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큐브

좌우 논객 한목소리, "정부 집권 기반 붕괴 중"

 정치적 궤적을 달리해온 두 논객이 현 정권의 국정 운영 방식을 두고 이례적으로 한목소리를 냈다. 유시민 작가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행보가 전임 정부의 권력 독점 방식과 흡사해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집권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는 현 상황이 정권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으며 여권 내부의 경직된 분위기에 경종을 울렸다.

 

유시민 작가는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 1년을 오만한 권력자의 모습으로 규정했다. 대선 당시 진보와 개혁 세력을 결집해 얻어냈던 지지 기반을 정부 스스로 해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 작가는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대표를 축출하며 지지층을 분열시켰던 사례를 언급하며, 현재 민주당 내에서 벌어지는 반명계 배제와 주류 중심의 독주 체제가 정권의 비극적 결말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지난 8월 중순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결과가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유 작가는 김민석 대표의 당선이 사실상 대통령의 대리인을 통한 당 장악 시도라고 평가하며, 이는 공화정의 기본 정신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당원들의 선택권이 제한된 상황에서 특정 계파가 당을 독식하는 구조는 민주당의 전통적인 가치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주장이다. 인사 문제에 있어서도 과거 논란이 된 인물들이 중용되는 현실을 꼬집으며 당의 도덕성 상실을 우려했다.

 

이준석 대표 역시 이재명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이 닮아가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 대표는 청와대가 대법원장의 권한인 대법관 제청 절차에 반발하는 상황을 예로 들며, 헌법 기관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가 과거 정부와 판박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의 임명권을 전방위적으로 행사하려는 집착이 국회와 사법부와의 협치를 가로막고 있다는 시각이다.

 


정치권에서는 여권이 사법부를 압박하는 배경에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다수의 재판이 대통령에게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공소 취소나 사법부 길들이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확률적으로 불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무리한 권력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러한 좌우의 동시 비판은 이재명 정부에게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집권 초기의 강력한 추진력이 지지 기반의 균열과 사법부와의 갈등으로 인해 동력을 잃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권 내부에서도 소통 부재와 일방통행식 인사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통령실이 이러한 비판을 수용해 국정 기조를 전환할지 여부가 향후 정국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왕과 사는 남자' 효과… 영월 청령포 인산인해

곳의 상흔 남은 터전들이 새로운 문화적 숨결을 얻어 부활하는 중이다. 수백 년 전의 역사적 비극을 간직한 공간들이 잊히지 않고 대중의 발길을 끌어모으는 역설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모습이다.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선풍적인 흥행 기록을 남긴 이후, 단종의 애달픈 서사가 서린 영월 청령포는 연일 몰려드는 관람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상영이 완전히 끝난 이후에도 열기가 식지 않으면서 지역 상권과 숙박 시설은 이례적인 호황을 누리는 중이다. 한적했던 지방 소도시의 식당과 명소마다 대기 행렬이 이어지는 기현상이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삼면이 강물로 둘러싸이고 뒤편은 가파른 절벽으로 막힌 청령포는 조선 6대 임금 단종이 유배 생활을 했던 천연의 고립지다. 숙부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17세의 어린 나이에 비극적인 생을 마감해야 했던 군주의 서글픈 역사는 자욱한 물안개 속 소나무 숲과 함께 서늘한 중압감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에는 단종이 기거했던 어소와 그 세월을 묵묵히 지켜본 관음송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통성을 지녔음에도 비운의 운명을 맞이해야 했던 단종의 삶은 오랫동안 풀어내지 못한 역사적 한으로 남아왔다. 천형과도 같았던 단절의 공간이 수백 년의 시간을 지나 대중과 호흡하는 장소로 변모한 셈이다.영화가 촉발한 역사의 재발견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미처 피어나지 못한 어린 영혼을 향한 애도와 추모의 발길로 승화되고 있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청령포 선착장을 통해 강을 건너는 관광객들의 걸음은 끊이지 않는다. 과거 단절과 철폐의 대명사였던 유배지는 이제 안타까운 역사를 되새기고 위로를 나누는 열린 추모 공간으로 탈바꿈했다.쇠퇴해 가던 옛 광산촌과 역사적 유배지가 대중문화 콘텐츠와의 결합을 통해 지역 재생의 모범 사례로 거듭나고 있다. 비극적인 서사를 간직한 지역 유산들이 스토리텔링을 얻어 대중과 소통하면서, 멈춰 섰던 강원도 영월 일대의 시간은 새로운 활력과 함께 다시 흘러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