며 '황소'와 '흰소' 등 불후의 명작들을 남겼는데, 이 시기는 그의 예술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르네상스로 평가받는다. 매년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와 박경리 기념관, 윤이상 기념관 등은 통영이 왜 '예술가를 낳는 땅'이라 불리는지 그 이유를 명확히 보여주는 문화적 자산들이다.통영 여행의 완성은 오감을 자극하는 미식에 있다. 봄철의 별미인 도다리쑥국은 해풍을 맞고 자란 쑥과 자연산 도다리가 만나 비린 맛 없이 향긋하고 시원한 국물 맛을 자랑한다. 통영 특유의 술 문화인 '다찌'는 정해진 메뉴 없이 그날의 제철 해산물이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려지는 풍성함의 극치다. 여기에 멍게비빔밥과 충무김밥, 달콤한 꿀빵까지 더해지면 통영의 맛을 온전히 느꼈다고 할 수 있다. 호국과 예술, 그리고 미식이 어우러진 통영의 봄은 이 계절이 다 가기 전에 반드시 경험해야 할 축복과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