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성년의 날 맞이, 외국인 유학생도 참여한 'K-성년례' 현장

 대한민국에서 만 19세라는 나이는 단순한 숫자의 변화를 넘어 법적, 사회적 울타리를 벗어나 온전한 자기 결정권을 갖는 분기점을 의미한다. 20여 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보호와 훈육의 대상이었던 청소년들이 비로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순간은 개인에게나 국가에게나 축복받아 마땅한 일이다. 이러한 상징성을 기리기 위해 매년 5월 셋째 주 월요일은 성년의 날로 지정되어 있으며, 올해는 2007년생들이 그 주인공이 되어 전국 곳곳에서 다채로운 축하 행사가 이어졌다.

 

전통의 숨결이 살아있는 서울 덕수궁 돌담길 일대는 성년의 날을 하루 앞둔 17일부터 이미 축제 분위기로 가득 찼다. 제54회를 맞이한 서울시 성년의 날 기념행사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독특한 풍경을 연출하며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갓을 쓰고 도포를 휘날리는 청년들과 화려한 당의를 갖춰 입은 소녀들이 돌담길을 배경으로 패션쇼를 선보이는 장면은 마치 고려 시대의 성년례가 현대의 도심 속으로 소환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우리나라 성년례의 역사는 고려 광종 시절인 9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 당시 왕세자에게 원복을 입혔던 기록에서 유래된 이 의식은 성인이 된 이들에게 사회적 책무를 부여하고 어른으로서의 예우를 갖추는 엄숙한 과정이었다. 이번 행사에서도 이러한 역사적 맥락을 살려 전통 성년례의 핵심 절차들이 그대로 재현되었다. 참가자들은 의관을 정제하고 어른들로부터 성년이 되었음을 인정받는 선언을 들으며 진지한 태도로 예식에 임했다.

 

올해 행사의 특징 중 하나는 국적을 불문하고 성년의 의미를 공유했다는 점이다. 한국의 청년들뿐만 아니라 국내 대학에서 수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도 전통 복장을 차려입고 한국식 성년 신고식에 참여했다. 이들은 평소 접하기 힘든 한국의 전통 술 문화를 대신해 정성스럽게 우려낸 차를 받으며, 성인으로서 갖춰야 할 절제와 예절을 몸소 체험했다. 낯선 이국의 문화 속에서도 성인이 된다는 설렘과 책임감은 모두에게 공통된 감정으로 다가왔다.

 


현장을 지켜본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청년들의 밝은 모습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어린이 모델들과 일반 시민들이 함께 어우러진 패션쇼는 성년의 날이 특정 연령대만의 행사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새로운 세대의 성장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화합의 장임을 증명했다. 화려한 조명 아래 전통의 미를 뽐내는 모델들의 워킹은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된 우리 옷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행사의 대미를 장식한 성년 선언문 낭독에서 청년들은 스스로의 삶에 책임을 다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어른이 될 것을 다짐했다. 덕수궁의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이번 기념식은 자극적인 유흥 위주의 성년의 날 문화에서 벗어나, 진정한 성인의 도리가 무엇인지 되새기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참가자들은 기념 촬영을 마친 뒤 가족, 친구들과 함께 돌담길을 걸으며 성인으로서 맞이할 첫 번째 월요일을 준비하는 모습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폭염도 못 막은 노란 물결… 성주 참외 축제 흥행 성공

광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17일 모든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축제는 성주의 자랑인 세계적 특산물 참외와 세종대왕자 태실이 간직한 생명 문화를 하나로 묶어낸 융합형 콘텐츠를 선보였다. 성주군은 축제 기간 동안 약 24만 명의 방문객이 현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했으며, 이는 이른 무더위라는 변수 속에서도 지역 대표 축제로서의 저력을 입증한 수치다.축제의 중심지인 성밖숲은 단순한 행사장을 넘어 생명의 가치를 시각화한 테마 공간으로 변모했다. '생명 테마광장'에는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주제관과 참외를 활용한 힐링 공원이 조성되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특히 성주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한 편의 영화처럼 구성한 '시네마틱 아카이브 갤러리'는 지역의 정체성을 세련된 방식으로 전달하며 호평을 받았다. 방문객들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에서 성주만이 가진 독특한 문화적 자산을 몸소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맞춤형 에듀테인먼트 콘텐츠는 이번 축제의 흥행을 이끈 핵심 동력이었다. 이천변 너머에 마련된 '씨앗 아일랜드'에서는 어린이들이 생명의 근원인 씨앗을 탐구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영유아를 위한 '베이비 올림픽'과 수상 자전거 체험, 참외 낚시 등은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참외 라운지에서 열린 반짝 경매와 시식 코너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큰 인기를 끌며 성주 참외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대규모 퍼포먼스 역시 축제의 품격을 높였다. 첫날 펼쳐진 '세종 대왕자 태실 태봉안 행렬'은 조선 왕실의 장엄한 의례를 재현하며 성주읍 시가지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둘째 날 개막식에는 백지영, 다이나믹 듀오 등 정상급 가수들이 출연해 축제의 열기를 더했으며, 셋째 날 밤에는 이천변을 배경으로 펼쳐진 '생명의 낙화놀이'가 장관을 연출했다. 불꽃이 강물 위로 흩어지는 환상적인 풍경은 올해 처음 도입된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장면으로 꼽혔다.축제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지역민과 관광객이 하나 되는 화합의 장이 마련됐다. 오후부터 열린 '참외 가요제'는 참가자들의 숨겨진 끼와 열정으로 무대를 달궜으며, 성주의 전통 민속놀이인 '별뫼 줄다리기'가 대미를 장식하며 축제의 마침표를 찍었다. 성주군은 지난해보다 다소 높아진 기온 탓에 방문객 수가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콘텐츠의 질적 측면에서는 경북도 지정 우수축제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자체 평가를 내놓았다.나흘간의 대장정을 마친 성주 참외&생명 문화축제는 단순한 지역 특산물 홍보를 넘어 생명 존중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전파하는 문화의 장으로 거듭났다. 성주군은 이번 축제의 성공을 발판 삼아 참외 브랜드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세종대왕자 태실을 중심으로 한 생명 문화 콘텐츠를 세계적인 관광 자원으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뜨거운 햇살 아래 노랗게 익은 참외처럼 풍성한 결실을 본 이번 축제는 내년을 기약하며 성주의 밤하늘 아래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