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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항의에도…일본, 제트 추진 요격 드론 개발

 일본의 산업용 드론 전문 기업 테라 드론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개발사인 위니랩과 어메이징 드론을 전격 인수하며 글로벌 방산 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이번 인수는 단순히 기업의 규모를 키우는 차원을 넘어, 러시아군의 자폭 드론을 공중에서 격추하는 실전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테라 드론은 이미 우크라이나 현지에 요격 드론인 '테라 A1'과 '테라 A2'를 공급하며 실전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 정부가 일본 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할 만큼 민감한 사안으로 비화되었다.

 

테라 드론의 이러한 행보는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2027년 요격 드론 실전 배치 계획과 궤를 같이한다. 일본 방위장비청은 드론 방어 네트워크인 '실드' 프로젝트를 통해 자국 내 주요 군사 시설을 보호하려 하며, 참여 조건으로 '해외 실전 경험'이라는 엄격한 잣대를 내걸었다. 현재 일본 내에서 이 조건을 충족하는 업체는 테라 드론이 유일하며, 회사는 최고 시속 440km에 달하는 제트 추진 요격 드론 개발을 통해 다층 방어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이 이토록 요격 드론 확보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중국과 북한의 급성장한 드론 전력이 자리 잡고 있다. 세계 민간 드론 시장을 장악한 중국은 대만 침공 시 미군과 자위대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수백만 대의 자폭 드론을 동원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러시아로부터 드론 기술을 전수받은 북한까지 가세하면서, 일본은 난세이 제도의 미사일 기지와 레이더 시설을 지키기 위한 비대칭 전력 확보가 시급해졌다. 드론은 이제 현대전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방위 산업의 전통 강자인 미쓰비시중공업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군사용 드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요격 및 공격용 드론 시제기를 방위성에 전달하며 대형 무기 체계 위주였던 사업 구조를 드론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하는 모습이다. 일본 정부 또한 연내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통해 AI와 드론을 활용한 무인 전력 강화를 명문화할 방침이다. 이는 자위대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장거리 반격 능력을 갖추기 위한 법적·제도적 토대가 될 전망이다.

 


일본의 적극적인 행보는 글로벌 방산 기업들을 아시아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의 앤두릴과 포르투갈의 테케베르 등 유수의 드론 스타트업들은 일본 내에 생산 기지를 구축하거나 현지 부품을 활용한 시제품 제작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기업들 또한 일본의 정밀 제조 능력을 빌려 드론을 공동 생산하고, 이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지역인 필리핀 등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이 아시아 드론 방산의 거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일본은 드론 기술 협력을 발판 삼아 약 900조 원 규모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시장 선점에도 나선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에너지 현대화와 교통 인프라 복구를 위해 일본의 대기업들과 공동 산업부흥기금을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단순한 인도적 지원을 넘어 일본의 경제 안보 전략과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전쟁터에서 검증된 드론 기술과 전후 복구 사업의 결합은 향후 수십 년간 일본 방위 산업과 경제 지형을 바꾸는 결정적인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인가, 아시아인가… 이스탄불의 유혹

건축 유산들이 제국의 영광을 증언하며 서 있다. 1461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전통시장 그랜드 바자르는 수천 개의 상점이 미로처럼 얽혀 매일 수십만 명의 방문객을 불러모은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예니 모스크의 400년 된 실루엣은 이스탄불을 찾는 이들에게 가장 먼저 중세의 시간을 선사하며 도시의 정체성을 각인시킨다.갈라타 다리를 건너 신시가지로 넘어가면 튀르키예의 현대적인 얼굴이 드러난다. 번화가인 이스티클랄 거리는 세련된 카페와 악기점들이 줄지어 있어 부산의 서면을 떠올리게 하는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2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바클라바 전문점 '카라쾨이 귈뤼올루'는 품질 유지를 위해 본점 한 곳만 고집하는 장인 정신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달콤한 페이스트리는 신시가지의 감각적인 미술관과 맛집 탐방에 지친 여행객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휴식을 제공한다.조금 더 여유로운 현지인의 일상을 엿보고 싶다면 페리를 타고 아시아지구인 카디쿄이로 향하는 것이 좋다. 보스포루스 해협을 가로지르는 30분간의 항해는 그 자체로 하나의 여행 코스가 되어 도시의 전경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시끌벅적한 관광지에서 벗어난 아시아지구의 골목길은 아기자기한 식당과 카페들이 숨어 있어 느긋한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이처럼 이스탄불은 세 개의 지구가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며 여행자들에게 지루할 틈 없는 여정을 선사한다.이스탄불의 진면목은 길거리에서 만나는 다채로운 미식에서 완성된다. 흔히 케밥이라 하면 고기 기둥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숯불에 구운 양 곱창을 향료와 섞어 빵에 끼워 먹는 '코코레치'처럼 강렬한 풍미의 요리들이 가득하다. 고등어를 통째로 구워 채소와 곁들인 생선 샌드위치나 생고기 대신 통밀 반죽을 사용해 채식 요리로 변신한 '치이 쾨프테'는 이 도시의 유연한 식문화를 잘 보여준다. 여기에 자색 당근을 발효시킨 짭짤한 음료 '샬감 수유'를 곁들이면 기름진 맛을 잡아주는 의외의 조화를 경험하게 된다.도시의 소란함을 뒤로하고 남서부 데니즐리로 향하면 비현실적인 풍경의 파묵칼레가 나타난다. '목화의 성'이라는 이름처럼 하얀 석회층이 계단식으로 쌓인 이곳은 푸른 온천수가 층층이 고여 외계 행성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인 이곳은 지형 보호를 위해 반드시 맨발로 걸어야 하며, 36도 안팎의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피부와 관절의 피로가 풀리는 효험을 느낄 수 있다. 석회층 바로 위에는 기원전 2세기에 건설된 고대 도시 히에라폴리스의 유적이 광활하게 펼쳐져 자연과 역사의 경이로움을 동시에 전한다.히에라폴리스의 하이라이트는 1만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로마식 극장이다. 서기 129년에 건립된 이 극장은 무대 중앙의 작은 소리가 맨 윗줄까지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정교한 설계 기술을 자랑한다. 극장 내부의 '클레오파트라 수영장'은 고대 건축물의 잔해가 물속에 잠겨 있는 독특한 노천 온천으로, 과거의 영웅들이 즐겼던 휴식을 오늘날의 여행객들이 그대로 재현할 수 있게 한다. 튀르키예의 광활한 대지 위에 수놓아진 이러한 유산들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인류 문명의 깊이를 체감하게 하는 묵직한 감동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