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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1만 번 시뮬레이션 결과, 한국 20위·일본 11위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영국 연구진이 슈퍼컴퓨터로 대회 결과를 예측한 결과,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가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다만 프랑스와 스페인 등 다른 강호들과의 격차는 크지 않아, 치열한 우승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됐다.

 

아르헨티나 일간 클라린은 8일 현지시간 영국 레딩대학교 연구팀의 월드컵 예측 결과를 보도했다. 레딩대학교 경제학자 제임스 리드가 이끄는 연구진은 2023년 1월 이후 각국 축구대표팀이 치른 국제경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6 북중미 월드컵을 1만 차례 시뮬레이션했다.

 

분석 결과 아르헨티나는 전체 참가국 가운데 가장 높은 우승 가능성을 기록했다. 직전 대회 우승국인 아르헨티나는 여전히 안정적인 전력과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 뒤를 프랑스와 스페인이 이었고, 브라질과 잉글랜드도 강력한 우승 후보군에 포함됐다.

 

상위 10개국에는 포르투갈, 콜롬비아, 네덜란드, 독일, 우루과이도 이름을 올렸다. 특히 남미에서는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브라질, 콜롬비아, 우루과이 등 4개국이 10위 안에 들며 강세를 보였다. 에콰도르는 16위, 파라과이는 27위로 평가됐다.

 


연구를 이끈 리드는 레딩대학교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아르헨티나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주요 우승 후보들 사이의 차이는 매우 작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대회는 한두 팀이 압도하기보다는 여러 팀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예측은 단순히 FIFA 랭킹이나 최근 성적만을 반영한 것이 아니다. 연구팀은 각 대표팀의 공격력과 수비력을 분리해 평가한 뒤, 경기별 예상 득점을 계산하는 방식으로 모델을 설계했다. 이후 조별리그와 토너먼트에서 발생 가능한 다양한 경기 흐름을 수천 차례 반복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결과를 산출했다.

 

리드는 “독일은 이전 대회 사이클에 비해 수비력이 다소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반면 포르투갈에 대해서는 “가장 강력한 공격력을 가진 팀 중 하나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모델이 팀별 장단점을 세분화해 반영했다는 점에서 기존 순위 중심 예측과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과 남미를 제외한 국가 중에서는 일본이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전체 11위에 올라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어 모로코가 13위, 개최국 미국이 18위에 자리했다.

 


한국은 전체 20위로 평가됐다.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맞붙게 될 멕시코는 15위, 체코는 34위, 남아공은 39위에 올랐다. 예측 순위만 놓고 보면 한국은 조별리그 경쟁국 중 멕시코 다음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셈이다.

 

슈퍼컴퓨터의 예측은 어디까지나 통계적 가능성에 기반한 결과다. 그러나 대회 전 전력 구도와 각국의 현재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축구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2회 연속 정상에 오를지, 프랑스와 스페인 등 유럽 강호들이 왕좌를 되찾을지 2026 월드컵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약용의 500권 저술 산실, 다산초당의 인문학

는 결과가 아니라, 발길 닿는 구간마다 깃든 땅의 역사와 대화하며 천천히 걷는 과정에 있다. 그중에서도 전남 강진을 지나는 남파랑길 83코스는 조선의 대유학자 다산 정약용의 고립과 깊은 사유가 층층이 쌓인 공간으로 여행자들을 이끈다. 약 17.5km에 달하는 이 길의 중심에는 야생 차나무가 무성해 '다산'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만덕산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강진 유배 시절 다산의 삶은 만덕산 자락의 백련사와 그곳에서 만난 혜장선사와의 인연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1805년 봄, 유배객 신분으로 처음 백련사를 찾은 정약용은 주지였던 혜장과 학문적 깊이에 감복하며 신분을 초월한 우정을 쌓기 시작했다. 절망적인 유배 생활 속에서 혜장은 다산에게 지적인 동반자이자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1808년 다산이 백련사 인근의 다산초당으로 거처를 옮긴 후 두 사람이 수시로 오갔던 800m의 산길은 오늘날 '우정길'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도보 여행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한다.다산초당은 단청조차 없는 소박한 목조 건물이지만, 그곳에 머문 11년 동안 정약용은 '목민심서'와 '경세유표' 등 500여 권에 달하는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유배라는 물리적 억압조차 그의 사유의 깊이를 가둘 수 없었음을 증명하듯, 초당 곳곳에는 선비의 여유와 기품이 흐른다. 만덕산 능선에서 내려다보이는 강진만의 풍경은 고독한 유배객의 시선을 넓혀주었을 것이며, 지천에 널린 야생 차나무는 그의 호가 된 '다산'의 유래가 되어 오늘날까지 그 향기를 전하고 있다.강진을 지나 해남으로 발길을 옮기면 달마산 미황사에서 땅끝탑으로 이어지는 남파랑길 90코스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이 구간의 하이라이트는 기암괴석 사이에 제비집처럼 자리 잡은 도솔암이다. 정유재란 당시 소실되어 400여 년간 빈터로 남아있던 이곳은 2002년 법조 스님의 원력으로 복원되었다. 헬기조차 접근하기 힘든 험지에 암자를 세우기 위해 산 아래에서 자재를 미리 깎고 단청까지 칠해 올라와 조립한 '사전 제작 방식'의 서사는 수행자의 지독한 정진을 짐작하게 한다.한 칸 남짓한 작은 규모의 도솔암은 거대한 바위 성벽에 둘러싸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은 남해의 일출과 서해의 낙조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천혜의 명당으로, 암자 앞마당에 서면 탁 트인 바다와 달마산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무가 밀려오는 날이면 마치 구름바다 위에 떠 있는 신선의 거처와 같은 풍경을 연출하며 보는 이의 넋을 잃게 만든다. 작은 공간 안에 고요와 수행의 서사를 압축해 놓은 도량의 품격은 길 위에서 지친 여행자의 마음을 정화해 주기에 충분하다.코리아둘레길 남도 구간은 이처럼 유학자의 고뇌와 수행자의 원력이 교차하는 인문학적 성지다. 길은 단순히 흙과 돌로 이루어진 통로가 아니라, 시대를 앞서간 인물들이 남긴 사유의 흔적을 따라 걷는 시간 여행의 통로가 된다. 완주라는 목표에 매몰되지 않고 발걸음을 늦출 때 비로소 보이는 풍경들은 우리 국토가 간직한 깊은 서사를 들려준다. 만덕산의 차 향기와 달마산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이 여정은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휴식과 성찰의 의미가 무엇인지 묵묵히 웅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