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황금빛 부처의 미소, 태국 미술의 진수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태국의 화려한 예술 세계를 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마련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태국 방콕국립박물관 등 현지 21개 국립박물관이 소장한 대표 문화유산 239점을 선보이는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을 오는 23일부터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태국의 역사와 미술을 국내 최초로 종합 조명하는 자리로, 동남아시아 특정 국가를 박물관 메인 기획전시실에서 대규모로 소개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전시는 태국의 역사를 낯설어하는 관람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시대순으로 구성되었다. 오늘날 태국 인구의 주류인 타이족 왕국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13세기를 기점으로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전개된다. 타이족 이전 시기에는 동서 교류의 요충지로서 인도와 지중해 등 외부 문화가 현지 전통과 결합해 태국 미술의 토대를 형성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정교한 청동기와 로마식 램프 등은 당시 태국 땅이 지녔던 역동적인 문화 융합의 현장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이번 전시의 백미는 단연 14세기 수코타이 왕조의 ‘걷는 부처’상이다. 석가모니가 하늘에서 설법을 마치고 지상으로 내려오는 찰나를 형상화한 이 불상은 우아한 곡선미와 사실적인 묘사로 태국 불교 미술의 정수로 꼽힌다. 청동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바람에 펄럭이는 듯한 옷자락과 발을 내딛는 유연한 자세는 조각적으로도 완벽한 수준을 자랑한다. 박물관 측은 이 유물을 위해 별도의 독립된 공간을 마련해 관람객들이 부처의 자비로운 걸음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13세기 이후 번성했던 수코타이와 아유타야 왕국의 고전 문화는 종교와 무역, 왕권을 키워드로 풀어나간다. 상좌부불교를 국가의 정신적 지주로 삼았던 태국인들의 신앙심이 예술로 어떻게 승화되었는지를 다채로운 불상과 사원 장식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부처의 형상은 태국 미술만이 가진 독특한 미학적 특징을 잘 보여준다. 이는 한국의 불교 미술과는 또 다른 이국적인 매력을 선사하며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전시의 후반부는 1782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라따나꼬신(방콕) 왕조의 화려한 문화를 조명한다.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정교한 공예품들과 태국인의 일상 속에 깊이 뿌리내린 불교 유물들이 전시의 대미를 장식한다. 이를 통해 단순히 과거의 유물을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늘날 태국 사회를 지탱하는 정신적 가치와 미의식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다. 휴양지로만 소비되던 태국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재발견하게 만드는 지점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동남아시아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한다. 9월 6일까지 이어지는 긴 전시 기간 동안 관람객들은 용산 한복판에서 태국의 찬란한 황금빛 예술 세계를 만끽할 수 있다. 이국적인 아름다움 속에 담긴 태국인들의 삶과 신앙을 마주하는 시간은 세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야를 한층 확장해 줄 것이다. 이번 특별전은 올여름 문화계에 동남아시아 미학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며 성황리에 막을 올릴 준비를 마쳤다.

 

7월 등산은 '계곡'이 답…전국 4대 명산 추천 코스

00m 지점인 운두령에서 산행을 시작할 수 있어 초보자도 부담 없이 원시림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능선을 따라 피어난 동자꽃과 말나리 등 다채로운 야생화는 산행의 피로를 잊게 하며, 정상에서 바라보는 오대산과 설악산의 파노라마 조망은 가슴 속까지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계수나무 향기가 가득했다는 전설처럼 숲의 깊은 내음이 산 전체를 감싸 안는다.번뇌를 털어낸다는 뜻을 지닌 두타산은 기암괴석의 장엄함과 폭포의 청량함이 어우러진 명소다. 베틀바위 산성길과 마천루 전망대는 7월의 푸른 숲과 대비를 이루며 압도적인 경관을 연출하며, 잘 정비된 데크길 덕분에 거대 암벽의 자태를 안전하게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장마철 직후 수직 암벽에서 쏟아지는 쌍폭포와 용추폭포의 기세는 보는 것만으로도 무더위를 날려버린다. 산행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무릉계곡과 유서 깊은 삼화사는 화합의 역사와 함께 뼛속까지 차가운 휴식을 제공한다.경기도의 지붕이라 불리는 화악산은 한반도의 정중앙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천혜의 원시림을 간직하고 있다. 군사 통제구역이라는 특수성 덕분에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만날 수 있으며, 7월이면 능선 주변은 야생화 천국으로 변모한다. 화악산의 진가는 깊고 수량이 풍부한 계곡에서 드러난다. 조무락골과 오백년 계곡은 울창한 숲 터널이 햇빛을 완벽히 차단해 한여름에도 계곡물에 손을 넣기 힘들 정도로 차갑다. 국토를 떠받치는 중추적인 영산으로서의 기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충북 제천과 단양에 걸친 금수산은 퇴계 이황이 그 아름다움에 반해 새 이름을 지어주었을 만큼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비단에 수를 놓은 듯한 산세는 여름이면 짙은 녹음과 어우러져 충주호의 푸른 물결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거대한 호수의 풍광은 일상의 답답함을 한 번에 씻어준다. 특히 서쪽 능강계곡 상류의 얼음골은 한여름에도 바위 틈에서 한기가 뿜어져 나와, 산행 후 열기를 식히려는 등산객들에게 최고의 피서지로 손꼽힌다.여름 산행은 기상 변화가 잦고 기온이 높으므로 철저한 준비가 필수적이다. 계방산처럼 주말이면 주차장이 조기에 만차되는 곳은 이른 아침 도착하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며, 화악산처럼 산세가 거친 곳은 원점회귀 코스를 미리 숙지해야 한다. 또한 갑작스러운 소나기에 대비한 장비와 충분한 수분 섭취는 안전한 산행을 위한 기본이다. 숲이 주는 그늘과 계곡이 선사하는 냉기는 에어컨 바람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연의 선물이며, 이는 힘든 오르막을 견뎌낸 등산객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전국의 명산들은 저마다의 색깔로 7월의 방문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야생화의 향연이 펼쳐지는 능선길부터 폭포 소리가 진동하는 계곡길까지, 취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해 떠나는 산행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 심신을 치유하는 과정이 된다. 퇴계 이황이 금수산의 미학에 감탄했듯, 현대의 등산객들 역시 땀방울 뒤에 찾아오는 청량한 바람 속에서 자연의 경외감을 다시금 발견한다. 올여름, 도심의 열기를 뒤로하고 숲의 품으로 뛰어드는 피서 산행은 일상을 버티는 새로운 에너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