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벌매는 육아 중, 남대천은 단풍 중…양양 사진전 개막

 양양의 바람과 강, 숲과 새들이 사진 속에서 다시 말을 건다. 누군가에게는 매일 지나치는 산책길이고, 누군가에게는 운 좋게 마주친 야생의 순간이지만, 사진작가들의 렌즈를 통과한 풍경은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된다. 양양의 사계절과 생태, 사람의 시선이 한 전시장 안에서 만난다.

 

한국사진작가협회 양양지부는 오는 26일부터 31일까지 양양문화복지회관 1층 전시실에서 ‘제9회 양양지부 회원전’을 연다. 올해 회원전에는 지부 소속 작가 18명이 참여한다. 전시 작품은 모두 36점으로, 양양의 자연 풍경을 비롯해 생태, 인물, 해외 촬영작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는 거창한 여행지가 아니라 가까운 풍경을 새롭게 바라보는 데서 출발한다. 양양 남대천 둔치길은 그 대표적인 장면이다. 김기수 작가는 같은 장소, 같은 구도에서 남대천 둔치길을 촬영한 사계절 연작을 선보인다. 벚꽃이 피어난 봄, 녹음이 짙어진 여름, 붉은 단풍이 물든 가을, 눈이 내려앉은 겨울이 한 줄의 길 위에 차례로 펼쳐진다.

네 장의 사진은 계절의 변화만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같은 공간도 시간에 따라 완전히 다른 표정을 갖는다는 사실을 전한다. 매일 걷던 길도 어느 날은 꽃길이 되고, 어느 날은 고요한 설경이 된다. 김 작가의 작품은 익숙한 장소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힘을 가진다.

 

전시장 한편에서는 조금 더 은밀한 자연의 시간이 펼쳐진다. 황하국 작가는 맹금류인 벌매 가족의 일상을 담은 작품을 출품한다. 둥지에서 새끼를 돌보는 벌매의 모습은 오랜 관찰과 기다림 끝에 포착된 장면이다. 쉽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야생의 세계가 사진 한 장을 통해 관람객 앞에 놓인다.

 

벌매 사진은 생태 기록으로서의 의미도 지닌다. 새끼를 보살피는 어미의 움직임, 둥지 주변의 긴장감, 자연 속 생명의 리듬이 그대로 담겼다. 이는 양양의 자연이 단지 아름다운 풍경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생명이 살아가는 터전임을 보여준다.

 

양양 밖에서 포착한 장면도 전시에 색다른 분위기를 더한다. 박혜숙 작가는 붉은 석양과 금빛 수면을 배경으로 말과 마부들이 이동하는 해외 촬영 작품을 선보인다. 낯선 풍경 속 인물과 동물의 움직임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펼쳐지며, 지역 풍경 중심의 전시에 이국적인 여운을 더한다.

 

이번 회원전은 양양의 익숙한 얼굴과 낯선 순간을 함께 보여주는 자리다. 자연과 생태, 인물 사진이 어우러지며 사진이 단순한 기록을 넘어 감상과 사유의 매체가 될 수 있음을 전한다. 관람객은 한 장소의 사계절을 비교해 보고, 야생동물의 삶을 들여다보며, 작가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붙잡은 순간들을 따라가게 된다.

오국성 한국사진작가협회 양양지부장은 “아홉 번째 회원전을 통해 양양의 아름다운 풍경과 회원들의 창작 사진을 군민들과 나누고 함께 소통하는 예술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창작 활동을 통해 양양 지역의 문화 홍보대사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는 회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전시는 양양문화복지회관 1층 전시실에서 진행되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가을 양양을 찾는다면 바다와 시장, 산책길에 더해 사진으로 만나는 양양의 또 다른 표정을 들여다볼 만하다.

 

영화 보고 억새 즐기고…합천 가을 축제 총출동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합천군은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제7회 수려한합천영화제를 개최하고, 이어 17일부터 25일까지 9일 동안 제5회 황매산 억새축제를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두 축제가 비슷한 시기에 열리면서 합천을 찾는 방문객들은 영화 관람부터 자연경관 감상,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까지 다채로운 가을 행사를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먼저 수려한합천영화제는 합천영상테마파크와 합천시네마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영화제의 슬로건은 'Made in Hapcheon'으로,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진 합천이 영상 제작과 상영, 관객 참여를 아우르는 영화제로 발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그동안 여러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 장소로 활용돼 온 합천이 촬영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 직접 영화를 만들고 상영하며 관객과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나아가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지역의 영상문화 기반을 넓히고 영화도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이번 영화제에서는 개막작 '네, 사랑'을 포함해 총 5개 섹션, 22편의 작품이 관객을 만난다. 개막작은 네 명의 감독이 참여한 옴니버스 영화로, 오는 16일 열리는 개막식에서 처음 공개된다. 여러 감독이 참여한 작품을 개막작으로 선보이며 영화제의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영화 제작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필름챌린지에는 총 12개 팀, 96명이 선정돼 13일부터 작품 제작에 들어갔다. 관객들이 완성된 영화를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작 과정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다. 지난해 수상작 역시 초청작으로 다시 상영돼 이전 영화제의 성과를 돌아볼 수 있도록 했다.이 밖에도 관객과 영화인이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관객과의 대화(GV), 영화인 포럼 등이 진행된다. 영화 상영뿐 아니라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영화 관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됐다.오는 17일에는 합천시네마에서도 영화제 상영작을 관람할 수 있다. 같은 날 대병면 회양관광지에서는 영화 '가족여행'의 주연 배우 이휘향 팬미팅이 열린다.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이 작품 감상과 함께 배우를 직접 만나는 행사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영화제와 함께 열리는 제5회 황매산 억새축제는 황매산군립공원 일원에서 진행된다.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은빛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시기에 맞춰 마련된 행사로, 황매산의 자연경관을 감상하며 다양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축제 개막식은 오는 17일 잔디광장에서 열린다. 개막식과 함께 가수 박현빈의 축하공연이 펼쳐져 축제의 분위기를 더할 예정이다. 평일에는 황매산 인생네컷을 비롯한 체험 행사가 운영되며, 주말에는 문화예술공연이 이어진다. 방문객들은 억새 군락을 감상하는 것과 더불어 일정에 맞춰 마련된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관광객의 편의를 위한 프로그램과 지역 특산물 판매 행사도 준비된다. 황매산의 주요 경관을 둘러볼 수 있는 나눔카트 투어와 도슨트 투어가 운영되며, 농특산물 판매장과 먹거리 장터도 마련된다. 자연을 즐기는 관광에 체험과 먹거리, 지역 상품 구매를 더해 축제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 계획이다. 합천군은 이번 두 축제를 통해 지역의 문화·관광 자원을 함께 알리고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영화 촬영지로서의 지역적 특색을 살린 영화제와 황매산의 가을 풍경을 활용한 억새축제가 연계되면서 합천의 색다른 매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김윤철 합천군수는 "영화인과 관객, 군민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가 되고, 합천이 영상문화 도시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