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창극·경극·콘 한자리에, 아시아 음악극 축제

 한국의 창극을 필두로 아시아 각국의 전통 음악극이 서울의 가을 밤을 수놓는다. 국립극장은 다음 달 3일부터 26일까지 해오름·달오름·하늘극장에서 ‘2026 창극 중심 세계음악극축제’를 개최하며 관객들을 음악극의 긴 여정으로 초대한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를 맞이한 이번 축제는 ‘뮤직 드라마 오디세이’라는 부제 아래, 국립극장 제작 공연과 국내외 초청작 등 총 9편의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이며 아시아 공연 예술의 정수를 한자리에서 펼쳐 보일 예정이다.

 

이번 축제의 백미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태국의 전통 가면무용극 ‘콘(Khon)’의 방한이다. 태국 문화예술부 왕립무용단이 선보이는 ‘콘: 라마끼엔의 이야기’는 화려한 가면과 의상, 정교한 몸짓이 결합된 태국의 대표 예술이다. 인도의 서사시 ‘라마야나’를 태국식으로 재해석한 이 작품은 소리 중심인 우리 창극과 달리 시각적 미학이 극대화된 공연 양식을 보여준다. 관객들은 이를 통해 아시아 음악극이 가진 서로 다른 매력을 깊이 있게 비교해 볼 수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경극의 변신도 주목할 만하다. 상하이 경극원은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을 경극으로 탈바꿈시킨 ‘지단 왕자의 복수’를 무대에 올린다. 서양 고전의 서사를 고대 중국의 가상 국가로 옮겨와 왕자의 고뇌와 복수를 경극 특유의 창법과 몸짓으로 풀어낸다. 화려한 의상과 절제된 무대 미학이 만난 이 작품은 동서양 예술의 절묘한 조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경극이 가진 현대적 확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국내 초청작들은 지역의 역사와 공동체의 삶을 음악극으로 승화시킨 다양한 시도를 보여준다. 전쟁의 아픔 속에서 아들을 찾는 여성을 그린 ‘독갑이댁 수레노래’와 광주 희경루의 연회를 모티브로 한 ‘희경루방회도’가 관객을 찾는다. 또한 1930년대 제주 해녀의 항일 투쟁을 탐정극 형식으로 엮은 ‘해녀탐정 홍설록’과 한국 근현대사 100년을 대중가요 42곡으로 엮어낸 주크박스 음악극 ‘백만사’는 전통과 현대, 대중성을 아우르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국립극장이 직접 제작한 창극 시리즈는 축제의 중심을 든든하게 잡는다. 판소리 ‘수궁가’의 뒷이야기를 상상력으로 채운 고선웅 연출의 ‘귀토’와 흥보가의 해학을 콘서트 형식으로 압축한 ‘창극콘서트-흥보, 박을 타다’가 무대에 오른다. 특히 장애인과 비장애인 배우가 함께 호흡을 맞추는 무장애 음악극 ‘옹옹옹’은 고전 ‘옹고집전’을 바탕으로 예술의 포용성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실현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장 내부뿐만 아니라 야외에서도 음악극의 열기는 계속된다. 9월 5일부터 13일까지 매주 주말, 국립극장 문화광장 시계탑 앞에서는 젊은 소리꾼들의 판소리 다섯 바탕을 만날 수 있는 야외 무대가 펼쳐진다. 가을바람과 함께 즐기는 우리 소리는 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킬 전망이다. 아시아 전통 예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이번 축제는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예술적 경험을 선사하며 음악극의 새로운 지평을 열 준비를 마쳤다.

 

 

 

이월드 30년, 1억 명이 찾은 도심 속 낙원

사시대의 숨결이 흐르고, 도심 한복판 오아시스 같은 수변공원이 평범한 일상에 쉼표를 찍어준다. 화려한 놀이공원의 불빛이 밤하늘을 수놓는가 하면, 외곽의 캠핑장에서는 쏟아지는 별빛을 마주할 수 있다. 도심의 편리함과 여행지의 설렘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달서구의 매력적인 명소들을 짚어봤다.달서구의 랜드마크인 이월드는 1995년 개장 이후 누적 방문객 1억 명을 돌파하며 국내 3대 테마파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개장 30주년을 기점으로 더욱 다채로워진 이곳은 '메가스윙360'과 '부메랑' 등 짜릿한 놀이기구로 모험가들을 유혹한다. 특히 103m 높이에서 급강하하는 '스카이드롭'은 대구 시내를 발아래 두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놀이기구 이용 후 인접한 83타워 전망대에 오르면 해발 312m 높이에서 대구 전경을 한눈에 조망하며 미식을 즐길 수 있다.이월드 건너편의 두류공원은 시민들의 안식처이자 문화의 중심지다. 5km에 달하는 금봉산 둘레길은 최근 러닝 크루들의 성지로 각광받고 있으며, 여름철 운영되는 두류워터파크는 도심 속 피서지로 인기가 높다. 야외 음악당과 도서관 등 풍부한 인프라를 갖춰 단순한 공원을 넘어선 복합 문화 공간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곳은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자연 풍경과 함께 시민들에게 도심 속 여유를 제공하는 달서구의 허파와도 같은 존재다.달서구의 또 다른 얼굴은 2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선사시대 유적지다. 2006년 월성동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발견된 1만 3,000여 점의 유물은 대구의 거주 역사를 구석기 시대까지 확장시킨 역사적 사건이었다. 구는 이를 기념해 진천동과 상인동 일대를 '선사시대로 테마거리'로 조성했다. 거대한 매머드와 검치호랑이 등 실감 나는 움직이는 조형물들은 마치 지붕 없는 박물관을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아이들에게는 교육적 재미를, 성인들에게는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자연의 평온함을 찾는다면 도원동의 월광수변공원이 제격이다. 도원지를 감싸는 수변 산책로와 2만여 본의 향토 수종이 어우러진 이곳은 멸종위기종인 수달이 발견될 만큼 청정한 생태계를 자랑한다. 밤이면 화려한 음악분수가 호수 위를 수놓고, 가을이면 붉게 물든 단풍이 장관을 이룬다. 인근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달성습지와 대명유수지 역시 도심 속 범람 하천 습지로서 계절마다 변화하는 생태계의 신비로움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객을 위한 배려도 돋보인다. 달서 반려견 놀이터는 중·소형견과 대형견 공간을 분리해 안전한 활동을 보장하며 펫카페 등 편의시설을 완비했다. 여행의 마무리는 송현동 앞산 자락에 위치한 달서별빛캠프 캠핑장이 장식한다. 도심 야경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는 이곳은 카라반과 숲속 캠핑 등 다양한 옵션을 제공해 예약 전쟁이 벌어질 만큼 인기가 높다. 일상의 익숙함 속에서 발견하는 달서구의 반전 매력은 여행자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