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큐브

성수동 넘어 건대까지, 팝업 성지 지도 바뀐다

 단순히 물건을 사는 시대를 지나 '경험' 자체를 구매의 척도로 삼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전국 각지에 새로운 경제 성지가 탄생하고 있다. 독특한 체험을 제공하는 팝업스토어 방문이나 특정 지역의 맛집을 찾아 떠나는 '빵지순례', 개성을 드러내는 '꾸미기' 열풍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강력한 상권을 형성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서울의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대전, 김천, 양양 등 전국으로 확산하며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리는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중이다.

 

서울의 경우 성수동이 있는 성동구가 경험 마케팅의 절대적인 중심지로 군림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서울 전체에서 열린 팝업스토어 4건 중 1건이 성동구에 집중될 정도로 그 열기가 뜨겁다. 특히 성수동의 핵심 상권인 연무장길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팝업 열풍은 서울숲과 뚝섬을 넘어 동쪽인 건대입구까지 확장되는 양상이다. 이는 브랜드들이 단순히 제품을 노출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에게 얼마나 차별화된 공간 경험을 선사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로 경험과 소비가 결합했을 때 발생하는 경제적 시너지는 수치로도 입증된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의 분석에 따르면 성수동 상권의 단위 면적당 매출은 전통적인 강자인 강남을 압도하고 있다. 패션 업종의 경우 성수의 평당 매출이 강남보다 3.8배나 높았으며,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역시 성수가 강남을 크게 앞질렀다. 이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접근성이 좋은 곳보다 자신이 직접 체험하고 즐길 거리가 풍부한 곳에서 지갑을 더 기꺼이 연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역 상권 역시 고유의 콘텐츠를 무기로 외지인을 불러모으고 있다. 대전은 성심당이라는 강력한 IP를 활용해 전국적인 '빵지순례'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통계에 따르면 대전의 외지인 방문객과 관광 소비 증가율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으며, 특히 성심당 본점이 위치한 중구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김천 또한 지역 특색을 살린 김밥축제를 통해 인구수를 뛰어넘는 인파를 끌어모으며 문화관광축제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는 등 콘텐츠의 힘을 증명해냈다.

 


강원 양양과 충남 예산 역시 경험 소비의 수혜를 톡톡히 입은 지역들이다. 서핑의 성지로 불리는 양양은 성수기 체류 인구가 등록 인구의 27배에 달하며 강원도 전체 카드 사용액의 절반 이상을 견인하는 기염을 토했다. 예산시장 또한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와 협업한 대대적인 정비 이후 2030 세대의 필수 방문 코스로 급부상했다. 재개장 이후 누적 방문객 1000만 명을 돌파하며 죽어가던 전통시장이 어떻게 경험의 성지로 부활할 수 있는지를 몸소 보여주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소비자 경험 설계 능력이 브랜드와 지역의 생존을 결정짓는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소비자들의 관심사가 빠르게 변하고 유사한 경험에는 쉽게 실증을 느끼는 특성상, 상품이나 지역 고유의 매력을 체감할 수 있는 정교한 기획이 필수적이다. 결국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단 하나뿐인 경험'을 제공하는 곳만이 치열한 상권 경쟁에서 살아남아 지속적인 성장을 구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역·해운대 잇는 허브, 연산동 '신상 호텔' 떴다

내에 처음으로 상륙한 하얏트 플레이스 브랜드라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해운대나 광안리 같은 전통적인 해변 관광지와는 거리가 있지만, 오히려 주요 행정 및 업무 시설과의 뛰어난 접근성을 무기로 차별화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지하 5층에서 지상 28층에 이르는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는 이 호텔은 총 322실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일반적인 호텔 객실 160실 외에도 주방과 세탁 시설을 완비한 레지던스형 유닛 162실을 함께 운영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기 여행객은 물론, 부산에 장기 체류해야 하는 비즈니스 출장객이나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광객의 실용적인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키기 위한 전략적인 구성으로 풀이된다.호텔 로비에 들어서면 신축 건물 특유의 정갈함과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인테리어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하얏트 플레이스가 지향하는 '셀렉트 서비스' 모델은 불필요한 장식을 걷어내고 글로벌 브랜드가 갖춰야 할 본질적인 품질과 편의성에 집중한다. 과한 화려함보다는 투숙객이 머무는 동안 느끼는 실질적인 쾌적함에 우선순위를 둔 설계가 돋보이며, 이는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현대 여행자들의 취향과도 궤를 같이한다.부대시설 또한 비즈니스와 휴양의 경계를 허무는 복합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한다. 탁 트인 조망을 자랑하는 루프탑 수영장을 필두로 올데이다이닝 레스토랑, 피트니스센터, 사우나 등 다채로운 시설을 갖췄다. 여기에 각종 회의와 이벤트를 열 수 있는 전문 공간까지 마련되어 있어, 단순한 숙박 시설을 넘어 도심 속에서 일과 휴식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워케이션의 최적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무엇보다 이 호텔이 가진 강력한 무기는 '신상'이라는 매력과 글로벌 스탠다드의 결합이다. 수많은 호텔이 경쟁하는 부산 시장에서 검증된 글로벌 브랜드의 새로운 선택지가 추가되었다는 점은 여행객들에게 충분한 방문 동기를 제공한다. 특히 연산동은 부산의 지리적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서면이나 부산역, 해운대 등 주요 거점으로 이동하기가 매우 수월하다는 지리적 강점까지 보유하고 있다.최근에는 투숙객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웰니스 프로그램이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호텔 최상층 야외 공간에서 매일 진행되는 '루프탑 선셋 요가'는 도심의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며 하얏트 플레이스만의 시그니처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행정 지구의 정적인 분위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이 호텔의 등장은 부산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도심형 호캉스의 새로운 대안으로 확고히 각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