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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미국행 '호화 VIP' 논란, 알고보니 가짜뉴스

 축구 국가대표팀의 건강을 책임져온 송준섭 수석주치의가 최근 홍명보 전 감독을 향해 쏟아지는 악의적인 의혹들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송 박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홍 전 감독의 미국행을 '도피'로 규정하는 시각에 대해 깊은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사람이 가장 힘들 때 찾는 곳은 결국 가족이라며, 월드컵 참사 이후 심신이 지친 감독이 가족이 있는 곳으로 향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선택을 비난의 도구로 삼는 현실을 꼬집었다. 이는 홍 전 감독이 사퇴 직후 미국으로 떠나자마자 불거진 각종 추측성 보도에 대한 일침으로 풀이된다.

 

홍명보 전 감독은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은 지 이틀 만인 지난 2일 로스앤젤레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당시 공항에 나타난 그는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극도로 말을 아끼는 등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장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일각에서는 홍 전 감독이 향후 예정된 국회 청문회나 기술위원회의 질타를 피하고자 전략적으로 해외로 몸을 숨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결과적으로 그의 출국은 단순한 휴식이 아닌 책임 회피를 위한 수단으로 비춰지며 거센 비난 여론을 형성했다.

 


논란을 더욱 부채질한 것은 홍 전 감독이 현지 공항에서 고가의 유료 서비스를 이용해 일반 승객과는 다른 VIP 통로로 빠져나갔다는 보도였다. 이른바 'PS 다이렉트'라고 불리는 이 서비스는 고액의 비용을 지불해야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월드컵 참사로 실망한 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감독으로서의 책임감보다는 개인의 안위와 특권을 우선시했다는 프레임이 씌워지면서 홍 전 감독에 대한 비판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해당 보도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확인 결과 홍 전 감독의 미국 방문은 월드컵 전부터 계획된 가족 상봉 일정이었으며, 호화 서비스 이용설 역시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 특히 홍 전 감독이 이용한 항공사는 해당 공항에서 보도된 것과 같은 VIP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정확한 확인 절차 없이 자극적인 소재만을 부각한 보도들이 한 개인을 파렴치한 도망자로 몰아세운 셈이다. 송 박사는 비판을 하더라도 정확한 사실관계에 근거해야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며, 무분별한 마녀사냥식 보도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송 박사는 시차 때문인지 안타까움 때문인지 밤잠을 설쳤다며 홍 전 감독이 겪고 있을 심적 고통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팀 주치의로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감독의 고뇌를 지켜봐 온 인물이기에, 사실과 동떨어진 의혹들이 진실인 양 퍼져나가는 상황을 묵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발언은 감정적인 비난에 매몰되어 있던 축구 팬들에게 사건의 이면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팩트가 빠진 비판은 건전한 비판이 아닌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현재 홍명보 전 감독은 미국 현지에서 가족들과 머물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컵 실패에 대한 책임론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개인의 사생활과 사실관계까지 왜곡하며 비난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송 박사의 이번 발언은 과열된 비난 여론 속에서 냉정한 팩트 체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향후 홍 전 감독이 귀국 후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줄지가 축구계의 남은 과제로 남게 되었다.

 

유럽인가, 아시아인가… 이스탄불의 유혹

건축 유산들이 제국의 영광을 증언하며 서 있다. 1461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전통시장 그랜드 바자르는 수천 개의 상점이 미로처럼 얽혀 매일 수십만 명의 방문객을 불러모은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예니 모스크의 400년 된 실루엣은 이스탄불을 찾는 이들에게 가장 먼저 중세의 시간을 선사하며 도시의 정체성을 각인시킨다.갈라타 다리를 건너 신시가지로 넘어가면 튀르키예의 현대적인 얼굴이 드러난다. 번화가인 이스티클랄 거리는 세련된 카페와 악기점들이 줄지어 있어 부산의 서면을 떠올리게 하는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2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바클라바 전문점 '카라쾨이 귈뤼올루'는 품질 유지를 위해 본점 한 곳만 고집하는 장인 정신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달콤한 페이스트리는 신시가지의 감각적인 미술관과 맛집 탐방에 지친 여행객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휴식을 제공한다.조금 더 여유로운 현지인의 일상을 엿보고 싶다면 페리를 타고 아시아지구인 카디쿄이로 향하는 것이 좋다. 보스포루스 해협을 가로지르는 30분간의 항해는 그 자체로 하나의 여행 코스가 되어 도시의 전경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시끌벅적한 관광지에서 벗어난 아시아지구의 골목길은 아기자기한 식당과 카페들이 숨어 있어 느긋한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이처럼 이스탄불은 세 개의 지구가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며 여행자들에게 지루할 틈 없는 여정을 선사한다.이스탄불의 진면목은 길거리에서 만나는 다채로운 미식에서 완성된다. 흔히 케밥이라 하면 고기 기둥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숯불에 구운 양 곱창을 향료와 섞어 빵에 끼워 먹는 '코코레치'처럼 강렬한 풍미의 요리들이 가득하다. 고등어를 통째로 구워 채소와 곁들인 생선 샌드위치나 생고기 대신 통밀 반죽을 사용해 채식 요리로 변신한 '치이 쾨프테'는 이 도시의 유연한 식문화를 잘 보여준다. 여기에 자색 당근을 발효시킨 짭짤한 음료 '샬감 수유'를 곁들이면 기름진 맛을 잡아주는 의외의 조화를 경험하게 된다.도시의 소란함을 뒤로하고 남서부 데니즐리로 향하면 비현실적인 풍경의 파묵칼레가 나타난다. '목화의 성'이라는 이름처럼 하얀 석회층이 계단식으로 쌓인 이곳은 푸른 온천수가 층층이 고여 외계 행성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인 이곳은 지형 보호를 위해 반드시 맨발로 걸어야 하며, 36도 안팎의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피부와 관절의 피로가 풀리는 효험을 느낄 수 있다. 석회층 바로 위에는 기원전 2세기에 건설된 고대 도시 히에라폴리스의 유적이 광활하게 펼쳐져 자연과 역사의 경이로움을 동시에 전한다.히에라폴리스의 하이라이트는 1만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로마식 극장이다. 서기 129년에 건립된 이 극장은 무대 중앙의 작은 소리가 맨 윗줄까지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정교한 설계 기술을 자랑한다. 극장 내부의 '클레오파트라 수영장'은 고대 건축물의 잔해가 물속에 잠겨 있는 독특한 노천 온천으로, 과거의 영웅들이 즐겼던 휴식을 오늘날의 여행객들이 그대로 재현할 수 있게 한다. 튀르키예의 광활한 대지 위에 수놓아진 이러한 유산들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인류 문명의 깊이를 체감하게 하는 묵직한 감동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