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큐브

계엄 옹호 인요한, 인준 찬반 격돌

 대한적십자사 회장으로 선출된 인요한 전 의원의 과거 행적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인준 단계에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지난 22일 선출 직후부터 제기된 '계엄 옹호' 논란이 나흘째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이제 화살은 임명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의 최종 결단으로 향하고 있다. 인 전 의원이 의원직 사퇴 후 불과 반년 만에 공공기관 수장 자리에 오른 것을 두고 보은 인사라는 비판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거세지는 형국이다.

 

비판의 중심에는 인 전 의원이 12·3 비상계엄 당시 보여준 모호한 태도가 자리 잡고 있다. 그는 과거 발언을 통해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부여하거나 특정 정치 세력을 비난하며 편향된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러한 전력이 중립성과 인도주의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적십자사의 설립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인 전 의원의 자격 미달론은 정치적 수사를 넘어 실질적인 인준 반대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과 규제합리화위원회 박용진 부위원장을 비롯한 야권 인사들은 인 전 의원의 사과 없는 행보를 정조준했다. 이들은 내란 동조 세력을 통합이라는 명분으로 포용하는 것이 현 정부의 국정 철학에 부합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 2기 내각 구성을 앞둔 시점에서 이번 인사가 자칫 정권 전체의 도덕성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야권 내부에서도 감지된다.

 

여권 내에서도 인 전 의원을 향한 시선은 차갑다. 한지아 의원은 인 전 의원의 행보가 인도주의적 가치보다는 철저히 정치적 계산에 근거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여당 출신 인사가 같은 진영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는 이례적인 상황은 인 전 의원이 걸어온 길이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의료계 동료들조차 그의 복귀 방식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장의 반발은 실력 행사로 이어질 조짐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인 전 의원이 회장직을 사전에 약속받고 의원직을 던졌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대규모 규탄 집회를 예고했다. 노조는 인 전 의원의 과거 발언이 단순한 실언이 아닌 확신에 찬 신념이었다고 보고, 그가 적십자사 수장으로 부임할 경우 조직의 대외 신뢰도가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내부 구성원들의 집단 반발은 인준 절차의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인 전 의원은 반성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회장직 수행에 대한 강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자신의 선출을 포용 정치의 상징으로 규정하며 과거보다 미래의 역할에 집중해달라고 호소했으나, 여론의 반응은 냉담하다. 대통령실이 인준 여부를 두고 장고에 들어간 가운데, 인 전 의원의 거취를 둘러싼 갈등은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중대 분수령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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