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1TB 저장에 AI 전술까지…베일 벗은 '갤럭시 S26 TE'

 삼성전자가 특수 작전 수행에 최적화된 군용 스마트폰 '갤럭시 S26 택티컬 에디션(TE)'을 연내 출시하기로 확정하고 본격적인 생산 준비에 돌입했다. 이번 신제품은 지난 2023년 출시된 S23 TE 이후 3년 만에 등장하는 후속 모델로, 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AI 전술 기능이 대폭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인 베트남 공장과 고도의 보안 및 기술력을 갖춘 한국 구미 사업장을 놓고 최종 생산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생산지 결정의 핵심 변수는 효율성과 보안성 사이의 균형이다. 베트남 공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소화하는 최대 기지로, 이미 구축된 부품 공급망을 활용해 생산 단가를 낮추고 대량 공급 체계를 갖추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반면 구미 사업장은 삼성의 '마더 팩토리'로서 신기술이 적용된 고부가가치 제품을 선제적으로 생산해온 경험이 풍부하다. 특히 군용 단말기는 국가 기밀에 준하는 보안 유지가 필수적인 만큼, 철저한 보안 인프라를 갖춘 국내 생산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갤럭시 S26 TE는 극한의 환경에서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 사양이 대폭 상향되었다. 현대전에서 드론 영상과 전장 지도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저장 용량을 기존 모델보다 두 배 늘린 1TB로 확장했으며, 야간 작전 시 영상 보정 기능과 실시간 전술 요약 등 인공지능 기반의 전술 지원 시스템을 대거 탑재했다. 이는 섭씨 60도 이상의 고온이나 모래폭풍 속에서도 기기가 정상 작동해야 한다는 미 육군의 엄격한 납품 규정을 충족하기 위한 설계의 결과물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군용 스마트폰 시장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높은 성장 잠재력이 자리 잡고 있다. 군용 스마트폰 시장은 향후 10년 내에 약 31억 달러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최근에는 애플 등 경쟁사들까지 보안 인증을 획득하며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S26 TE를 통해 하드웨어의 견고함은 물론 소프트웨어의 보안성까지 입증함으로써 글로벌 군용 단말기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수성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구미 사업장이 생산지로 최종 낙점될 경우 지역 내 방산 생태계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 볼 만하다. 구미는 이미 '방산 혁신 클러스터'로 지정되어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 등 국내 주요 방산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삼성전자가 이곳에서 군용 스마트폰을 생산하게 되면 부품 협력사들과의 유기적인 협업이 가능해져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국내 방위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는 신형 군용 스마트폰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과 생산 방식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연내 미 육군 등에 대규모 납품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조만간 생산 거점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 S26 TE가 전 세계 특수 부대원들의 손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그리고 그 출발지가 한국의 구미가 될지 베트남이 될지에 대해 전 세계 방산 관계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약용의 500권 저술 산실, 다산초당의 인문학

는 결과가 아니라, 발길 닿는 구간마다 깃든 땅의 역사와 대화하며 천천히 걷는 과정에 있다. 그중에서도 전남 강진을 지나는 남파랑길 83코스는 조선의 대유학자 다산 정약용의 고립과 깊은 사유가 층층이 쌓인 공간으로 여행자들을 이끈다. 약 17.5km에 달하는 이 길의 중심에는 야생 차나무가 무성해 '다산'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만덕산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강진 유배 시절 다산의 삶은 만덕산 자락의 백련사와 그곳에서 만난 혜장선사와의 인연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1805년 봄, 유배객 신분으로 처음 백련사를 찾은 정약용은 주지였던 혜장과 학문적 깊이에 감복하며 신분을 초월한 우정을 쌓기 시작했다. 절망적인 유배 생활 속에서 혜장은 다산에게 지적인 동반자이자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1808년 다산이 백련사 인근의 다산초당으로 거처를 옮긴 후 두 사람이 수시로 오갔던 800m의 산길은 오늘날 '우정길'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도보 여행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한다.다산초당은 단청조차 없는 소박한 목조 건물이지만, 그곳에 머문 11년 동안 정약용은 '목민심서'와 '경세유표' 등 500여 권에 달하는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유배라는 물리적 억압조차 그의 사유의 깊이를 가둘 수 없었음을 증명하듯, 초당 곳곳에는 선비의 여유와 기품이 흐른다. 만덕산 능선에서 내려다보이는 강진만의 풍경은 고독한 유배객의 시선을 넓혀주었을 것이며, 지천에 널린 야생 차나무는 그의 호가 된 '다산'의 유래가 되어 오늘날까지 그 향기를 전하고 있다.강진을 지나 해남으로 발길을 옮기면 달마산 미황사에서 땅끝탑으로 이어지는 남파랑길 90코스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이 구간의 하이라이트는 기암괴석 사이에 제비집처럼 자리 잡은 도솔암이다. 정유재란 당시 소실되어 400여 년간 빈터로 남아있던 이곳은 2002년 법조 스님의 원력으로 복원되었다. 헬기조차 접근하기 힘든 험지에 암자를 세우기 위해 산 아래에서 자재를 미리 깎고 단청까지 칠해 올라와 조립한 '사전 제작 방식'의 서사는 수행자의 지독한 정진을 짐작하게 한다.한 칸 남짓한 작은 규모의 도솔암은 거대한 바위 성벽에 둘러싸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은 남해의 일출과 서해의 낙조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천혜의 명당으로, 암자 앞마당에 서면 탁 트인 바다와 달마산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무가 밀려오는 날이면 마치 구름바다 위에 떠 있는 신선의 거처와 같은 풍경을 연출하며 보는 이의 넋을 잃게 만든다. 작은 공간 안에 고요와 수행의 서사를 압축해 놓은 도량의 품격은 길 위에서 지친 여행자의 마음을 정화해 주기에 충분하다.코리아둘레길 남도 구간은 이처럼 유학자의 고뇌와 수행자의 원력이 교차하는 인문학적 성지다. 길은 단순히 흙과 돌로 이루어진 통로가 아니라, 시대를 앞서간 인물들이 남긴 사유의 흔적을 따라 걷는 시간 여행의 통로가 된다. 완주라는 목표에 매몰되지 않고 발걸음을 늦출 때 비로소 보이는 풍경들은 우리 국토가 간직한 깊은 서사를 들려준다. 만덕산의 차 향기와 달마산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이 여정은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휴식과 성찰의 의미가 무엇인지 묵묵히 웅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