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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은 공항에, 정청래는 선운사에…李 출국길 정치 해석 봇물

이재명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유럽 순방길에 오른 가운데, 출국 현장에 김민석 국무총리가 배웅에 나서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참석하지 않으면서 정치권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청와대는 “의전 인원을 최소화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구도와 맞물려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지난 9일 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이날 환송 자리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김 총리는 그동안 대통령 귀국 일정에 함께한 적은 있었지만, 출국길 배웅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장면으로 받아들여졌다.

 

반면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현장에 나오지 않았다. 지난 1년간 이 대통령의 순방이 열 차례 진행되는 동안 여당 지도부가 출국 환송에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단순한 의전 조정인지, 대통령과 당 지도부 사이의 미묘한 기류를 보여주는 것인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제 정세가 엄중하고 국내 현안도 산적한 상황인 만큼, 환송 인원을 줄이기로 사전에 당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부실 투표 논란 등 국내외적으로 신경 써야 할 사안이 많아 의전 규모를 간소화했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이날 별도 공개 일정 없이 ‘통상 일정’으로만 일정을 공지했다. 이후 고창 선운사를 찾았고,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김관영 후보를 상대로 승리한 이원택 전북지사 당선인과 오찬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 대표의 불참을 두고 다양한 말들이 나왔다. 일부에서는 이 대통령이 전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낸 것과 연결해, 정 대표를 향한 우회적 메시지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지방선거 이후 당 지도부 책임론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장면이기 때문이다.

 


김민석 총리의 등장을 차기 당권 구도와 연결하는 시선도 있다.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 총리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대통령 출국길 환송 장면이 정치적 상징성을 갖는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명심’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반면 정 대표 측과 당권파는 이 같은 해석에 선을 긋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의 의전 판단을 곧바로 당내 권력 구도와 연결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는 것이다. 대통령을 당내 갈등의 한복판에 세우는 방식의 분석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민주당 내 당권 경쟁은 이미 물밑에서 시작된 모양새다. 지방선거 결과를 둘러싼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당내 최다선 반열에 오른 송영길 전 대표도 차기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송 전 대표는 민주당 지도부가 대통령과 불필요한 갈등을 빚기보다 긴밀한 신뢰 속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권 2년 차에 치러지는 8월 전당대회는 향후 여권의 권력 지형을 가를 중요한 분기점으로 꼽힌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과 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맞물린 상황에서, 이번 순방 환송 장면은 단순한 의전 문제를 넘어 민주당 내부 기류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윈난 지눠산, 300년 탄압 딛고 부활

기술을 통해 독자적인 공동체 문화를 유지해 왔다. 특히 지눠산은 과거 청나라 시절부터 보이차의 핵심 산지로 명성을 떨쳤으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찻잎은 그 품질과 양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영광은 오히려 외부 세력의 질시를 불러일으켰고, 지눠족은 오랜 시간 동안 혹독한 수난의 역사를 감내해야 했다.지눠족의 기원에는 삼국시대 제갈공명과 관련된 흥미로운 전설이 서려 있다. 남만 정벌 당시 대열에서 이탈한 촉나라 병사들이 현지 토착민과 결합하여 형성된 민족이라는 설이다. 이 때문에 지눠족은 제갈공명을 단순한 정복자가 아닌 차 씨앗을 전해준 '차의 조상'으로 숭배하며 매년 차조회를 열어 경의를 표한다. 외부인을 배척하기보다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여 민족의 번영을 꾀했던 이들의 개방적인 태도는 씨족 내 혼인을 엄격히 금지하고 외지인과의 결합을 장려했던 독특한 혼인 풍습에서도 잘 드러난다.이들이 보유한 차 제조 기술은 현대 차 문화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찻잎을 숯불에 구워 우려내는 '화소차'는 일본의 유명한 호지차보다 훨씬 앞선 전통을 자랑하며, 고온 로스팅을 통해 카페인 부담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또한 찻잎을 달여 고체 형태로 만든 '차고'는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차로 평가받을 만큼 혁신적인 기술력을 보여준다. 찻잎을 나물처럼 무쳐 먹는 '량반차' 습속은 차를 단순한 음료가 아닌 생존을 위한 식량으로 활용했던 소수민족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그러나 지눠족의 차 산업은 청나라의 가혹한 통치 아래 철저히 파괴되는 아픔을 겪었다. 18세기 한족 상인과의 갈등을 빌미로 시작된 청나라의 보복은 마을과 다원을 잿더미로 만들었고, 이후 약 177년 동안 지눠족의 독자적인 차 생산은 법적으로 금지되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땅에서 딴 찻잎을 인근 지역인 이우나 이방으로 보내야만 했으며, 그 과정에서 지눠산의 명성은 점차 퇴색되었다. 20세기 들어서도 전쟁과 내전의 화마를 피하지 못한 채 고귀한 차산은 화전민들의 터전으로 변하며 그 규모가 급격히 축소되었다.몰락의 길을 걷던 지눠족에게 반전의 기회가 찾아온 것은 20세기 말 보이차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밀림 속에 방치되었던 수백 년 수령의 고차수들이 다시 발견되었고, 여기서 생산된 고수차가 시장에서 천문학적인 가격에 거래되기 시작했다. 300년 넘게 이어온 탄압과 빈곤의 사슬이 끊어지는 순간이었다. 지눠족은 자신들의 녹색 보물인 차나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경제적 자립을 꾀했고, 그 결과 2019년 윈난성 소수민족 중 가장 먼저 완전한 빈곤 퇴치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었다.현재 지눠산은 사통팔달의 도로망이 구축되어 외부와의 소통이 원활해졌으며, 아열대 기후의 이점을 살린 차 재배는 여전히 이들의 주된 수입원이다. 지눠족은 제갈공명의 탄생일에 풍등을 올리며 조상을 기리는 전통을 이어가는 동시에, 현대적인 차 가공 기술을 접목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과거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 지눠족은 이제 윈난성을 대표하는 차 생산지로서의 위상을 회복하며, 자신들만의 독특한 토템 신앙과 문화를 보존한 채 지눠산의 안개 속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