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령 셔틀 중단, 한강버스 야간관광에 올인

 서울시가 한강의 수변 관광 활성화와 시민 편의를 위해 오는 15일부터 한강버스의 운항 횟수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특히 노을이 지는 시간대와 야경을 감상하려는 수요가 몰리는 점을 고려해 주간과 야간에 걸쳐 총 8회의 운항을 추가한다. 이번 결정은 한강을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서울의 대표적인 야간 관광 명소로 키우겠다는 시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세부 운항 계획을 살펴보면 퇴근 시간 이후의 야간 노선 보강이 눈에 띈다. 잠실에서 출발해 여의도로 향하는 노선은 오후 6시 50분과 7시 20분에 각각 배편을 추가했으며, 여의도에서 마곡으로 가는 노선도 오후 8시 이후 두 차례 더 운항한다. 낮 시간대에도 마곡과 여의도, 잠실을 잇는 구간에 증편이 이뤄져 시민들이 한강의 풍광을 더 자주 즐길 수 있게 됐다.

 


운항 횟수는 늘어나는 반면, 선착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운영되던 무료 셔틀버스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마곡과 잠실, 압구정 선착장을 인근 지하철역과 연결하던 셔틀버스는 이달을 끝으로 모든 운행을 종료했다. 운영사인 한강버스는 이용객 저조와 예산 부담 등을 이유로 버스 업체와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으며, 향후 재개 계획도 없음을 분명히 했다.

 

셔틀버스 폐지의 결정적 배경에는 심각한 이용률 저조와 예산 낭비 논란이 자리 잡고 있다. 앞서 서울시의회에서는 매달 4,600만 원이라는 거액의 고정 비용이 투입됨에도 불구하고, 하루 평균 이용객이 10명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력히 비판해 왔다. 지난 4월에는 관련 지원 근거를 담은 업무협약 변경안이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게 됐다.

 


운영사 측은 셔틀버스 중단에 따른 시민 불편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주요 선착장 인근에 시내버스 정류장이 잘 갖춰져 있어 대체 수단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수요가 없는 곳에 과도한 예산을 쏟기보다는, 실제 이용객이 많은 운항 시간대를 늘리는 것이 전체적인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는 분석이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서울시는 이번 운항 확대를 통해 한강 주변 상권의 소비 진작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야간 관광객이 늘어나면 선착장 인근의 식당과 카페 등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계산이다. 시는 앞으로도 이용객들의 탑승 패턴을 정밀하게 분석해 한강버스가 시민들의 일상 속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선을 최적화해 나갈 방침이다.

 

부산 밀면의 시초 내호냉면, 100년 역사의 향기

동 소막마을은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깃든 상징적인 장소다. 일제강점기 한우를 수탈해 일본으로 보내기 위해 지어졌던 거대한 소 막사들은 전쟁이 터지자 갈 곳 없는 피란민들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짐승이 머물던 축사에 사람이 들어가 다락방을 만들고 삶을 이어갔던 이 독특한 주거 형태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비극적 역사의 산물이다.소막마을의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부산의 대표 음식인 밀면의 탄생 비화와 마주하게 된다. 함경남도 흥남에서 피란 내려온 일가가 1919년부터 이어온 냉면의 전통을 부산에서 다시 꽃피운 것이 그 시작이다. 전쟁 직후 메밀을 구하기 힘들었던 시절, 구호 물자로 받은 밀가루를 냉면 제조 방식에 접목해 탄생한 것이 바로 부산 밀면이다.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이 노포는 단순한 음식점을 넘어 척박한 피란 살이 속에서 고향의 맛을 그리워하던 실향민들의 슬픔을 달래주던 안식처였다.피란민들의 또 다른 눈물이 서린 곳은 영도다리라고 불리는 영도대교다. 1934년 준공된 국내 최초의 연륙교이자 도개교인 이곳은 헤어진 가족을 찾으려는 이산가족들이 매일같이 모여들던 만남의 광장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피란민들은 "살아있다면 영도다리에서 만나자"는 약속 하나로 모진 세월을 견뎠다. 다리의 한쪽 끝이 하늘을 향해 들리는 생경한 풍경은 당시 사람들에게는 재회를 향한 희망의 상징이었으며, 수많은 대중가요의 소재가 되어 피란민들의 고달픈 삶을 대변했다.영도다리는 원래 피란수도 유산 목록에 없었으나 그 역사적 상징성을 인정받아 최근 추가로 등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과거 하루에 많게는 일곱 번씩 배가 지나갈 때마다 다리를 들어 올렸던 도개 행사는 1960년대에 중단되었다가 2013년에 이르러서야 재개되었다. 현재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만 다리가 올라가는 장관을 볼 수 있어, 이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다리 주변은 매주 장인인산해를 이룬다. 다리가 들리는 짧은 시간 동안 사람들은 70여 년 전 이곳에서 가족을 기다리던 이들의 간절함을 되새긴다.부산의 산복도로와 항구 주변에 흩어진 이 유산들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인류의 회복력을 보여준다. 소 막사를 집으로 개조하고 밀가루로 냉면을 만들어 먹으며 이산가족을 기다리던 그 시절의 기록은 이제 인류 공통의 유산으로 보존될 준비를 하고 있다. 유네스코 자문기구의 현지 실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부산시는 이들 유산이 지닌 역사적 진정성을 알리기 위해 소막마을의 원형 복원과 영도다리 주변의 역사 공원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피란수도 부산의 1,023일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가장 어두웠던 시기인 동시에 가장 강인했던 시간이었다. 소막마을의 밀면 향기와 영도다리의 도개 소리는 세대를 넘어 오늘날 우리에게 역사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세계유산 등재 추진은 단순히 과거를 기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쟁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 한국인의 생명력을 세계에 증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부산의 골목마다 스며있는 피란 시절의 기억은 이제 평화를 염원하는 전 세계인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될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