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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밥 먹는데 20만원?” 요즘 혼밥족 달라졌다


혼자 밥을 먹는 ‘혼밥’이 더 이상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하는 식사 방식에 머물지 않고 있다. 예약과 웨이팅을 통해 식당을 찾는 혼밥족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식당에서 혼자 식사를 즐기는 사례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층과 음식 종류 역시 다양해지면서 혼밥이 하나의 외식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요식업 전문 통합 솔루션 기업 와드가 운영하는 캐치테이블은 2026년 1월부터 7월까지 국내·글로벌 앱 데이터를 분석한 ‘2026 혼밥 트렌드 리포트’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올해 1인 예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1% 증가했다. 혼자 식당을 이용하기 위해 웨이팅을 신청한 건수도 48.5% 늘었다. 특히 올해 1월 ‘혼밥’ 검색량은 전년 같은 달보다 139.1% 증가해 역대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혼밥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세대는 20대와 30대였다. 올해 7월 전체 1인 예약 가운데 20대가 차지한 비중은 42.9%, 30대는 34.9%였다. 두 연령층을 합치면 전체의 약 77%에 달했다. 성별 차이는 크지 않았다. 20대는 남성 50.3%, 여성 49.7%였고 30대는 남성 51.4%, 여성 48.6%로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그렇다고 혼밥이 젊은 세대만의 문화인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와 비교한 1인 예약 이용자 증가율을 보면 50대가 54%로 가장 높았고, 20대는 51%였다. 전체 이용 규모에서는 2030대가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중장년층에서도 혼밥을 이용하는 사람이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주말에도 혼밥 수요는 이어졌다. 토요일에는 1인 예약이 활발하게 나타났으며, 일요일에는 전체 혼밥 예약의 절반 이상이 점심시간에 집중됐다. 혼자 점심을 먹는 이른바 ‘혼런치’ 수요가 일요일에 특히 두드러진 셈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혼밥이 고급 외식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혼밥 예약의 67.7%가 객단가 5만원 이상인 식당에서 이뤄졌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가격대는 5만원에서 10만원대 식당이었다. 10만원 이상 레스토랑에서 발생한 1인 예약도 약 30%를 차지했다.

 

고가 식당일수록 혼자 찾는 고객이 늘어나는 흐름도 확인됐다. 같은 기간 객단가가 20만원을 넘는 식당의 1인 예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7% 증가했다. 5만~10만원대 식당은 34%, 10만~20만원대 식당은 26.9% 늘었다. 혼밥이 단순히 식사를 해결하기 위한 선택에서 벗어나 개인의 취향에 따라 음식 자체를 즐기는 외식 경험으로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혼밥 수요가 커지면서 1인 고객을 받는 매장도 증가했다. 혼밥 예약이 발생한 매장 수는 올해 1월 전년 같은 달보다 57.7% 많았고, 7월에도 35.5% 증가했다. 청담은 1인 예약 상위 상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며 혼밥을 즐기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지역별 특징도 달랐다. 한남과 여의도에서는 스시 오마카세와 파인다이닝, 바 등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외식업종의 1인 예약이 두드러졌다. 반면 성수와 용산에서는 프리미엄 다이닝부터 일상적으로 찾는 F&B 매장까지 혼자 이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폭넓게 늘어났다. 특히 성수동은 1인 예약이 가능한 매장 수가 2025년 1월과 비교해 올해 7월 두 배로 증가했다.

 


음식 종류도 한층 다양해졌다. 7월 기준 스시 오마카세가 여전히 1인 예약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증가 폭에서는 뷔페가 두드러졌다. 뷔페 예약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6% 늘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일식·돈카츠·면 요리는 73%, 이탈리안은 46% 증가했다. 오마카세에 집중됐던 혼밥 수요가 호텔 뷔페와 캐주얼 다이닝 등 다양한 외식 분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치테이블 관계자는 혼밥이 특정 상황에서만 선택하는 식사 방식이 아니라 메뉴와 가격대, 이용 시간대 전반으로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식 데이터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소비 흐름을 파악하고 다양한 식사 수요가 실제 매장 이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2km 거리 두 축제, 왜 꽃무릇·상사화일까

에서는 불갑사 관광지구 일원에서 제26회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가 진행된다. 두 축제장은 직선거리로 약 1.9km에 불과하다. 산자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어진 붉은 꽃길이지만, 축제 이름은 서로 다르다.이 차이는 단순한 지역 마케팅의 문제가 아니다. 식물 이름과 지역 축제의 역사, 행정구역에 따른 산 이름까지 겹치며 만들어진 결과다.지금 남녘 사찰 숲에서 볼 수 있는 붉은 꽃의 공식 이름은 ‘석산’이다. 흔히 ‘꽃무릇’으로 불리는 식물이다. 석산은 수선화과에 속하며 9월부터 10월 사이 선명한 붉은 꽃을 피운다. 꽃이 먼저 올라오고 잎은 나중에 돋아나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개화기에는 초록 잎 없이 붉은 꽃대만 군락을 이룬다.반면 엄밀한 의미의 ‘상사화’는 다른 식물이다. 상사화 역시 수선화과에 속하지만, 개화 시기와 색이 다르다. 보통 8월 무렵 연한 홍자색 꽃을 피우고 이후 사라진다. 9월 중순 사찰 주변을 붉게 뒤덮는 꽃은 상사화라기보다 석산, 즉 꽃무릇에 가깝다.그럼에도 두 이름이 함께 쓰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석산과 상사화는 모두 상사화속 식물이다. 또 꽃과 잎이 같은 시기에 만나지 못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잎이 있을 때는 꽃이 없고, 꽃이 필 때는 잎이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서로 그리워하지만 만나지 못한다’는 뜻의 상사화라는 이름이 넓은 의미로 쓰이게 됐다.석산은 꽃이 진 뒤에야 잎이 나온다. 가을 꽃이 사라진 자리에는 짙은 녹색 잎이 돋고, 이 잎은 겨울과 봄까지 산자락을 덮는다. 초가을 현장에서 잎 없이 꽃만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붉은 꽃대만 빽빽하게 올라온 풍경은 이 식물의 생태적 특성이 만든 장면이다.사찰 주변에 꽃무릇 군락이 많은 배경도 눈길을 끈다.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전북 고창 선운사 등 유명 군락지는 대부분 오래된 사찰 주변에 자리한다. 이는 꽃의 아름다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석산의 알뿌리에는 독성 성분이 들어 있다. 과거 사찰에서는 이 성분을 천연 방부제로 활용했다. 뿌리를 찧어 전분과 섞은 뒤 불경을 제본하거나 탱화를 배접하는 데 쓴 것으로 전해진다. 좀벌레와 곰팡이 피해를 줄이기 위한 실용적 목적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남부 사찰 주변에는 석산이 집중적으로 심어졌고, 시간이 지나며 대규모 군락으로 자리 잡았다.함평 용천사 일대 꽃무릇 군락은 자연보호 100경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함평축제관광재단에 따르면 군락 면적은 약 40여만 평에 이른다. 숲길과 산책로, 사찰 주변을 따라 붉은 꽃이 이어지며 가을철 대표 명소로 자리매김했다.영광 불갑사 일대 역시 9월이면 붉은 꽃길을 보려는 방문객이 몰린다. 영광군도 군정 자료에서 불갑산 일대의 대규모 붉은 군락을 석산, 또는 꽃무릇으로 설명한다. 다만 축제 이름은 ‘상사화축제’다.명칭이 갈라진 데는 각 지자체의 축제 전략이 작용했다. 영광군은 2001년 상사화 꽃길 등반대회를 시작으로 관련 행사를 키웠고, 2005년 공식 명칭을 상사화축제로 바꿨다. 2009년에는 상사화를 군화로 지정했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는 꽃말도 축제의 상징으로 활용됐다.함평군은 2000년 축제 출범 때부터 ‘꽃무릇’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공식 표준명인 석산보다는 대중에게 친숙하면서도 해당 식물을 비교적 정확히 가리키는 명칭을 택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같은 산줄기에서 피는 같은 붉은 꽃을 두고, 영광은 상징성과 서사를 앞세운 ‘상사화’를, 함평은 식물 고유명에 가까운 ‘꽃무릇’을 축제 브랜드로 삼았다.산 이름도 행정구역에 따라 달라진다. 영광 쪽에서는 불갑산, 함평 쪽에서는 모악산으로 부른다. 불갑사와 용천사는 직선거리 약 1.9km로 가깝지만, 군 경계를 넘는 순간 축제명과 산 이름이 함께 바뀐다. 여행객 입장에서는 같은 붉은 꽃길을 따라가면서도 두 지역의 다른 해석을 만나는 셈이다.축제를 찾을 때는 장소와 프로그램을 확인하면 좋다. 함평 모악산 꽃무릇축제는 해보면 용천사 일원 꽃무릇공원에서 열리며,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입장료는 없다. 용천사 뒤편 차밭 산책로와 대형 용분수대, 항아리 탑, 돌탑, 노천공연장, 야생화단지 등이 조성돼 있다. 모악산 등산로와 진입도로 양쪽으로 이어진 꽃길도 걸을 수 있다.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는 불갑사 관광지구 일원에서 열린다. 상사화 꽃길 걷기, 사찰음식 체험, 천연염색 프로그램, 스탬프 투어 등이 마련된다. 불갑사 경내는 연중무휴로 개방돼 있어 축제 시간과 별개로 둘러볼 수 있다.함평의 꽃무릇과 영광의 상사화는 서로 다른 풍경이라기보다, 같은 붉은 꽃을 바라보는 두 지역의 다른 이름에 가깝다. 하나는 식물의 실제 이름에 기대고, 다른 하나는 꽃과 잎이 만나지 못한다는 서정적 이미지에 무게를 둔다. 그래서 이 가을의 붉은 숲길은 더 흥미롭다. 꽃을 보러 갔다가 이름의 역사까지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