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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데헌' 이재·보첼리, 월드컵 'DNA' 공개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 북중미 월드컵의 시작을 알리는 공식 찬가 'DNA'를 전격 공개하며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찬가는 단순한 배경음악을 넘어 전 세계 48개국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 월드컵의 정신을 담아내기 위해 기획되었다. 특히 이번 곡에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음악으로 글로벌 스타덤에 오른 한국계 가수 이재(EJAE)를 필두로 안드레아 보첼리, 다비드 게타 등 각 장르를 대표하는 거장들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에 공개된 'DNA'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대목은 한국어 가사의 전면 배치다. 이재는 곡의 중심부에서 "넘어져도 돼, 또 다시 일어나"와 같은 한국어 구절을 노래하며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포기하지 않는 도전 정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월드컵 찬가 역사상 한국어 비중이 가장 높은 사례로, K-팝이 단순히 특정 지역의 유행을 넘어 전 세계가 공유하는 보편적인 음악 언어로 자리 잡았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곡의 구성은 클래식과 현대 음악의 절묘한 조화가 돋보인다.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가 도입부와 대미를 장식하며 웅장함을 더했고, 세계적인 DJ 다비드 게타는 특유의 감각적인 하우스 비트로 현대적인 세련미를 입혔다. 여기에 메건 디 스탤리언의 파워풀한 랩이 더해져 다양한 문화권의 화합이라는 월드컵의 본질적 의미를 음악적으로 구현해냈다. FIFA는 이번 곡이 관중이 하나가 되는 정서적인 순간을 완벽하게 담아냈다고 자평했다.

 

역대 월드컵 찬가들과 비교했을 때 'DNA'는 축제의 흥분과 경건함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반젤리스의 전자음악 '앤썸'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면, 이번 찬가는 인간의 목소리가 주는 감동과 전자음악의 에너지를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울림을 선사한다. 공식 주제가인 샤키라의 '다이 다이(Dai Dai)'가 축제의 열기를 담당한다면, 찬가인 'DNA'는 경기 시작 전의 긴장감과 감동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번 월드컵은 음악뿐만 아니라 화려한 공연 라인업을 통해서도 K-팝의 위상을 증명할 예정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개막식에는 블랙핑크의 리사가 단독 무대를 꾸며 전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또한 내달 뉴저지에서 열릴 결승전 하프타임 쇼에는 방탄소년단(BTS)이 팝의 전설 마돈나, 샤키라와 함께 피날레를 장식하기로 확정되어 있어, 이번 월드컵은 사실상 K-팝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인하는 거대한 쇼케이스가 될 전망이다.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첫 월드컵인 만큼, FIFA는 음악을 통해 인종과 국가를 초월한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그 중심에 한국어 가사가 포함된 찬가가 울려 퍼진다는 사실은 국내 팬들에게 남다른 자부심을 안겨주고 있다. 개막식과 방송 시그널을 통해 전 세계 50억 시청자의 귀에 전달될 이재의 목소리는 북중미 대륙을 넘어 전 세계를 하나로 묶는 강력한 문화적 가교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윈난 지눠산, 300년 탄압 딛고 부활

기술을 통해 독자적인 공동체 문화를 유지해 왔다. 특히 지눠산은 과거 청나라 시절부터 보이차의 핵심 산지로 명성을 떨쳤으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찻잎은 그 품질과 양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영광은 오히려 외부 세력의 질시를 불러일으켰고, 지눠족은 오랜 시간 동안 혹독한 수난의 역사를 감내해야 했다.지눠족의 기원에는 삼국시대 제갈공명과 관련된 흥미로운 전설이 서려 있다. 남만 정벌 당시 대열에서 이탈한 촉나라 병사들이 현지 토착민과 결합하여 형성된 민족이라는 설이다. 이 때문에 지눠족은 제갈공명을 단순한 정복자가 아닌 차 씨앗을 전해준 '차의 조상'으로 숭배하며 매년 차조회를 열어 경의를 표한다. 외부인을 배척하기보다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여 민족의 번영을 꾀했던 이들의 개방적인 태도는 씨족 내 혼인을 엄격히 금지하고 외지인과의 결합을 장려했던 독특한 혼인 풍습에서도 잘 드러난다.이들이 보유한 차 제조 기술은 현대 차 문화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찻잎을 숯불에 구워 우려내는 '화소차'는 일본의 유명한 호지차보다 훨씬 앞선 전통을 자랑하며, 고온 로스팅을 통해 카페인 부담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또한 찻잎을 달여 고체 형태로 만든 '차고'는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차로 평가받을 만큼 혁신적인 기술력을 보여준다. 찻잎을 나물처럼 무쳐 먹는 '량반차' 습속은 차를 단순한 음료가 아닌 생존을 위한 식량으로 활용했던 소수민족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그러나 지눠족의 차 산업은 청나라의 가혹한 통치 아래 철저히 파괴되는 아픔을 겪었다. 18세기 한족 상인과의 갈등을 빌미로 시작된 청나라의 보복은 마을과 다원을 잿더미로 만들었고, 이후 약 177년 동안 지눠족의 독자적인 차 생산은 법적으로 금지되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땅에서 딴 찻잎을 인근 지역인 이우나 이방으로 보내야만 했으며, 그 과정에서 지눠산의 명성은 점차 퇴색되었다. 20세기 들어서도 전쟁과 내전의 화마를 피하지 못한 채 고귀한 차산은 화전민들의 터전으로 변하며 그 규모가 급격히 축소되었다.몰락의 길을 걷던 지눠족에게 반전의 기회가 찾아온 것은 20세기 말 보이차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밀림 속에 방치되었던 수백 년 수령의 고차수들이 다시 발견되었고, 여기서 생산된 고수차가 시장에서 천문학적인 가격에 거래되기 시작했다. 300년 넘게 이어온 탄압과 빈곤의 사슬이 끊어지는 순간이었다. 지눠족은 자신들의 녹색 보물인 차나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경제적 자립을 꾀했고, 그 결과 2019년 윈난성 소수민족 중 가장 먼저 완전한 빈곤 퇴치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었다.현재 지눠산은 사통팔달의 도로망이 구축되어 외부와의 소통이 원활해졌으며, 아열대 기후의 이점을 살린 차 재배는 여전히 이들의 주된 수입원이다. 지눠족은 제갈공명의 탄생일에 풍등을 올리며 조상을 기리는 전통을 이어가는 동시에, 현대적인 차 가공 기술을 접목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과거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 지눠족은 이제 윈난성을 대표하는 차 생산지로서의 위상을 회복하며, 자신들만의 독특한 토템 신앙과 문화를 보존한 채 지눠산의 안개 속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