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스타벅스 불매 확산… 정용진 고개 숙였지만 여론 '싸늘'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이 스타벅스 코리아의 이른바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과 관련해 고개를 숙였다. 정 회장은 26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화운동 유가족과 국민을 향해 진심 어린 사죄의 뜻을 전하며 세 차례나 허리를 굽혔다. 그룹 총수가 특정 브랜드의 마케팅 실수를 이유로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은 신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기업 이미지 훼손을 넘어 그룹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위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사과문 낭독 과정에서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이 경영진과 자신에게 있음을 명확히 했다. 특히 현장에서 근무하는 파트너들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하며, 조직 내부의 리스크 관리 실패를 자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자신의 정치적 발언이 이번 논란의 도화선이 되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정 회장은 책임의 화살을 본인에게 돌리며 사태 수습에 주력했다. 하지만 5분간의 낭독 이후 질의응답 없이 퇴장하면서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남겼다.

 


회장이 떠난 자리에서 발표된 그룹의 자체 조사 결과는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켰다. 신세계 측은 일주일간 조사를 진행했으나 핵심 관계자들이 개인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하면서 고의성 여부를 밝혀내는 데 실패했다. 사내 메신저 기록마저 보존 기간 만료로 삭제되어 최초 기획 단계의 대화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그룹 차원의 조사는 법적 한계에 부딪혔고, 진상 규명의 공은 경찰 수사로 넘어가게 되었다.

 

내부 결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도 여실히 드러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마케팅은 무려 4단계의 결재 과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참여한 7명의 임직원 중 누구도 문제의 문구를 지적하지 않았다. 심지어 일부 결재자는 첨부 파일조차 열어보지 않은 채 관행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법무팀의 검증 프로세스는 마케팅의 신속성을 이유로 무력화되었고, 사회적 책임을 담당하는 부서의 합의 절차도 배제되는 등 리스크 관리 체계에 심각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스타벅스는 7년 만에 처음으로 카카오톡 선물하기 순위에서 상위권을 내주었으며, 온라인상에서는 선불카드 환불과 앱 탈퇴 인증이 이어지는 등 불매운동이 현실화되고 있다. 매출 감소가 수치로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그룹의 현금 흐름에 비상이 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브랜드 가치 훼손을 이유로 이마트가 보유한 지분을 회수하는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까지 제기하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경고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향후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고의성이 입증될 경우 관련자를 즉각 파면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정 회장 역시 이번 사과가 끝이 아닌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실질적인 쇄신을 약속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이 추후 발표로 미뤄지면서, 성난 민심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기업의 사회적 감수성 부재가 불러온 이번 사태는 한국 재계에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뼈아픈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삽시도 워케이션 3만원? 고물가 잊은 '섬캉스'

는 과정에서도 삽시도는 특유의 호젓한 섬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곳을 가장 완벽하게 즐기는 방법은 무료로 대여해 주는 자전거를 타고 6km에 달하는 둘레길을 달리는 것이다. 페달을 밟으며 마주하는 면삽지의 바닷길과 물망터의 신비로운 샘물, 그리고 황금빛으로 빛나는 곰솔 군락은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난 여행자들에게 깊은 해방감을 선사한다.최근 삽시도가 주목받는 결정적인 이유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워케이션 프로그램 덕분이다. 1박 2일에 3만 원, 4박 5일에 5만 원이라는 비현실적인 가격으로 숙박과 공유 오피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고물가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워케이션 센터는 와이파이와 콘센트 등 업무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추고 있어, 모니터 너머 수평선을 바라보며 일의 능률을 높이고 퇴근 후 즉시 갯벌 체험이나 낚시를 즐기는 이상적인 삶을 가능하게 한다.삽시도에서 배로 20분 거리에 있는 고대도는 전혀 다른 결의 평온함을 제공한다. 이곳은 1832년 독일인 선교사 칼 귀츨라프가 한국 최초로 개신교 선교를 시작한 역사적 성지로, '하나님이 사랑하는 섬'이라는 별칭에 걸맞은 경건한 분위기가 흐른다. 귀츨라프 선교사는 짧은 체류 기간에도 불구하고 감자 재배법과 포도주 제조법을 전수하며 조선의 굶주린 백성들을 돌봤다. 그의 숭고한 발자취를 따라 조성된 기념공원과 선교센터는 종교를 초월해 마음을 정돈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순례 코스가 되었다.고대도의 숨은 보석은 '뱅부여'라 불리는 해중 암반 지대다. 썰물 때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드러나는 이 평평한 바위 위로 하늘이 거울처럼 투영되는데, 그 모습이 마치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을 연상케 한다. 구름의 흐름과 하늘빛의 변화를 온몸으로 마주할 수 있는 이곳은 여행자들 사이에서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최고의 명소로 꼽힌다. 역사적 서사와 자연의 신비가 공존하는 고대도는 삽시도의 역동적인 워케이션과 대비되는 정적인 치유의 공간으로서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두 섬의 상생은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워케이션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섬마을 소득은 사업 초기 대비 50배 이상 급증했고, 주민들은 호텔식 침구 도입과 커피머신 설치 등 방문객 편의를 위해 자발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관광객이 해변의 유리 조각을 주워 오면 체험비를 할인해 주는 환경 보호 캠페인은 섬의 청정함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러한 노력은 단순한 관광객 유치를 넘어 섬 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보령의 삽시도와 고대도는 연결이 일상이 된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건강한 단절'의 가치를 가르쳐준다. 자전거로 해안선을 달리는 상쾌함과 뱅부여의 물거울 위를 걷는 고요함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지친 영혼을 위로한다. 일과 휴식의 경계를 허물고 싶은 이들이나 삶의 속도를 늦추고 싶은 순례자들에게 이 두 섬은 서해가 숨겨둔 가장 따뜻한 품이 되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