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어른이 더 빠진다…‘뉴베리상’ 보물창고 열린다

 어린이를 위한 책이지만, 어른에게도 오래 남는 이야기가 있다. 100년 넘게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아 온 뉴베리상 수상작들을 만나는 특별전이 가창 아트도서관에서 열리고 있다.

 

뉴베리상은 1922년 시작된 미국의 대표 아동문학상이다. 미국도서관협회 산하 어린이도서관서비스협회가 매년 수여하며, 전년도 미국에서 영어로 출간된 어린이책 가운데 문학적으로 가장 뛰어난 성취를 보인 작품에 뉴베리 메달을 준다. 함께 주목할 만한 작품들은 뉴베리 아너 도서로 선정된다.

 


‘아동문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 상은 작품의 인기도보다 문학적 완성도에 무게를 둔다. 이야기의 주제, 구성, 인물의 깊이, 문체, 어린이 독자에게 전하는 감동과 통찰이 주요 평가 기준이다. 그래서 뉴베리 수상작들은 한 세대를 넘어 꾸준히 읽히는 경우가 많다.

 

이번 특별전은 뉴베리상의 역사와 주요 수상작을 소개하는 자리다. 국내에 번역된 작품들을 영어 원서와 한국어 번역서로 함께 전시해, 같은 이야기가 두 언어로 어떻게 전달되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관람객들은 100여 년에 걸친 수상작을 통해 어린이의 성장, 가족, 상실, 용기, 사회 문제를 다룬 다양한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전시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계 미국인 작가들의 수상작이다. 린다 수 박은 고려시대 도공과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어 싱글 샤드’로 2002년 뉴베리 메달을 받았다. 국내에는 ‘사금파리 한 조각’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작품이다. 한국의 역사와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가 미국 아동문학의 최고 영예를 안은 사례로 평가된다.

태 켈러의 ‘웬 유 트랩 어 타이거’도 전시된다. 국내 번역본은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이다. 이 작품은 한국 옛이야기와 가족 서사를 결합해 사랑과 상실, 기억의 의미를 그려냈다. 2021년 뉴베리 메달 수상작으로, 한국적 정서가 세계 독자와 만난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다.

 

올해 뉴베리 메달 수상작인 르네 왓슨의 ‘올 더 블루스 인 더 스카이’도 소개된다. 국내 제목은 ‘모두가 눈부신 파랑’이다. 가까운 친구를 잃은 소녀가 슬픔을 통과하며 삶을 이어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으로, 현대 아동문학이 어린이의 내면과 감정을 얼마나 섬세하게 다루고 있는지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어린이책이 단순히 어린 독자만을 위한 장르가 아니라는 점도 보여준다. 좋은 아동문학은 성장의 순간을 다루지만, 그 안에는 누구나 겪는 두려움과 상실, 희망과 회복이 담겨 있다. 아이에게는 자신을 이해하는 언어가 되고, 어른에게는 잊고 있던 감각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문학이 된다.

 

허두환 아트도서관 관장은 “이번 특별전을 통해 독자들이 새로운 책을 발견하고,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폐광의 변신…정선 ‘M650’ 문 열어

을 더해 과거의 산업유산을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활용한 공간이다. 강원랜드는 7일 강원 정선군 사북읍에서 탄광유산 문화공간 ‘M650 박물관’ 공식 개관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도균 강원랜드 대표를 비롯해 지역 관계자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M650은 1963년부터 2004년까지 운영된 동원탄좌 사북광업소를 활용해 조성됐다. 전체 공간은 6만6755㎡ 규모다. 일반 관람객에게는 지난 1일부터 개방됐으며, 강원랜드는 공식 개관을 기념해 이달 말까지 무료 관람을 진행한다.M650의 가장 큰 특징은 옛 탄광의 모습을 완전히 없애지 않고 당시 시설과 공간을 최대한 살렸다는 점이다. 광부들이 사용했던 안전등 충전실과 세화장 등 탄광의 흔적을 그대로 보존했다. 탄광에서 사용되던 권양기실은 카페로 새롭게 바꿔 방문객들이 과거 산업시설의 분위기를 느끼면서 쉬어갈 수 있도록 했다.단순히 옛 시설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도 마련했다. 방문객들은 갱차 탑승 체험을 통해 탄광의 작업 환경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산업유산과 현대미술을 결합한 기획전시도 함께 선보여 과거의 탄광과 현재의 문화예술을 연결했다.주말에는 하루 네 차례 무료 상설 전시해설도 운영한다. 탄광시설에 얽힌 이야기와 산업유산의 의미를 해설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오는 17일부터는 유료 교육 프로그램도 시작할 예정이다.개관식은 산업화 과정에서 숨진 광부들을 기리는 위령문화전으로 시작됐다. 이어 기념사와 감사패 수여, 축하공연, 박물관 관람 등이 진행됐다. 단순한 관광시설의 개장을 넘어 탄광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삶과 희생을 함께 기억하는 자리로 꾸며졌다.M650 개관과 연계한 ‘2026 탄광문화축제’도 7일부터 10일까지 M650과 사북 일원에서 열린다. 정선을 비롯해 태백, 영월, 삼척, 보령 등 석탄산업 전환지역 5개 시·군이 참여한다.올해로 30회를 맞은 석탄문화제도 이번 축제와 함께 열린다. 각 지역에 남아 있는 탄광의 기억과 산업유산을 하나의 문화관광 콘텐츠로 연결하는 것이 이번 행사의 주요 목적이다. 지역별 홍보·체험 부스를 비롯해 탄광문화를 소재로 한 무용극과 뮤지컬, 거리예술 공연 등이 마련된다.별자리 토크쇼와 재즈 공연 등 탄광을 직접 소재로 한 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문화행사가 이어진다. 축제 마지막 날인 10일에는 M650 일대에서 불꽃쇼도 열릴 예정이다.이번 M650 조성은 폐광 이후 남겨진 시설을 단순히 철거하거나 보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관광과 문화예술을 결합해 새로운 공간으로 활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탄광이라는 산업유산에 전시와 체험, 공연 등을 더해 과거의 기억을 현재의 관광 콘텐츠로 이어가는 방식이다.특히 정선 사북은 오랫동안 석탄산업과 함께 성장한 지역인 만큼 탄광의 흔적 자체가 지역의 중요한 역사적 자원으로 남아 있다. M650은 이러한 지역의 산업적 배경을 관광객이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했다.김도균 강원랜드 대표는 대한민국 산업화의 역사가 담긴 장소에 M650 박물관을 개관하게 돼 깊은 사명감을 느낀다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탄광의 가치를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탄광이 문을 닫은 뒤에도 그곳에서 일했던 광부들의 흔적과 산업화 시대의 기억은 지역 곳곳에 남아 있다. M650은 이를 박물관과 문화공간, 관광 콘텐츠로 다시 풀어내면서 정선의 옛 탄광을 새로운 방식으로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