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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공주' 김주애 띄우기에 北 민심 술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사실상 후계 수업을 받고 있다는 관측이 커지는 가운데, 이 같은 공개 행보가 북한 청년층 내부의 불만을 자극할 수 있다는 탈북민의 분석이 나왔다. 북한 당국이 김주애를 특별한 존재로 부각할수록 일반 주민의 생활 현실과의 간극이 더 선명해진다는 지적이다.

 

북한군 장교 출신 탈북민 류성현씨는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조한범TV’에 출연해 최근 김주애의 공식 석상 등장을 두고 “이제는 후계자가 아니면 설명하기 어려운 단계까지 갔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딸을 데리고 군사 행사에 참석하는 정도로 해석됐지만, 최근 공개 방식과 의전 수준을 보면 후계 구도를 염두에 둔 연출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류씨는 특히 김주애의 화려한 옷차림과 특권적 대우가 북한 주민들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다고 봤다. 북한은 김정은을 ‘모든 어린이의 아버지’처럼 선전하지만, 실제 주민 자녀들은 농촌 지원과 각종 노동에 동원되는 반면 김주애는 고급 의상과 명품 액세서리를 착용한 모습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반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북한 어린이들은 어릴 때부터 ‘경외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께 감사하다’는 식으로 교육받는다”며 “그런데 정작 그 ‘아버지’가 자기 딸만 특별하게 대우하는 모습으로 비치면 젊은 세대가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또 김주애와 비슷한 또래이거나 조금 더 성장한 청년층은 그의 공개 활동을 단순한 선전이 아니라 불평등의 상징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주애는 2022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 김 위원장과 함께 처음 등장했다. 이후 군사훈련, 열병식, 공군 행사 등 주요 정치·군사 이벤트에 반복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등장 초기에는 흰색 패딩과 검은 바지 차림이었지만, 이후 고급 가죽 외투와 모피류, 해외 명품으로 추정되는 의류와 선글라스 등을 착용한 장면이 포착되며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영국 BBC는 앞서 김주애의 스타일링이 단순한 패션이 아니라 정치적 메시지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어린 딸의 이미지를 넘어 성숙하고 강한 지도자상을 부여하는 동시에, 일반 주민과 구별되는 특권적 지위를 보여주는 선전 장치라는 해석이다.

국가정보원도 김주애가 후계 구도에서 상당히 앞선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한 바 있다. 국정원은 지난 1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주애의 잦은 언론 노출에 대해 “북한 주민들에게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각인시키려는 목적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류씨는 김주애 후계 구도가 내부 반감을 키우더라도 북한 체제가 단기간에 흔들리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은 개인을 희생시키더라도 정권만 유지되도록 설계된 체제”라며 “외부에서 강한 변화의 계기가 들어오지 않는 한 체제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둘러싼 ‘2인자’ 평가에 대해서도 류씨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김여정이 김정은을 보좌하는 핵심 가족 참모인 것은 맞지만 독자 권력자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북한 주민들은 김여정을 김정은을 돕는 인물 정도로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2km 거리 두 축제, 왜 꽃무릇·상사화일까

에서는 불갑사 관광지구 일원에서 제26회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가 진행된다. 두 축제장은 직선거리로 약 1.9km에 불과하다. 산자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어진 붉은 꽃길이지만, 축제 이름은 서로 다르다.이 차이는 단순한 지역 마케팅의 문제가 아니다. 식물 이름과 지역 축제의 역사, 행정구역에 따른 산 이름까지 겹치며 만들어진 결과다.지금 남녘 사찰 숲에서 볼 수 있는 붉은 꽃의 공식 이름은 ‘석산’이다. 흔히 ‘꽃무릇’으로 불리는 식물이다. 석산은 수선화과에 속하며 9월부터 10월 사이 선명한 붉은 꽃을 피운다. 꽃이 먼저 올라오고 잎은 나중에 돋아나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개화기에는 초록 잎 없이 붉은 꽃대만 군락을 이룬다.반면 엄밀한 의미의 ‘상사화’는 다른 식물이다. 상사화 역시 수선화과에 속하지만, 개화 시기와 색이 다르다. 보통 8월 무렵 연한 홍자색 꽃을 피우고 이후 사라진다. 9월 중순 사찰 주변을 붉게 뒤덮는 꽃은 상사화라기보다 석산, 즉 꽃무릇에 가깝다.그럼에도 두 이름이 함께 쓰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석산과 상사화는 모두 상사화속 식물이다. 또 꽃과 잎이 같은 시기에 만나지 못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잎이 있을 때는 꽃이 없고, 꽃이 필 때는 잎이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서로 그리워하지만 만나지 못한다’는 뜻의 상사화라는 이름이 넓은 의미로 쓰이게 됐다.석산은 꽃이 진 뒤에야 잎이 나온다. 가을 꽃이 사라진 자리에는 짙은 녹색 잎이 돋고, 이 잎은 겨울과 봄까지 산자락을 덮는다. 초가을 현장에서 잎 없이 꽃만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붉은 꽃대만 빽빽하게 올라온 풍경은 이 식물의 생태적 특성이 만든 장면이다.사찰 주변에 꽃무릇 군락이 많은 배경도 눈길을 끈다.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전북 고창 선운사 등 유명 군락지는 대부분 오래된 사찰 주변에 자리한다. 이는 꽃의 아름다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석산의 알뿌리에는 독성 성분이 들어 있다. 과거 사찰에서는 이 성분을 천연 방부제로 활용했다. 뿌리를 찧어 전분과 섞은 뒤 불경을 제본하거나 탱화를 배접하는 데 쓴 것으로 전해진다. 좀벌레와 곰팡이 피해를 줄이기 위한 실용적 목적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남부 사찰 주변에는 석산이 집중적으로 심어졌고, 시간이 지나며 대규모 군락으로 자리 잡았다.함평 용천사 일대 꽃무릇 군락은 자연보호 100경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함평축제관광재단에 따르면 군락 면적은 약 40여만 평에 이른다. 숲길과 산책로, 사찰 주변을 따라 붉은 꽃이 이어지며 가을철 대표 명소로 자리매김했다.영광 불갑사 일대 역시 9월이면 붉은 꽃길을 보려는 방문객이 몰린다. 영광군도 군정 자료에서 불갑산 일대의 대규모 붉은 군락을 석산, 또는 꽃무릇으로 설명한다. 다만 축제 이름은 ‘상사화축제’다.명칭이 갈라진 데는 각 지자체의 축제 전략이 작용했다. 영광군은 2001년 상사화 꽃길 등반대회를 시작으로 관련 행사를 키웠고, 2005년 공식 명칭을 상사화축제로 바꿨다. 2009년에는 상사화를 군화로 지정했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는 꽃말도 축제의 상징으로 활용됐다.함평군은 2000년 축제 출범 때부터 ‘꽃무릇’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공식 표준명인 석산보다는 대중에게 친숙하면서도 해당 식물을 비교적 정확히 가리키는 명칭을 택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같은 산줄기에서 피는 같은 붉은 꽃을 두고, 영광은 상징성과 서사를 앞세운 ‘상사화’를, 함평은 식물 고유명에 가까운 ‘꽃무릇’을 축제 브랜드로 삼았다.산 이름도 행정구역에 따라 달라진다. 영광 쪽에서는 불갑산, 함평 쪽에서는 모악산으로 부른다. 불갑사와 용천사는 직선거리 약 1.9km로 가깝지만, 군 경계를 넘는 순간 축제명과 산 이름이 함께 바뀐다. 여행객 입장에서는 같은 붉은 꽃길을 따라가면서도 두 지역의 다른 해석을 만나는 셈이다.축제를 찾을 때는 장소와 프로그램을 확인하면 좋다. 함평 모악산 꽃무릇축제는 해보면 용천사 일원 꽃무릇공원에서 열리며,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입장료는 없다. 용천사 뒤편 차밭 산책로와 대형 용분수대, 항아리 탑, 돌탑, 노천공연장, 야생화단지 등이 조성돼 있다. 모악산 등산로와 진입도로 양쪽으로 이어진 꽃길도 걸을 수 있다.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는 불갑사 관광지구 일원에서 열린다. 상사화 꽃길 걷기, 사찰음식 체험, 천연염색 프로그램, 스탬프 투어 등이 마련된다. 불갑사 경내는 연중무휴로 개방돼 있어 축제 시간과 별개로 둘러볼 수 있다.함평의 꽃무릇과 영광의 상사화는 서로 다른 풍경이라기보다, 같은 붉은 꽃을 바라보는 두 지역의 다른 이름에 가깝다. 하나는 식물의 실제 이름에 기대고, 다른 하나는 꽃과 잎이 만나지 못한다는 서정적 이미지에 무게를 둔다. 그래서 이 가을의 붉은 숲길은 더 흥미롭다. 꽃을 보러 갔다가 이름의 역사까지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