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K-뷰티, 미국 제치고 세계 2위 수출국 등극

 대한민국 화장품 산업이 전 세계 시장에서 유례없는 성과를 거두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최신 분석에 따르면, 2025년 국내 화장품 무역수지 흑자는 전년 대비 13.5% 증가한 101억 달러를 기록했다. 우리 돈으로 약 15조 원이 넘는 규모로, 화장품 분야에서 연간 흑자가 1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산업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성과는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도 한국 화장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을 입증하는 결과로 풀이된다.

 

수출액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한국은 세계 화장품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화장품 수출액은 114억 달러를 기록하며 기존 2위였던 미국을 밀어내고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 수출국 자리에 올랐다. 1위인 프랑스와의 격차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수출 실적으로 앞질렀다는 점은 K-뷰티의 위상이 정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반면 수입액은 소폭 감소하며 내수 시장에서도 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더욱 공고해졌음을 나타냈다.

 


품목별로는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이 전체 수출의 90% 가까이를 책임지며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스킨케어 중심의 기초 제품은 전체 수출의 약 75%를 차지하며 K-뷰티의 핵심 경쟁력이 피부 건강과 기능성에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색조 제품 역시 전 세계적인 K-컬처 열풍에 힘입어 15억 달러 이상의 수출고를 올리며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두 품목의 조화로운 성장은 한국 화장품이 특정 카테고리에 머물지 않고 종합 뷰티 솔루션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다.

 

수출 지형의 변화도 눈에 띈다. 과거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 시장의 의존도가 낮아지는 대신, 미국이 한국 화장품의 최대 수출국으로 급부상했다. 대미 수출액은 22억 달러를 돌파하며 전체 수출의 약 20%를 점유해 처음으로 중국을 제치고 1위 자리를 꿰찼다. 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20% 가까이 감소하며 고전했으나, 미국과 일본 등 선진 시장에서의 약진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이는 K-뷰티가 특정 국가에 편중된 리스크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시장 다변화에 성공했음을 의미한다.

 


신흥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아랍에미리트 연합(UAE)으로의 수출은 70% 이상 급증했으며, 폴란드는 115%라는 경이로운 성장률을 기록하며 유럽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수출 대상국 또한 1년 만에 30개국이 늘어나면서 전 세계 202개국에 한국 화장품이 공급되고 있다. 사실상 지구촌 거의 모든 국가에서 한국산 뷰티 제품이 소비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영토 확장은 국내 화장품 생산액이 18조 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고 실적을 내는 밑거름이 되었다.

 

정부는 K-뷰티의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지원책을 강화할 방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의 까다로운 규제 장벽을 넘을 수 있도록 안전성 평가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글로벌 규제기관장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한 할랄 인증 지원과 신흥 시장 맞춤형 규제 정보 제공 등을 통해 수출 영토를 더욱 넓혀갈 계획이다. 민관이 합심해 이뤄낸 이번 성과는 한국 화장품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버려진 땅의 기적, 동해시 주민들이 만든 '꽃의 성지'

항 인근의 버려진 땅이 화려한 꽃밭으로 재탄생했다. 부곡동 돌담해안숲공원 옆에 위치한 묵호항 제2준설토 적치장이 그 주인공으로, 과거 항만 준설 과정에서 나온 흙을 쌓아두던 유휴부지가 이제는 청보리와 금계국, 양귀비가 어우러진 거대한 꽃의 바다로 변모했다.이 공간의 변신은 동해시가 지난 2023년부터 추진해온 경관 개선 사업의 결실이다. 시는 삭막했던 항만 부지를 시민들의 휴식처로 되돌려주기 위해 단계적인 꽃밭 조성 계획을 수립했다. 초기에는 약 3만 7,000㎡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핑크뮬리와 코스모스 등 20만 본에 달하는 가을꽃을 심으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후 관수 시설을 확충하고 산책로를 정비하는 등 인프라를 구축하며 유휴부지를 시민 친화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주력해 왔다.특히 이번 경관 조성은 해안가라는 지리적 특성을 세심하게 고려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방파제 남쪽 구간의 경우 파도가 들이치는 월파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사업 구역을 유연하게 조정했으며, 기존의 야자매트 길을 최대한 활용해 자연스러운 산책 동선을 확보했다. 또한 행정 주도의 사업에 그치지 않고 부곡동과 발한동 주민자치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함으로써, 주민들이 직접 공간 운영에 참여하는 민관 협력의 모델을 제시했다.올해 초여름의 주인공은 단연 청보리와 야생화들이다. 8,100㎡ 규모의 청보리밭과 1만 9,000㎡의 금계국 군락, 그리고 2,900㎡를 붉게 물들인 양귀비가 조화를 이루며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하평 바닷가에서 묵호항역으로 이어지는 해안선을 따라 배치된 이 꽃밭은 바닷바람에 일렁이는 보리 물결과 화려한 꽃잎들이 대비를 이루며, 동해안 특유의 시원한 풍광 속에 서정적인 감성을 더하고 있다.동해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 이미지 개선과 관광객 유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히 꽃을 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계절별로 수종을 교체하여 사계절 내내 볼거리가 끊이지 않는 경관 농업의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묵호항의 근대 산업 유산적 분위기와 화사한 꽃밭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대조는 사진 작가들과 젊은 층 사이에서 새로운 출사 명소로 급부상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유휴 항만 부지의 성공적인 변신은 향후 다른 지역의 방치된 국유지 활용 방식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동해시는 앞으로도 도심 속 방치된 공간들을 발굴해 계절마다 색다른 경관을 선보임으로써 시민들에게는 쾌적한 쉼터를, 관광객들에게는 다시 찾고 싶은 아름다운 도시의 기억을 제공할 방침이다. 묵호항의 꽃바다는 이제 동해시를 대표하는 새로운 관광 지도로 자리매김하며 초여름의 활기를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