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큐브

울산 범야권 단일화 전격 합의…김두겸·박맹우 '보수 분열' 비상

 울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흩어져 있던 야권 세력이 하나로 뭉치며 선거판의 거대한 물줄기를 바꿨다.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 경선을 통한 울산시장 후보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 전날 조국혁신당까지 단일화 대열에 합의한 상태여서, 울산시장 선거는 이제 범야권 단일 후보와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 그리고 무소속 박맹우 후보가 맞붙는 3자 구도로 압축될 전망이다. 이번 합의는 단순한 후보 통합을 넘어 지방 권력 심판이라는 명분 아래 야권이 사활을 걸고 결집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단일화는 시장 후보에만 국한되지 않는 '패키지 딜' 성격을 띠고 있어 파급력이 더욱 크다. 양당은 울산 내 5개 구·군 기초단체장과 일부 광역의원 후보까지 단일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구체적으로 울산 동구청장은 진보당 후보로, 북구와 중구청장은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하는 등 전략적 양보와 협력이 이뤄졌다. 협상 과정에서 의석 배분을 두고 진통이 적지 않았으나, 보수 진영과의 일대일 구도를 형성해야 승산이 있다는 공통된 위기감이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낸 동력이 됐다.

 


야권이 이처럼 전격적인 연대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의 위기 지표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김상욱 후보와 진보당 김종훈 후보의 지지율 합계가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를 바짝 추격하거나 넘어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야권은 각개전투로는 승리가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까지 단일화 절차를 마무리해 지지층 결집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기초단체장 선거에서의 연쇄 붕괴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의 성격도 짙다.

 

범야권의 결집은 곧바로 보수 진영을 향한 단일화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보수 진영은 현직 시장인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와 보수 성향 무소속 박맹우 후보로 표심이 갈라진 상태다. 야권이 단일 후보를 내세울 경우 보수 분열은 곧 필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두 후보 측은 여전히 단일화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만을 고수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야권의 '빅텐트' 타결이 보수 진영의 신경전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단일화가 울산뿐만 아니라 인근 부산 연제구 등 영남권 전체 야권 연대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연대를 '무능한 지방 권력에 대한 심판'으로 규정하며 선거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진보당 역시 광역의원 선거 등에서의 실익을 챙기면서도 보수 독주를 막기 위한 대승적 결단임을 강조했다. 야권의 이러한 유기적인 움직임은 침체됐던 진보 성향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모으는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방선거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울산은 이제 전국적인 전략 요충지로 급부상했다. 야권의 단일화 경선이 마무리되고 최종 후보가 확정되면, 보수 진영의 막판 단일화 여부가 선거의 마지막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범야권의 '단일화 순풍'이 보수 진영의 '분열 악재'를 뚫고 울산 행정의 수장을 바꿀 수 있을지, 아니면 보수의 저력이 다시 한번 결집할지 울산 시민들의 시선은 이제 여론조사 경선 결과로 향하고 있다.

 

명동 대신 북한산 간다…K-콘텐츠가 바꾼 한국 여행 공식

산 배낭을 멘 개별 자유여행객들이 북한산과 설악산 등 주요 명산으로 향하는 풍경이 일상이 되었다. K-팝과 K-푸드의 뒤를 이어 한국의 산세와 등산 문화가 새로운 한류 콘텐츠인 'K-등산'으로 각광받으면서, 국내 관광 산업의 지형 자체가 쇼핑 중심에서 체험형 아웃도어로 빠르게 이동하는 추세다.수치로 나타나는 변화는 더욱 극명하다. 올해 1분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474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6% 증가했는데, 이 중 산악 관광을 즐기는 수요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국립공원을 찾은 외국인은 200만 명을 넘어섰으며, 특히 관광 목적으로 입국해 산을 찾은 이들이 국내 거주 외국인 방문객 수를 앞질렀다. 제주 한라산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가운데, 산악형 공원 중에서는 설악산이 외국인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외국인들에게 설악산은 한국 여행 시 반드시 정복해야 할 '하이킹 성지'로 통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자연경관은 물론이고, 케이블카와 정비가 잘 된 등산로 덕분에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여기에 KTX와 시외버스를 이용해 서울에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접근성까지 더해지며 외국인 입문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설악산 인근의 주요 호텔들은 평일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40%를 상회할 정도로 개별 여행객들의 필수 목적지가 되었다.이들의 여행 동선 역시 한류 콘텐츠와 결합해 더욱 다변화되는 양상이다. 서울에서 출발해 방탄소년단(BTS)의 뮤직비디오 촬영지 등 K-팝 성지를 순례한 뒤 설악산 등반으로 여정을 마무리하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좀 더 긴 일정을 선호하는 여행객들은 부산의 사찰과 안동의 한옥 마을을 거쳐 설악산 하이킹으로 한국의 전통과 자연을 동시에 경험하는 전국 일주형 패턴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한국의 지역 특색이 담긴 체험형 콘텐츠가 인바운드 관광의 새로운 축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관광 업계와 호텔업계는 이러한 수요 변화에 발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설악산의 자연환경을 활용해 박물관이나 영국식 클래식 테마를 결합한 체험형 숙박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한 맞춤형 전략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배낭 하나만 메고 호텔을 찾는 외국인이 늘어난 현상을 두고, 한국 여행의 목적이 단순한 물건 구매에서 자연 속에서의 웰니스와 로컬 체험으로 완전히 전환되었다고 분석한다.전문가들은 K-등산 열풍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글로벌 여행 트렌드의 구조적 변화와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한국 산의 비현실적인 풍광이 공유되면서 전 세계 젊은 층의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럭셔리 쇼핑 위주의 관광 시장이 저물고 아웃도어와 로컬 문화가 결합한 체험형 여행이 주류로 부상함에 따라, 한국의 산악 자원을 활용한 관광 상품은 향후 더욱 세분화되고 전문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