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큐브

오세훈·한동훈 결집, "보수 가치 회복이 우선"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보수 진영의 유력 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현 정부의 외교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세력 결집에 나섰다. 25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혁신포럼 세미나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나란히 참석해 보수 가치의 회복을 역설했다. 6·3 지방선거 이후 두 인사가 공식 석상에서 함께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사실상 현 야권의 주도권 재편을 예고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날 세미나의 핵심 화두는 이재명 정부의 대미 외교 실패와 보수 정당의 체질 개선이었다. 오세훈 시장은 축사를 통해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강조하며 미래혁신포럼이 야당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오 시장은 과거 발언을 상기시키며 원내 중심 정당으로의 전환이 시급함을 재차 피력했다. 이는 현재 장동혁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운영 방식에 대한 강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한동훈 의원 역시 보수 정치의 재건이 현 정부를 견제할 유일한 수단임을 분명히 했다. 한 의원은 국민 중심의 정치를 강조하며 현재의 야권이 민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무소속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보수 진영의 핵심 의원들과 교감을 이어가는 모습은 향후 그의 정계 복귀나 새로운 세력 형성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포럼 회장인 김기현 의원 또한 당원 중심에서 벗어나 국민 중심으로 축을 옮겨야 한다며 힘을 보탰다.

 

참석자들은 특히 이재명 정부의 외교 안보 정책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한미연합훈련 축소와 북미 관계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한국이 소외되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에 대한 우려가 주를 이뤘다. 김기현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북핵 용인 가능성을 언급하며, 현 정부의 대응이 국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이는 보수 진영이 안보 이슈를 고리로 결집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보인다.

 


오세훈 시장은 한반도 운명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협상 당사자가 아닌 객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드러냈다. 이재명 대통령이 현실적인 안보 위협을 외면한 채 실효성 없는 평화체제 전환에만 매몰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오 시장은 북미 간의 직접 거래가 현실화될 경우 발생할 외교적 고립을 막기 위해 보수 진영이 대안적인 대전략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의원은 현 정권의 외교 수사를 '방구석 여포'라는 거친 표현을 빌려 강도 높게 비난했다. 국내 정치용 레토릭이 남발되면서 전통적 우방인 미국과의 신뢰 관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 의원은 원칙 없는 외교가 국익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하며, 보수 진영이 외교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실무적 역량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과 사는 남자' 효과… 영월 청령포 인산인해

곳의 상흔 남은 터전들이 새로운 문화적 숨결을 얻어 부활하는 중이다. 수백 년 전의 역사적 비극을 간직한 공간들이 잊히지 않고 대중의 발길을 끌어모으는 역설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모습이다.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선풍적인 흥행 기록을 남긴 이후, 단종의 애달픈 서사가 서린 영월 청령포는 연일 몰려드는 관람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상영이 완전히 끝난 이후에도 열기가 식지 않으면서 지역 상권과 숙박 시설은 이례적인 호황을 누리는 중이다. 한적했던 지방 소도시의 식당과 명소마다 대기 행렬이 이어지는 기현상이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삼면이 강물로 둘러싸이고 뒤편은 가파른 절벽으로 막힌 청령포는 조선 6대 임금 단종이 유배 생활을 했던 천연의 고립지다. 숙부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17세의 어린 나이에 비극적인 생을 마감해야 했던 군주의 서글픈 역사는 자욱한 물안개 속 소나무 숲과 함께 서늘한 중압감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에는 단종이 기거했던 어소와 그 세월을 묵묵히 지켜본 관음송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통성을 지녔음에도 비운의 운명을 맞이해야 했던 단종의 삶은 오랫동안 풀어내지 못한 역사적 한으로 남아왔다. 천형과도 같았던 단절의 공간이 수백 년의 시간을 지나 대중과 호흡하는 장소로 변모한 셈이다.영화가 촉발한 역사의 재발견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미처 피어나지 못한 어린 영혼을 향한 애도와 추모의 발길로 승화되고 있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청령포 선착장을 통해 강을 건너는 관광객들의 걸음은 끊이지 않는다. 과거 단절과 철폐의 대명사였던 유배지는 이제 안타까운 역사를 되새기고 위로를 나누는 열린 추모 공간으로 탈바꿈했다.쇠퇴해 가던 옛 광산촌과 역사적 유배지가 대중문화 콘텐츠와의 결합을 통해 지역 재생의 모범 사례로 거듭나고 있다. 비극적인 서사를 간직한 지역 유산들이 스토리텔링을 얻어 대중과 소통하면서, 멈춰 섰던 강원도 영월 일대의 시간은 새로운 활력과 함께 다시 흘러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