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40도 찜통에 얼음 '싹쓸이'…편의점 매출 폭발

 전국적으로 40도에 달하는 기록적인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주말, 편의점 업계가 얼음과 아이스크림 등 여름 상품 매출 폭발로 유례없는 특수를 누렸다. 기상청이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폭염중대경보를 발효하며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무더위를 예고하자, 시민들이 집 근처 편의점으로 몰려들며 냉감 상품을 싹쓸이한 결과다. 특히 이번 주말은 삼복더위 중 하나인 중복과 겹치면서 시원한 음료뿐만 아니라 간편 보양식을 찾는 수요까지 가세해 매출 상승 폭을 키웠다.

 

주요 편의점 브랜드들의 매출 통계를 살펴보면 무더위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GS25는 지난 주말 동안 얼음과 이온음료 매출이 전주 대비 40% 이상 급증했으며, 생수와 아이스크림 역시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CU와 세븐일레븐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얼음컵과 파우치 음료 등 즉석에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상품군이 매출 신장을 견인했으며, 쿨토시와 같은 여름용 기능성 잡화류까지 평소보다 훨씬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며 편의점이 사실상 동네 얼음 창고 역할을 수행했다.

 


중복 당일이었던 지난 토요일에는 편의점표 보양식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인해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이 부담스러워진 소비자들이 편의점의 가성비 높은 간편식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닭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보양식은 물론, 장어와 훈제오리 등 고급 식재료를 활용한 도시락과 삼각김밥 등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특정 브랜드의 경우 보양식 시리즈 누적 판매량이 단숨에 15만 개를 돌파하며 복날 대목을 톡톡히 누렸다.

 

편의점 업계는 이러한 수요 변화에 맞춰 상품 구성을 더욱 세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캔 음료나 아이스크림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생과일 스무디나 들깨 수제비처럼 전문점 수준의 맛을 구현한 차별화 상품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특히 유명 식품 기업이나 스타 셰프와의 협업을 통해 출시한 보양 간편식들은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1인 가구 청년층의 입맛까지 사로잡으며 편의점의 새로운 주력 상품군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폭염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에 따라 유통업계의 마케팅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편의점들은 8월 말까지 이온음료와 주류, 제철 과일을 대상으로 대규모 할인 행사를 이어가며 소비 심리를 자극할 계획이다. 또한 무더위로 외출을 꺼리는 고객들을 위해 배달 서비스와 연계한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냉방 시설이 완비된 매장 내부를 휴게 공간으로 적극 개방하는 등 폭염 대응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 주에도 최고체감온도가 38도 이상 유지되는 극한의 더위가 전국을 덮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편의점 업계는 물류 시스템을 풀가동해 얼음과 생수 등 필수 상품의 재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유통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이 일상화되면서 편의점이 단순한 소매점을 넘어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원하는 생활 밀착형 거점으로서의 위상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도다완의 비밀…임진왜란은 도자기 전쟁

는 야욕으로 이어졌고, 이는 결국 1592년 임진왜란이라는 비극을 초래했다. 하지만 이 전쟁의 이면에는 영토 확장 이상의 목적이 숨어 있었는데, 바로 조선의 독보적인 도자기 기술과 도공들을 확보하려는 문화적 약탈이었다. 당시 일본 지배층 사이에서 불어닥친 다도 열풍은 조선의 분청사기를 단순한 그릇 이상의 전략 자산으로 격상시켰다.전쟁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다도에 깊이 심취해 이를 통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한 인물이었다. 그는 다성 센 리큐를 스승으로 모시며 일본만의 독특한 다도 문화를 정립했다. 당시 일본 다도의 핵심은 가루차를 물에 풀어 마시는 말차였는데, 이를 담아내는 그릇인 다완은 차가 쉽게 식지 않도록 크고 묵직해야 했다.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중국산 다기에 반발해 소박하고 정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던 일본 다도계는 조선의 투박한 분청사기에서 그들이 갈구하던 '와비·사비'의 정수를 발견했다.조선에서 막사발로 불리며 백성들이 밥그릇이나 국그릇으로 쓰던 생활 자기는 일본 상인과 무사들의 눈에 최고의 명물로 비쳤다. 완벽한 대칭보다는 비대칭의 자연스러움을, 매끄러움보다는 투박한 질감을 지닌 막사발은 일본 다도가 추구하는 무소유와 평온의 철학에 완벽히 부합했다. 특히 그릇 밑부분에 뭉친 유약의 거친 감촉이 일본도의 손잡이와 유사하다는 점은 사무라이들의 소유욕을 자극했다. 조선의 흔한 흙으로 빚은 그릇이 일본에서는 성 한 채와 바꿀 정도의 귀한 대접을 받게 된 배경이다.실제로 일본 교토 다이도쿠치가 소장한 일본 국보 26호 '이도다완'은 조선의 이름 없는 도공이 만든 막사발이다. 조선의 생활용품이 일본의 국보가 된 이 아이러니한 상황은 임진왜란이 왜 '도자기 전쟁'으로 불리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히데요시는 침공 직후 조선의 유능한 도공들을 잡아오라는 칙령을 내릴 정도로 도자기 기술 확보에 집착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조선 도공이 일본으로 끌려갔고, 찬란했던 분청사기의 맥은 조선 땅에서 끊기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고흥 운암산 서쪽의 운대리 일대는 이러한 분청사기의 황금기를 증언하는 귀중한 유적지다. 이곳에는 청자와 분청사기 가마터 30여 개소가 밀집해 있어 고려에서 조선으로 이어지는 자기 변천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유약에 그릇을 통째로 담갔다 빼는 '덤벙 분청사기'는 고흥 운대리에서 독보적인 예술적 경지에 올랐다. 꾸밈없는 순백의 미를 자랑하는 덤벙 분청사기는 조선 도자기 미학의 정점으로 평가받으며 오늘날까지도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임진왜란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조선의 분청사기는 한 나라의 국보가 되기도, 한 나라의 기술 단절을 가져오기도 했다. 고흥 운암산의 가마터는 그 찬란했던 예술혼과 전쟁의 상흔을 동시에 품은 채 오늘날 우리 곁에 남아 있다. 400여 년 전 일본 무사들이 성을 내주면서까지 갖고 싶어 했던 조선 막사발의 진정한 가치는, 비대칭의 투박함 속에 담긴 우리 민족의 소박하고도 강인한 생명력에 있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