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5년 공들인 '유미의 세포들', 예술의전당 점령

 누적 조회수 35억 뷰를 기록한 네이버웹툰의 전설적인 작품 '유미의 세포들'이 무대 위에서 새로운 생명력을 얻었다. 지난 6월 30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은 개막 첫 주부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번 공연은 샘컴퍼니와 스튜디오N이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공동 기획과 개발에 매진한 대형 프로젝트로, 웹툰과 드라마를 거쳐 뮤지컬로 이어지는 IP 확장의 성공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익숙한 서사를 무대라는 공간적 특성에 맞춰 어떻게 재가공했는지가 이번 공연의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였다.

 

뮤지컬 버전이 기존 드라마나 원작 웹툰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체에 있다. 주인공 유미의 일상과 연애담에 집중했던 이전 매체들과 달리, 이번 무대는 세포들의 시각에서 모든 사건을 바라보는 '전지적 세포 시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원작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뮤지컬만의 오리지널 캐릭터 '견습 세포 109'를 새롭게 창조해 극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사랑 세포와 명탐정 세포 등 개성 넘치는 세포들이 유미의 복잡미묘한 심리 상태를 대변하며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무대 연출 측면에서도 기술적 진보가 돋보인다. LED 스크린과 입체적인 영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유미의 머릿속 공간인 '세포 마을'을 시각적으로 화려하게 구현해냈다. 이는 평면적인 웹툰의 상상력을 3차원의 무대 언어로 확장한 결과물로, 관객들로 하여금 마치 유미의 내면 세계에 직접 들어와 있는 듯한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화려한 영상미와 배우들의 역동적인 안무가 결합된 무대는 원작이 지닌 '내 삶의 주인공은 바로 나'라는 핵심 메시지를 더욱 직관적이고 감동적으로 전달하는 장치가 된다.

 

출연 배우들의 열연 또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등 공신이다. 사랑 세포 역을 맡은 배우 유리아는 개막 직후 전해진 소감을 통해 세포 하나하나의 간절한 노력이 모여 무대라는 거대한 우주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대한 벅찬 감동을 전했다. 배우들은 각기 다른 성격의 세포를 연기하며 인간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려낸다. 이러한 배우들의 에너지는 객석까지 고스란히 전달되어, 관객들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게 만드는 공감의 장을 형성하고 있다.

 


공연계는 '유미의 세포들'이 가진 대중적 인지도가 뮤지컬 시장에 새로운 관객층을 유입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드라마를 통해 대중성을 검증받은 만큼, 뮤지컬 입문자들에게도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는 매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특히 5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치며 다듬어진 탄탄한 대본과 넘버들은 단순한 원작 재현을 넘어선 독창적인 예술성을 보여준다. 개막 초반의 폭발적인 반응은 이러한 철저한 준비 과정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펼쳐지는 세포들의 유쾌한 반란은 오는 8월 23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한여름의 무더위 속에서 유미와 세포들이 전하는 따뜻한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는 관객들에게 특별한 휴식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원작의 감동을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새로운 발견을, 뮤지컬로 처음 작품을 접하는 이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고 있는 이번 공연은 올여름 공연계의 가장 강력한 흥행 카드로 자리매김했다. 세포들의 시선으로 재해석된 유미의 성장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무대 위에서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울진 해파랑길, 동해안서 가장 조용한 '비경'

진을 관통하는 24~27구간은 약 70km에 달하는 거리 동안 동해의 순수한 얼굴을 가장 가까이서 마주할 수 있는 길로 손꼽힌다. 인위적인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가공되지 않은 원시림과 끝없이 펼쳐지는 푸른 바다가 조화를 이루는 이 구간은, 번잡한 일상을 잠시 멈추고 자신만의 호흡으로 걷고 싶은 이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울진 구간의 시작점인 24코스는 후포항에서 출발해 기성버스터미널까지 이어지는 약 20km의 여정이다. 이 길은 단순히 바다를 곁에 두고 걷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울창한 소나무 숲과 은빛 백사장이 교차하며 지루할 틈 없는 풍광을 선사한다. 길의 초입에서 만나는 등기산공원은 탁 트인 동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조망점이며, 이곳에서 시작된 발걸음은 관동팔경 중 하나인 월송정으로 이어진다. 소나무 사이로 비치는 달빛이 아름다워 이름 붙여진 월송정은 예부터 시인 묵객들이 즐겨 찾던 명소답게 고즈넉한 정취를 자랑한다.역사적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장소들도 24코스의 매력을 더한다. 조선 시대 울릉도와 독도를 수호하기 위해 바다로 나갔던 수토사들이 머물렀던 대풍헌은 우리 영토 수호의 의지를 되새기게 하는 교육적인 공간이다. 대풍헌을 지나면 고운 모래 입자로 유명한 구산해변이 나타나는데, 이곳은 거친 파도 소리 대신 잔잔한 물결이 발등을 적시는 평화로운 분위기가 특징이다. 해변과 숲길이 적절한 비율로 섞여 있어 도보 여행자들이 체력을 안배하며 걷기에 안성맞춤인 구간이다.울진 해파랑길이 다른 구간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걷기 뒤에 찾아오는 풍성한 즐길 거리다. 길 위에서 만나는 신선한 해산물은 여행자의 허기를 달래주기에 충분하며, 일정을 마친 뒤 즐기는 온천욕은 쌓인 피로를 눈 녹듯 사라지게 한다. 자연이 주는 시각적 즐거움에 미각과 촉각의 만족까지 더해지니 오감을 만족시키는 여행이라 불릴 만하다. 특히 울진의 바다는 다른 동해안 도시들에 비해 한적한 편이어서, 오로지 파도 소리에만 집중하며 사색에 잠길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최근에는 이러한 울진의 자연미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되고 있다. 울진군은 해파랑길 이용객들을 위해 주요 거점마다 쉼터를 정비하고,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도시락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도보 여행자 중심의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길을 걷는 행위를 넘어 지역의 문화와 음식을 깊이 있게 체험하는 '체류형 관광'으로의 변화를 꾀하는 시도다. 덕분에 울진 구간은 해파랑길 전체 코스 중에서도 만족도가 가장 높은 구간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여름의 정점으로 향하는 7월, 울진의 해파랑길은 푸른 바다와 초록빛 숲이 만들어내는 천연의 그늘을 내어주며 여행객을 맞이한다. 후포항의 활기찬 기운에서 시작해 기성의 고요한 마침표에 이르기까지, 24코스가 선사하는 풍경은 걷는 이의 마음속에 지워지지 않는 잔상을 남긴다. 인공적인 소음이 사라진 자리를 파도와 바람 소리가 채우는 울진의 길 위에서, 여행자들은 가공되지 않은 자연이 주는 위로를 경험하며 다시 나아갈 힘을 얻는다. 푸른 동해를 벗 삼아 걷는 울진의 여름은 그렇게 도보 여행자들의 기억 속에 기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