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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부통령 둘러싼 중국발 68억 의혹


필리핀의 유력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세라 두테르테 부통령과 관련된 기업에 중국과 홍콩에서 약 68억 원 규모의 자금이 들어온 사실이 확인되면서 현지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해당 기업은 두테르테 부통령의 남편인 만세스 카르피오 변호사와 관련된 식품회사로, 관련 자금이 어떤 목적으로 송금됐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필리핀 자금세탁방지위원회(AMLC) 로넬 부엔벤투라 사무국장은 지난 5일 상원에서 열린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카르피오와 관련된 Cale88 Foods Corporation의 금융거래 자료를 공개했다. AMLC 기록에 따르면 이 회사에는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모두 3억1932만6770필리핀페소가 송금됐다. 우리 돈으로 약 68억 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체 금액 가운데 약 3억1593만페소는 중국 본토에서 들어왔고, 약 339만페소는 홍콩에서 송금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는 은행들이 제출한 거래내역과 의심거래보고서 등을 토대로 작성된 AMLC 자료에 포함돼 있었다.

 

다만 현재 공개된 금융 기록만으로 이 돈이 중국 정부에서 직접 나온 자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두테르테 부통령 측도 중국 정부와의 직접적인 연계 증거가 없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안의 핵심은 중국이나 홍콩에서 자금이 들어왔다는 사실 자체보다 자금의 실제 출처와 송금 목적, 거래 과정에서 법적·경제적 근거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

 


AMLC는 Cale88 Foods와 관련한 일부 거래를 의심거래로 분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개된 자료에는 일부 송금에 대해 적절한 법적 또는 상업적 의무나 경제적 목적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의심거래로 보고됐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거래가 불법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는 별도의 조사와 판단이 필요하다.

 

이번 금융자료는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과정에서 검찰 측이 제시한 주요 자료 가운데 하나다. 검찰은 두테르테 부통령과 남편의 자산과 부채, 순자산 신고 내역을 금융거래 기록과 비교하면서 신고된 재산과 실제 자금 흐름이 일치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AMLC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25년까지 두테르테 부통령과 남편의 계좌에서는 약 44억페소 규모의 신고 대상 및 의심거래가 확인됐다. 이 가운데 약 16억3000만페소가 입금 거래였고, 약 13억1000만페소가 출금 거래였으며, 나머지 일부 거래는 자금의 입출금 성격을 정확히 분류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 국가안보위원회(NSC)도 이번 자금 흐름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에두아르도 오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과 홍콩에서 상당한 규모의 외국 자금이 유입된 것과 관련한 정보가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관련 정보와 수사기관에 자료를 검토하도록 지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은행에서 의심스러운 거래로 분류해 AMLC에 보고한 점도 조사 배경으로 거론됐다.

 

두테르테 부통령 측은 이번 AMLC 증언만으로 자금이 불법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금융기관에서 나온 원자료에는 개별 거래가 이뤄진 배경과 맥락이 충분히 담겨 있지 않을 수 있어 이를 근거로 거래 전체를 불법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중국대사관 역시 관련 의혹 제기에 반발하며 이를 비판했다.

 

최근 공개된 자료를 둘러싸고는 중국과의 연계 가능성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필리핀 상원에서 일부 의원들은 Cale88 Foods로 유입된 자금의 송금 주체와 중국 내 관련 기업의 성격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현재 진행 중인 심판과 조사를 통해 검증해야 할 사안으로 남아 있다.

 

두테르테 부통령이 받고 있는 탄핵 사유는 중국발 자금 의혹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그는 부통령과 교육부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공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의혹과 함께, 자신이 암살될 경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부부 등을 살해하도록 경호원에게 지시했다고 발언해 협박했다는 혐의 등으로 탄핵심판을 받고 있다.

 

탄핵심판 결과는 두테르테 부통령의 정치적 행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상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부통령직을 잃게 될 뿐 아니라 선출직 출마가 제한돼 2028년 대선 출마에도 영향을 받는다.

 


필리핀 상원은 최근 탄핵 유죄 판결에 필요한 의원 수를 놓고도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상원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라는 헌법상 기준을 전체 의원이 아니라 실제 심판에 출석한 의원을 기준으로 적용하는 안건이 통과되면서 표결에 참여할 수 없는 의원들의 상황에 따라 필요한 찬성표가 달라질 수 있게 됐다.

 

세라 두테르테는 2028년 대선의 주요 후보군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돼 왔다. 그의 아버지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국과 가까운 외교정책을 펼쳤지만, 현 마르코스 대통령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을 둘러싸고 미국 등 서방 국가와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외교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런 정치적 배경 속에서 이번 중국·홍콩발 자금 의혹은 단순한 금융거래를 넘어 탄핵심판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현재 확인된 사실은 관련 기업에 중국과 홍콩에서 약 3억1932만페소가 송금됐고 일부 거래가 의심거래로 보고됐다는 것까지다. 자금의 최종 출처와 실제 용도, 불법성 여부는 앞으로 진행될 조사와 탄핵심판 과정에서 추가로 확인될 전망이다.

 

폐광의 변신…정선 ‘M650’ 문 열어

을 더해 과거의 산업유산을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활용한 공간이다. 강원랜드는 7일 강원 정선군 사북읍에서 탄광유산 문화공간 ‘M650 박물관’ 공식 개관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도균 강원랜드 대표를 비롯해 지역 관계자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M650은 1963년부터 2004년까지 운영된 동원탄좌 사북광업소를 활용해 조성됐다. 전체 공간은 6만6755㎡ 규모다. 일반 관람객에게는 지난 1일부터 개방됐으며, 강원랜드는 공식 개관을 기념해 이달 말까지 무료 관람을 진행한다.M650의 가장 큰 특징은 옛 탄광의 모습을 완전히 없애지 않고 당시 시설과 공간을 최대한 살렸다는 점이다. 광부들이 사용했던 안전등 충전실과 세화장 등 탄광의 흔적을 그대로 보존했다. 탄광에서 사용되던 권양기실은 카페로 새롭게 바꿔 방문객들이 과거 산업시설의 분위기를 느끼면서 쉬어갈 수 있도록 했다.단순히 옛 시설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도 마련했다. 방문객들은 갱차 탑승 체험을 통해 탄광의 작업 환경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산업유산과 현대미술을 결합한 기획전시도 함께 선보여 과거의 탄광과 현재의 문화예술을 연결했다.주말에는 하루 네 차례 무료 상설 전시해설도 운영한다. 탄광시설에 얽힌 이야기와 산업유산의 의미를 해설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오는 17일부터는 유료 교육 프로그램도 시작할 예정이다.개관식은 산업화 과정에서 숨진 광부들을 기리는 위령문화전으로 시작됐다. 이어 기념사와 감사패 수여, 축하공연, 박물관 관람 등이 진행됐다. 단순한 관광시설의 개장을 넘어 탄광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삶과 희생을 함께 기억하는 자리로 꾸며졌다.M650 개관과 연계한 ‘2026 탄광문화축제’도 7일부터 10일까지 M650과 사북 일원에서 열린다. 정선을 비롯해 태백, 영월, 삼척, 보령 등 석탄산업 전환지역 5개 시·군이 참여한다.올해로 30회를 맞은 석탄문화제도 이번 축제와 함께 열린다. 각 지역에 남아 있는 탄광의 기억과 산업유산을 하나의 문화관광 콘텐츠로 연결하는 것이 이번 행사의 주요 목적이다. 지역별 홍보·체험 부스를 비롯해 탄광문화를 소재로 한 무용극과 뮤지컬, 거리예술 공연 등이 마련된다.별자리 토크쇼와 재즈 공연 등 탄광을 직접 소재로 한 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문화행사가 이어진다. 축제 마지막 날인 10일에는 M650 일대에서 불꽃쇼도 열릴 예정이다.이번 M650 조성은 폐광 이후 남겨진 시설을 단순히 철거하거나 보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관광과 문화예술을 결합해 새로운 공간으로 활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탄광이라는 산업유산에 전시와 체험, 공연 등을 더해 과거의 기억을 현재의 관광 콘텐츠로 이어가는 방식이다.특히 정선 사북은 오랫동안 석탄산업과 함께 성장한 지역인 만큼 탄광의 흔적 자체가 지역의 중요한 역사적 자원으로 남아 있다. M650은 이러한 지역의 산업적 배경을 관광객이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했다.김도균 강원랜드 대표는 대한민국 산업화의 역사가 담긴 장소에 M650 박물관을 개관하게 돼 깊은 사명감을 느낀다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탄광의 가치를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탄광이 문을 닫은 뒤에도 그곳에서 일했던 광부들의 흔적과 산업화 시대의 기억은 지역 곳곳에 남아 있다. M650은 이를 박물관과 문화공간, 관광 콘텐츠로 다시 풀어내면서 정선의 옛 탄광을 새로운 방식으로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