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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21세기 대군부인', 나랏돈 지원 적절했나

 MBC의 대작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기록적인 시청률 뒤에 가려진 심각한 역사 왜곡과 문화 공정 논란으로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이 작품은 방영 내내 한국 전통 복식과 건축 양식에 중국색을 노골적으로 입혔다는 비판을 받으며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특히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정체불명의 중국식 소품과 예법을 등장시킨 설정은 한국 문화를 왜곡해 해외에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낳으며 단순한 창작의 자유를 넘어선 문제로 비화했다.

 

가장 큰 공분을 산 대목은 실존 인물에 대한 희화화와 역사적 사실의 자의적 해석이다. 제작진은 퓨전 사극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특정 왕실 인물을 비하하거나 역사적 맥락을 완전히 뒤바꾼 전개로 유림과 관련 문중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시청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드라마 속 장면들을 조목조목 분석하며, 이것이 단순한 실수가 아닌 의도적인 역사 지우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은 최근 확인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제작 지원 사실과 맞물려 폭발했다.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공공 사업에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문화를 폄훼하는 작품이 선정되었다는 사실에 시청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콘진원의 선정 기준에 '역사적 고증'이나 '문화적 가치'에 대한 검증 절차가 아예 빠져 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며, 지원금 전액 환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청와대와 관계 부처로 확산 중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이 작품을 자사 IP 생태계 확장의 핵심으로 삼아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인 점도 비판의 대상이다. 왜곡된 문화 콘텐츠를 팬덤 플랫폼과 OST 등을 통해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행위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저버린 처사라는 지적이다. 상업적 이익을 위해 국가의 문화적 자존심을 팔았다는 비난이 거세지면서, 해당 드라마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에 대한 팬들의 우려 섞인 시선도 이어지고 있다.

 


방심위에는 이미 수천 건의 민원이 접수되었으며, 일부 시민 단체는 드라마의 다시보기 서비스 중단과 해외 수출 금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까지 검토하고 있다. 제작진은 뒤늦게 고증 오류를 인정하고 사과했으나, 이미 방영된 내용이 글로벌 OTT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간 상태라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시청자들은 단순한 사과를 넘어 책임 있는 관계자들의 문책과 실질적인 재발 방지책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21세기 대군부인’은 시청률이라는 수치상으로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한국 드라마 역사에 '역사 왜곡'이라는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 이번 사태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텐트폴 드라마일수록 고증에 대한 책임감이 얼마나 막중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반면교사가 되었다. 정부 지원금 환수 여부를 결정할 콘진원의 최종 평가 결과가 향후 한국 사극 제작의 가이드라인을 재정립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버려진 땅의 기적, 동해시 주민들이 만든 '꽃의 성지'

항 인근의 버려진 땅이 화려한 꽃밭으로 재탄생했다. 부곡동 돌담해안숲공원 옆에 위치한 묵호항 제2준설토 적치장이 그 주인공으로, 과거 항만 준설 과정에서 나온 흙을 쌓아두던 유휴부지가 이제는 청보리와 금계국, 양귀비가 어우러진 거대한 꽃의 바다로 변모했다.이 공간의 변신은 동해시가 지난 2023년부터 추진해온 경관 개선 사업의 결실이다. 시는 삭막했던 항만 부지를 시민들의 휴식처로 되돌려주기 위해 단계적인 꽃밭 조성 계획을 수립했다. 초기에는 약 3만 7,000㎡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핑크뮬리와 코스모스 등 20만 본에 달하는 가을꽃을 심으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후 관수 시설을 확충하고 산책로를 정비하는 등 인프라를 구축하며 유휴부지를 시민 친화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주력해 왔다.특히 이번 경관 조성은 해안가라는 지리적 특성을 세심하게 고려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방파제 남쪽 구간의 경우 파도가 들이치는 월파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사업 구역을 유연하게 조정했으며, 기존의 야자매트 길을 최대한 활용해 자연스러운 산책 동선을 확보했다. 또한 행정 주도의 사업에 그치지 않고 부곡동과 발한동 주민자치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함으로써, 주민들이 직접 공간 운영에 참여하는 민관 협력의 모델을 제시했다.올해 초여름의 주인공은 단연 청보리와 야생화들이다. 8,100㎡ 규모의 청보리밭과 1만 9,000㎡의 금계국 군락, 그리고 2,900㎡를 붉게 물들인 양귀비가 조화를 이루며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하평 바닷가에서 묵호항역으로 이어지는 해안선을 따라 배치된 이 꽃밭은 바닷바람에 일렁이는 보리 물결과 화려한 꽃잎들이 대비를 이루며, 동해안 특유의 시원한 풍광 속에 서정적인 감성을 더하고 있다.동해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 이미지 개선과 관광객 유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히 꽃을 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계절별로 수종을 교체하여 사계절 내내 볼거리가 끊이지 않는 경관 농업의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묵호항의 근대 산업 유산적 분위기와 화사한 꽃밭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대조는 사진 작가들과 젊은 층 사이에서 새로운 출사 명소로 급부상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유휴 항만 부지의 성공적인 변신은 향후 다른 지역의 방치된 국유지 활용 방식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동해시는 앞으로도 도심 속 방치된 공간들을 발굴해 계절마다 색다른 경관을 선보임으로써 시민들에게는 쾌적한 쉼터를, 관광객들에게는 다시 찾고 싶은 아름다운 도시의 기억을 제공할 방침이다. 묵호항의 꽃바다는 이제 동해시를 대표하는 새로운 관광 지도로 자리매김하며 초여름의 활기를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