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큐브

사전투표율 2.71%, 4년 전보다 높다

 전국 16개 광역단체장과 주요 재보궐 선거구를 둘러싼 여야의 수싸움이 사전투표 시작과 동시에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서울과 부울경 지역을 포함한 수도권 및 영남권 핵심 요충지를 경합지로 분류하며 막판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 발표된 수치들이 오차범위 내 혼전 양상을 보이면서, 결국 어느 진영의 지지층이 더 많이 투표장으로 향하느냐가 이번 선거의 최종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서울시장 선거는 민주당 정원오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조사 기관에 따라 지지율 격차가 요동치고 있으나, 대체로 두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정 후보는 진영 결집을 통한 투표율 상승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오 후보는 시정의 연속성과 원상 회복을 강조하며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수도권의 향배가 전체 선거 판세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전통적인 보수 텃밭으로 여겨졌던 대구와 부산의 기류 변화는 이번 선거의 가장 파격적인 대목이다. 대구에서는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와 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소수점 단위의 격차로 초접전을 벌이며 보수 진영을 긴장시키고 있다. 부산의 경우 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를 상대로 두 자릿수 이상의 격차를 벌리며 확고한 우세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영남권의 이러한 균열은 기존 정당 구도에 대한 지역 민심의 피로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격전지들 역시 예측 불허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 북구갑에서는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민주당 하정우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며 돌풍을 유지하고 있고, 경기 평택을에서는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가 약진하며 야권 내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다. 무소속과 제3지대 후보들의 선전은 거대 양당 체제에 실망한 중도층 표심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며, 이는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지도부는 사전투표 첫날부터 지지층 결집을 위한 프레임 전쟁에 화력을 집중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정부 지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의 사법 리스크와 공소취소 시도를 정조준하며 법치 수호와 정부 심판론으로 맞불을 놨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유세 지원을 통해 흩어진 보수 표심을 하나로 모으는 데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사전투표 첫날 오전 투표율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양 진영의 위기감과 기대감은 동시에 고조되고 있다. 높은 투표율이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지에 대한 해석은 엇갈리지만, 여야 모두 이번 선거를 향후 국정 주도권의 분수령으로 보고 투표 독려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서울과 대구의 초접전 양상과 부산의 이변 가능성이 실시간으로 유권자들을 자극하면서, 6월 3일 본투표까지 이어질 민심의 향방은 그 어느 때보다 유동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윈난 지눠산, 300년 탄압 딛고 부활

기술을 통해 독자적인 공동체 문화를 유지해 왔다. 특히 지눠산은 과거 청나라 시절부터 보이차의 핵심 산지로 명성을 떨쳤으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찻잎은 그 품질과 양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영광은 오히려 외부 세력의 질시를 불러일으켰고, 지눠족은 오랜 시간 동안 혹독한 수난의 역사를 감내해야 했다.지눠족의 기원에는 삼국시대 제갈공명과 관련된 흥미로운 전설이 서려 있다. 남만 정벌 당시 대열에서 이탈한 촉나라 병사들이 현지 토착민과 결합하여 형성된 민족이라는 설이다. 이 때문에 지눠족은 제갈공명을 단순한 정복자가 아닌 차 씨앗을 전해준 '차의 조상'으로 숭배하며 매년 차조회를 열어 경의를 표한다. 외부인을 배척하기보다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여 민족의 번영을 꾀했던 이들의 개방적인 태도는 씨족 내 혼인을 엄격히 금지하고 외지인과의 결합을 장려했던 독특한 혼인 풍습에서도 잘 드러난다.이들이 보유한 차 제조 기술은 현대 차 문화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찻잎을 숯불에 구워 우려내는 '화소차'는 일본의 유명한 호지차보다 훨씬 앞선 전통을 자랑하며, 고온 로스팅을 통해 카페인 부담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또한 찻잎을 달여 고체 형태로 만든 '차고'는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차로 평가받을 만큼 혁신적인 기술력을 보여준다. 찻잎을 나물처럼 무쳐 먹는 '량반차' 습속은 차를 단순한 음료가 아닌 생존을 위한 식량으로 활용했던 소수민족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그러나 지눠족의 차 산업은 청나라의 가혹한 통치 아래 철저히 파괴되는 아픔을 겪었다. 18세기 한족 상인과의 갈등을 빌미로 시작된 청나라의 보복은 마을과 다원을 잿더미로 만들었고, 이후 약 177년 동안 지눠족의 독자적인 차 생산은 법적으로 금지되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땅에서 딴 찻잎을 인근 지역인 이우나 이방으로 보내야만 했으며, 그 과정에서 지눠산의 명성은 점차 퇴색되었다. 20세기 들어서도 전쟁과 내전의 화마를 피하지 못한 채 고귀한 차산은 화전민들의 터전으로 변하며 그 규모가 급격히 축소되었다.몰락의 길을 걷던 지눠족에게 반전의 기회가 찾아온 것은 20세기 말 보이차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밀림 속에 방치되었던 수백 년 수령의 고차수들이 다시 발견되었고, 여기서 생산된 고수차가 시장에서 천문학적인 가격에 거래되기 시작했다. 300년 넘게 이어온 탄압과 빈곤의 사슬이 끊어지는 순간이었다. 지눠족은 자신들의 녹색 보물인 차나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경제적 자립을 꾀했고, 그 결과 2019년 윈난성 소수민족 중 가장 먼저 완전한 빈곤 퇴치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었다.현재 지눠산은 사통팔달의 도로망이 구축되어 외부와의 소통이 원활해졌으며, 아열대 기후의 이점을 살린 차 재배는 여전히 이들의 주된 수입원이다. 지눠족은 제갈공명의 탄생일에 풍등을 올리며 조상을 기리는 전통을 이어가는 동시에, 현대적인 차 가공 기술을 접목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과거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 지눠족은 이제 윈난성을 대표하는 차 생산지로서의 위상을 회복하며, 자신들만의 독특한 토템 신앙과 문화를 보존한 채 지눠산의 안개 속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