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상인들 "현금만" 배짱에 손님 발길 뚝

 경기도 내 주요 전통시장을 찾은 소비자들은 여전히 시대에 뒤떨어진 결제 문화로 인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수원 팔달문시장과 영동시장 등지에서는 매장 곳곳에 '카드 사절'이나 '현금가'를 명시한 안내문이 버젓이 붙어 있는 실정이다. 일부 상인들은 카드 결제를 요청하는 손님에게 계좌이체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거나, 카드 결제 시 추가 요금을 요구하는 등 현행법을 위반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현금을 지참하지 않은 젊은 층이나 주부들은 상인들의 고압적인 태도에 당황하며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용인중앙시장과 광명전통시장 등 다른 지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야채나 건어물을 파는 노점은 물론이고 규모가 있는 의류 매장조차 단말기가 없다는 핑계로 카드 결제를 회피하고 있다. 상인들은 부가세 부담을 이유로 내세우며 현금 결제를 유도하지만, 이는 결국 소득 파악을 어렵게 하여 세금을 탈루하려는 의도로 비칠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은 대형 마트나 온라인 쇼핑몰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며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상인들이 정작 가장 기본적인 결제 서비스조차 거부하는 모습에 이중적이라는 비판을 쏟아낸다.

 


전통시장의 이러한 관행은 거래의 투명성을 저해하고 시장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카드 결제 거부는 단순히 개인의 불편을 넘어 탈세로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부 점포에서는 현금영수증 발행조차 거부하며 사실상 무자료 거래를 일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위가 반복될수록 전통시장을 찾는 발길은 더욱 줄어들 것이며, 결국 시장의 자생력을 스스로 갉아먹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행정당국의 관리 부실도 사태를 키우는 데 한몫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내에는 300개가 넘는 전통시장과 4만여 개의 점포가 운영 중이지만, 지자체는 단속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계도 수준의 활동에 그치고 있다. 시설 현대화나 주차장 확충 등 하드웨어 지원에는 열을 올리면서도, 정작 시장 안에서 벌어지는 불법적인 결제 거부 행위에 대해서는 상인회와의 마찰을 우려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행정력의 공백이 상인들의 배짱 영업을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단속 권한을 가진 국세청 역시 인력 부족을 이유로 현장 점검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현재의 단속 체계는 소비자의 신고나 제보가 있어야만 조사가 이루어지는 수동적인 구조다. 포상금 제도를 운용하고는 있지만, 시장 안에서 상인과 실랑이를 벌이며 신고 증거를 확보하기란 일반 소비자들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상시적인 단속과 강력한 행정 처분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전통시장의 현금 유도 관행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와 국세청, 그리고 상인회가 머리를 맞대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민원 해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카드 결제 활성화를 위한 정기적인 실태 조사와 위반 업소에 대한 지원 배제 등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고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결제 문화의 투명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전통시장이 진정한 지역 경제의 한 축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낡은 영업 방식을 버리고 현대적인 서비스 기준을 준수하려는 자정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7월은 늦다" 조기 휴가족, 일본 소도시 온천 점령

시 온천 거점들이 대안 행선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비행시간이 2시간 내외로 짧아 유류할증료 부담을 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현지의 깊이 있는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속형 여행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7~8월의 폭염과 인파를 피해 자연의 청량함을 만끽하려는 이들을 위해 규슈와 야마구치 일대 주요 온천 거점들의 현지화 전략과 매력을 짚어보았다.풍부한 온천 용출량을 자랑하는 오이타현 벳푸시의 카이 벳푸는 고즈넉한 골목의 정취를 보존하며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곳은 바다를 조망하는 개방형 족욕 공간에서 해풍을 느끼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낮 시간에는 온천수를 활용한 전통 염색 기법 실습 등 향토 공예 체험이 진행되며, 밤에는 지역 민속 연희 재현과 현지 소주 시음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특히 9월 말까지 이어지는 디지털 매핑 야간 축제와 7월 하순의 불꽃놀이는 객실에서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오이타와 후쿠오카 공항을 통한 접근성도 뛰어나 이동의 편의성을 확보했다.농경지의 원풍경을 건축에 녹여내 차별화를 시도한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세계적인 건축 거장 쿠마 겐고가 설계를 맡은 카이 유후인은 지역 고유의 계단식 논을 단지 중앙에 배치해 독특한 경관을 창출했다. 초여름의 연둣빛 다랑논과 유후타케산의 웅장한 전경이 온천 욕장과 하나로 연결되는 시각적 경험은 이곳만의 독보적인 매력이다. 객실 내부에는 반딧불이를 형상화한 인테리어와 지역 희귀 식물인 시치토 골풀로 만든 조명이 배치되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고속버스와 셔틀버스를 연계해 도달할 수 있는 이곳은 자연 속의 완전한 고립을 선사한다.무더위를 피해 쾌적한 기후를 찾는 여행객들에게는 나가사키현 운젠 고원의 카이 운젠이 최적의 장소다. 해발 700미터 국립공원 내에 위치해 평지보다 기온이 현저히 낮아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받는다. 이곳은 불투명한 우윳빛 강산성 온천수가 특징이며, 안개 자욱한 고원을 배경으로 즐기는 노천욕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객실은 네덜란드와 중국, 일본의 문화가 융합된 나가사키 특유의 역사성을 반영해 조성되었으며, 지역 식자재인 날치 육수를 베이스로 한 전통 요리가 제공된다. 나가사키 공항과 인접해 지방 공항 노선 이용객들의 접근성도 우수하다.대자연의 지형적 특성을 극대화한 가고시마현의 카이 기리시마는 활화산 사쿠라지마의 광활한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구조로 기획되었다. 시설 내 전용 경사궤도 차량을 타고 억새 평원 한가운데로 이동하면 자연 속에 숨겨진 노천탕을 마주하게 된다. 주간에는 화산 토양을 활용한 원예 체험이 제공되며, 저녁에는 남규슈 고유의 음주 문화인 '다레야메'를 통해 고구마 소주와 특제 디저트의 조화를 맛볼 수 있다. 매일 밤 펼쳐지는 건국 신화 기반의 타악 공연은 투숙객들에게 강렬한 문화적 인상을 남긴다. 가고시마 직항 노선을 이용하면 신속한 이동이 가능하다.마지막으로 야마구치현의 카이 나가토는 민관 합작 온천마을 재생 사업의 성공 모델로 꼽힌다. 에도 시대 영주들이 머물던 번저를 복원한 외관은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제안한다. 시설 앞 오토즈레강을 따라 정비된 산책로와 수변 테라스는 여유로운 휴식을 돕는다. 이곳은 과학적인 온천 이용법을 지도하는 현대적 탕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알칼리성 온천수로 몸을 데운 뒤 지역 공예품을 활용한 서예 체험으로 마음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 기타큐슈 공항을 통한 진입이 용이하며 렌터카를 이용한 소도시 여행의 거점으로도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