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34도 찜통 수용실, 에어컨은 사치인가 생명 보호인가

폭염이 본격화하면서 교정시설 냉방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커지고 있다. 수용자에게 에어컨을 제공하는 것이 ‘특혜’인지, 국가가 책임져야 할 ‘최소한의 생명 보호’인지에 대한 시각이 맞서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34도 안팎까지 오르는 무더위가 이어지면 교정시설 내부 온도도 빠르게 상승한다. 여러 명이 함께 생활하는 수용실은 밀폐성이 높고 환기가 제한적이어서 열기가 쉽게 빠지지 않는다. 상당수 일반 수용실은 여전히 선풍기에 의존하고 있으며, 일부 시설에서는 과열 방지를 위해 선풍기를 일정 시간 가동한 뒤 멈추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폭염이 단순한 불쾌감의 차원을 넘어 건강과 생명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전국 응급실 감시체계에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3700명을 넘었고, 추정 사망자도 수십 명에 달했다. 특히 고령자, 장애인, 만성질환자 등은 높은 실내 온도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위험이 더 크다.

 

교정시설 냉방 설비 확충을 두고 여론은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일반 국민도 전기요금 부담으로 냉방을 아끼는 상황에서 수용자에게 세금을 들여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이 맞느냐”고 비판한다. 독거노인, 쪽방촌 주민, 저소득층 등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먼저라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교정시설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수용자는 스스로 거주지를 선택하거나 더위를 피할 방법을 찾기 어렵다. 국가가 신체의 자유를 제한해 구금한 이상, 최소한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할 책임도 함께 진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전면적인 수용실 에어컨 설치가 아니라 취약 수용자가 생활하는 수용동을 중심으로 냉방 설비를 보강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약 12억원을 투입해 노인·장애인·환자 등이 있는 수용동 복도에 냉방 장치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개별 수용실 내부에 에어컨을 두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일부 초과밀 여성수용동도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교정시설은 정원을 초과한 상태로 운영되는 곳이 많다. 법무부 교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전국 교정시설 수용률은 126.9%에 이른다. 한정된 공간에 많은 인원이 머물수록 체감 온도와 건강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교정시설 혹서기 대책과 실내 온도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냉방 설비 확충은 수형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기보다, 폭염 재난 상황에서 국가가 지켜야 할 최소 기준과 관련된 문제라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교정시설 냉방 문제를 단순히 “범죄자에게 혜택을 주느냐”는 감정적 논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처벌은 자유의 제한이지, 폭염으로 건강을 해치게 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기준을 마련하는 데 있다. 취약 수용자 보호, 온열질환 예방, 예산의 우선순위, 시설 운영의 형평성을 함께 고려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교정시설 냉방 논란은 올여름에도 ‘특혜’와 ‘최소한의 보호’ 사이에서 계속될 전망이다.

 

삽시도 워케이션 3만원? 고물가 잊은 '섬캉스'

는 과정에서도 삽시도는 특유의 호젓한 섬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곳을 가장 완벽하게 즐기는 방법은 무료로 대여해 주는 자전거를 타고 6km에 달하는 둘레길을 달리는 것이다. 페달을 밟으며 마주하는 면삽지의 바닷길과 물망터의 신비로운 샘물, 그리고 황금빛으로 빛나는 곰솔 군락은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난 여행자들에게 깊은 해방감을 선사한다.최근 삽시도가 주목받는 결정적인 이유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워케이션 프로그램 덕분이다. 1박 2일에 3만 원, 4박 5일에 5만 원이라는 비현실적인 가격으로 숙박과 공유 오피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고물가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워케이션 센터는 와이파이와 콘센트 등 업무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추고 있어, 모니터 너머 수평선을 바라보며 일의 능률을 높이고 퇴근 후 즉시 갯벌 체험이나 낚시를 즐기는 이상적인 삶을 가능하게 한다.삽시도에서 배로 20분 거리에 있는 고대도는 전혀 다른 결의 평온함을 제공한다. 이곳은 1832년 독일인 선교사 칼 귀츨라프가 한국 최초로 개신교 선교를 시작한 역사적 성지로, '하나님이 사랑하는 섬'이라는 별칭에 걸맞은 경건한 분위기가 흐른다. 귀츨라프 선교사는 짧은 체류 기간에도 불구하고 감자 재배법과 포도주 제조법을 전수하며 조선의 굶주린 백성들을 돌봤다. 그의 숭고한 발자취를 따라 조성된 기념공원과 선교센터는 종교를 초월해 마음을 정돈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순례 코스가 되었다.고대도의 숨은 보석은 '뱅부여'라 불리는 해중 암반 지대다. 썰물 때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드러나는 이 평평한 바위 위로 하늘이 거울처럼 투영되는데, 그 모습이 마치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을 연상케 한다. 구름의 흐름과 하늘빛의 변화를 온몸으로 마주할 수 있는 이곳은 여행자들 사이에서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최고의 명소로 꼽힌다. 역사적 서사와 자연의 신비가 공존하는 고대도는 삽시도의 역동적인 워케이션과 대비되는 정적인 치유의 공간으로서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두 섬의 상생은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워케이션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섬마을 소득은 사업 초기 대비 50배 이상 급증했고, 주민들은 호텔식 침구 도입과 커피머신 설치 등 방문객 편의를 위해 자발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관광객이 해변의 유리 조각을 주워 오면 체험비를 할인해 주는 환경 보호 캠페인은 섬의 청정함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러한 노력은 단순한 관광객 유치를 넘어 섬 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보령의 삽시도와 고대도는 연결이 일상이 된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건강한 단절'의 가치를 가르쳐준다. 자전거로 해안선을 달리는 상쾌함과 뱅부여의 물거울 위를 걷는 고요함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지친 영혼을 위로한다. 일과 휴식의 경계를 허물고 싶은 이들이나 삶의 속도를 늦추고 싶은 순례자들에게 이 두 섬은 서해가 숨겨둔 가장 따뜻한 품이 되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