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39년 된 난간 ‘와르르’…실외기 작업자, 동료와 참변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에어컨 실외기 설치 작업을 하던 40대 작업자 2명이 베란다 난간과 함께 추락해 숨졌다. 사고가 난 아파트는 지어진 지 39년 된 노후 공동주택으로 확인되면서, 오래된 아파트의 외벽 구조물 안전 점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어제 낮 12시 20분쯤 부산 사상구의 한 아파트 11층에서 실외기 설치 작업을 하던 40대 남성 작업자 2명이 지상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두 사람을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지만, 이들은 심정지 상태로 옮겨진 뒤 끝내 숨졌다.

 

사고는 베란다 난간이 갑자기 떨어져 나가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작업자 가운데 한 명이 난간과 함께 먼저 추락했고, 다른 한 명이 이를 붙잡으려다 함께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 남은 베란다에는 난간이 통째로 사라져 있었고, 지상에서 발견된 난간 구조물은 접합 부위가 파손된 채 심하게 뒤틀려 있었다.

 

주민들은 사고 당시 큰 충격음을 들었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갑자기 ‘쿵’ 하는 큰 소리가 나 놀라 밖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사고 직후 아파트 주변에는 주민들이 몰려들었고, 구조대와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며 수습에 나섰다.

 


사고가 난 아파트는 1987년에 준공된 건물이다. 현재까지 39년이 지난 노후 아파트로, 외벽과 난간을 고정하는 부위가 오랜 시간 약해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실외기 설치 작업은 장비 자체의 무게뿐 아니라 작업자의 하중까지 구조물에 실릴 수 있어 위험성이 크다. 난간이나 외벽의 상태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뤄질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에어컨 실외기 설치와 관련한 안전 기준은 과거 잇따른 추락 사고 이후 강화됐다. 2006년부터는 실외기를 건물 외부가 아닌 베란다 내부나 별도 공간에 설치하도록 하는 기준이 마련됐다. 하지만 이번 사고가 난 아파트처럼 법 개정 이전에 지어진 건물은 해당 기준을 직접 적용받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노후 공동주택에서는 여전히 외벽이나 난간 부근에서 실외기 설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숨진 두 사람은 평소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자주 도와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난 날에도 홀로 거주하는 어르신의 집을 찾아 에어컨 설치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늘 주변을 챙기던 사람들이라 더욱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은 두 사람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사고 당시 안전 장비가 제대로 사용됐는지, 작업 전 난간의 상태를 확인했는지, 아파트 관리 주체의 점검 의무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번 사고는 노후 아파트에서 외벽 주변 작업을 할 때 구조물 안전 확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오래된 공동주택의 경우 난간이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여도 내부 부식이나 접합부 약화가 진행됐을 수 있다며 정기 점검과 작업 전 안전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외기 설치처럼 일상적인 작업이라도 고층에서 이뤄질 경우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노후 건축물에 대한 안전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7월은 늦다" 조기 휴가족, 일본 소도시 온천 점령

시 온천 거점들이 대안 행선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비행시간이 2시간 내외로 짧아 유류할증료 부담을 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현지의 깊이 있는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속형 여행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7~8월의 폭염과 인파를 피해 자연의 청량함을 만끽하려는 이들을 위해 규슈와 야마구치 일대 주요 온천 거점들의 현지화 전략과 매력을 짚어보았다.풍부한 온천 용출량을 자랑하는 오이타현 벳푸시의 카이 벳푸는 고즈넉한 골목의 정취를 보존하며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곳은 바다를 조망하는 개방형 족욕 공간에서 해풍을 느끼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낮 시간에는 온천수를 활용한 전통 염색 기법 실습 등 향토 공예 체험이 진행되며, 밤에는 지역 민속 연희 재현과 현지 소주 시음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특히 9월 말까지 이어지는 디지털 매핑 야간 축제와 7월 하순의 불꽃놀이는 객실에서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오이타와 후쿠오카 공항을 통한 접근성도 뛰어나 이동의 편의성을 확보했다.농경지의 원풍경을 건축에 녹여내 차별화를 시도한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세계적인 건축 거장 쿠마 겐고가 설계를 맡은 카이 유후인은 지역 고유의 계단식 논을 단지 중앙에 배치해 독특한 경관을 창출했다. 초여름의 연둣빛 다랑논과 유후타케산의 웅장한 전경이 온천 욕장과 하나로 연결되는 시각적 경험은 이곳만의 독보적인 매력이다. 객실 내부에는 반딧불이를 형상화한 인테리어와 지역 희귀 식물인 시치토 골풀로 만든 조명이 배치되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고속버스와 셔틀버스를 연계해 도달할 수 있는 이곳은 자연 속의 완전한 고립을 선사한다.무더위를 피해 쾌적한 기후를 찾는 여행객들에게는 나가사키현 운젠 고원의 카이 운젠이 최적의 장소다. 해발 700미터 국립공원 내에 위치해 평지보다 기온이 현저히 낮아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받는다. 이곳은 불투명한 우윳빛 강산성 온천수가 특징이며, 안개 자욱한 고원을 배경으로 즐기는 노천욕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객실은 네덜란드와 중국, 일본의 문화가 융합된 나가사키 특유의 역사성을 반영해 조성되었으며, 지역 식자재인 날치 육수를 베이스로 한 전통 요리가 제공된다. 나가사키 공항과 인접해 지방 공항 노선 이용객들의 접근성도 우수하다.대자연의 지형적 특성을 극대화한 가고시마현의 카이 기리시마는 활화산 사쿠라지마의 광활한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구조로 기획되었다. 시설 내 전용 경사궤도 차량을 타고 억새 평원 한가운데로 이동하면 자연 속에 숨겨진 노천탕을 마주하게 된다. 주간에는 화산 토양을 활용한 원예 체험이 제공되며, 저녁에는 남규슈 고유의 음주 문화인 '다레야메'를 통해 고구마 소주와 특제 디저트의 조화를 맛볼 수 있다. 매일 밤 펼쳐지는 건국 신화 기반의 타악 공연은 투숙객들에게 강렬한 문화적 인상을 남긴다. 가고시마 직항 노선을 이용하면 신속한 이동이 가능하다.마지막으로 야마구치현의 카이 나가토는 민관 합작 온천마을 재생 사업의 성공 모델로 꼽힌다. 에도 시대 영주들이 머물던 번저를 복원한 외관은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제안한다. 시설 앞 오토즈레강을 따라 정비된 산책로와 수변 테라스는 여유로운 휴식을 돕는다. 이곳은 과학적인 온천 이용법을 지도하는 현대적 탕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알칼리성 온천수로 몸을 데운 뒤 지역 공예품을 활용한 서예 체험으로 마음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 기타큐슈 공항을 통한 진입이 용이하며 렌터카를 이용한 소도시 여행의 거점으로도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