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큐브

명동 대신 북한산 간다…K-콘텐츠가 바꾼 한국 여행 공식

 한국을 찾는 외국인 여행객들의 관광 지도가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과거 명동의 면세점이나 대형 쇼핑몰을 단체 버스로 이동하던 전형적인 모습은 점차 사라지고, 대신 등산 배낭을 멘 개별 자유여행객들이 북한산과 설악산 등 주요 명산으로 향하는 풍경이 일상이 되었다. K-팝과 K-푸드의 뒤를 이어 한국의 산세와 등산 문화가 새로운 한류 콘텐츠인 'K-등산'으로 각광받으면서, 국내 관광 산업의 지형 자체가 쇼핑 중심에서 체험형 아웃도어로 빠르게 이동하는 추세다.

 

수치로 나타나는 변화는 더욱 극명하다. 올해 1분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474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6% 증가했는데, 이 중 산악 관광을 즐기는 수요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국립공원을 찾은 외국인은 200만 명을 넘어섰으며, 특히 관광 목적으로 입국해 산을 찾은 이들이 국내 거주 외국인 방문객 수를 앞질렀다. 제주 한라산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가운데, 산악형 공원 중에서는 설악산이 외국인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외국인들에게 설악산은 한국 여행 시 반드시 정복해야 할 '하이킹 성지'로 통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자연경관은 물론이고, 케이블카와 정비가 잘 된 등산로 덕분에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여기에 KTX와 시외버스를 이용해 서울에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접근성까지 더해지며 외국인 입문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설악산 인근의 주요 호텔들은 평일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40%를 상회할 정도로 개별 여행객들의 필수 목적지가 되었다.

 

이들의 여행 동선 역시 한류 콘텐츠와 결합해 더욱 다변화되는 양상이다. 서울에서 출발해 방탄소년단(BTS)의 뮤직비디오 촬영지 등 K-팝 성지를 순례한 뒤 설악산 등반으로 여정을 마무리하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좀 더 긴 일정을 선호하는 여행객들은 부산의 사찰과 안동의 한옥 마을을 거쳐 설악산 하이킹으로 한국의 전통과 자연을 동시에 경험하는 전국 일주형 패턴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한국의 지역 특색이 담긴 체험형 콘텐츠가 인바운드 관광의 새로운 축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관광 업계와 호텔업계는 이러한 수요 변화에 발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설악산의 자연환경을 활용해 박물관이나 영국식 클래식 테마를 결합한 체험형 숙박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한 맞춤형 전략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배낭 하나만 메고 호텔을 찾는 외국인이 늘어난 현상을 두고, 한국 여행의 목적이 단순한 물건 구매에서 자연 속에서의 웰니스와 로컬 체험으로 완전히 전환되었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K-등산 열풍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글로벌 여행 트렌드의 구조적 변화와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한국 산의 비현실적인 풍광이 공유되면서 전 세계 젊은 층의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럭셔리 쇼핑 위주의 관광 시장이 저물고 아웃도어와 로컬 문화가 결합한 체험형 여행이 주류로 부상함에 따라, 한국의 산악 자원을 활용한 관광 상품은 향후 더욱 세분화되고 전문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만 2천 주 장미의 향연, 임실치즈테마파크 '장밋빛' 변신

즈 성지로 명성을 쌓아온 임실은 이번 축제를 통해 6만 5000㎡ 규모의 광활한 부지에 펼쳐진 유럽형 장미 정원을 공개하며 사계절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과시할 예정이다. 150여 종, 2만 2000여 주의 장미가 뿜어내는 은은한 향기와 이국적인 건축물이 어우러진 풍경은 방문객들에게 마치 유럽의 고성 정원을 거니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이번 축제는 화려한 볼거리뿐만 아니라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공연 라인업으로 일찌감치 화제가 되었다. 29일 개막 축하공연에는 대세 트로트 가수 이찬원을 필두로 손태진, 전유진, 김다현, 신유 등이 무대에 올라 축제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이어 30일에는 김소현·손준호 부부의 로즈 음악회와 심수봉 등 레전드 가수들이 참여하는 라디오 공개방송이 예정되어 있어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낮에는 화사한 꽃길을 즐기고 밤에는 감동적인 선율과 함께하는 구성은 이번 축제만의 독보적인 매력이다.미식의 고장답게 먹거리 콘텐츠 또한 차별화했다. 축제장 곳곳에서는 임실치즈를 활용한 피자와 간식은 물론, 이번 축제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한정 메뉴들이 관람객들의 입맛을 유혹한다. 특히 로즈라즈베리 풍미를 더한 장미 수제맥주와 장미 빵, 장미 아이스크림은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아이템으로 꼽힌다. 인기 요리 프로그램 '천하제빵'의 팝업스토어에서는 김진서 파티시에가 직접 만든 부라타브레드 증정 이벤트가 진행되어 미식가들의 발길을 붙잡을 전망이다.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되었다.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켰던 콘텐츠를 접목한 '임실N프로포즈 게임'은 서바이벌 형식을 통해 커플들에게 이색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인기 캐릭터 '시크릿쥬쥬'의 싱어롱쇼와 팬미팅, '또봇' 이벤트 등이 준비되어 있어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한다. 축제 기간 내내 이어지는 마술, 버블쇼 등 게릴라 거리 공연과 장미 조형물 퍼레이드는 축제장 전체에 활기찬 에너지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야외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방문객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임실군은 초여름 강한 자외선과 더위에 대비해 모자, 양산 착용 및 충분한 수분 섭취를 당부하는 안전 수칙을 공지했다. 특히 꽃가루나 잔디 먼지로 인한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방문객들을 위해 인공눈물 비치 및 위생 관리를 강화했다. 또한 해 질 녘 벌레 물림을 예방하기 위한 긴소매 옷 준비와 기피제 사용 권장 등 쾌적한 관람 환경 조성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2026 임실N장미축제는 단순한 꽃 구경을 넘어 공연, 미식, 체험이 결합한 복합 문화 축제로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실치즈라는 강력한 브랜드 자산에 장미라는 감성적인 테마를 덧입힌 이번 시도는 지자체 축제의 새로운 성공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만개한 장미꽃 사이로 흐르는 트로트의 선율과 고소한 치즈의 풍미가 어우러진 임실의 초여름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가장 향기롭고 맛있는 위로가 될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