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영조의 방에 입장하시겠습니까?

 영조의 생일 카페에서 디저트를 맛보고, 사도세자의 방에 들어가 이야기를 따라간다. 한쪽에서는 뮤지컬을 보고, 다른 쪽에서는 ‘시공간의 터널’을 과학으로 살펴본다. 창작 뮤지컬 ‘쉐도우’가 이틀 동안 대학로 건물 세 개 층을 작품 속 세계로 바꾼다.

 

오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필더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쉐도우’ 팝업스토어는 공연을 체험 콘텐츠로 재구성한 행사다. 제작사 블루스테이지는 내년 2월 재연에 앞서 관객이 무대 밖에서도 작품을 만날 수 있도록 공간 체험과 게임, 카페, 강연을 한데 모았다.

눈길을 끄는 것은 6층의 영조 생일 기념 카페다. 작품에 쓰인 소재가 이곳에서는 메뉴의 재료가 된다. 곶감과 딸기를 활용한 디저트를 선보이고, 전통 음료 제호탕도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낸다. 뒤주 모형 만들기 상품까지 마련해 이야기 속 사물을 직접 만들어 보는 경험으로 연결한다.

 

먹거리로 작품을 만났다면 2층에서는 인물의 서사 안으로 들어간다. 실제 공연 무대를 재현한 공간에 ‘영조의 방’과 ‘사도의 방’이 들어선다. 관람객은 사전 예약 후 무작위로 배정받은 인물의 이야기를 따라 체험한다. 누구의 이야기를 만나게 될지 미리 정할 수 없다는 점도 이번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두 인물을 객석에서 지켜보는 대신 각자의 이름이 붙은 공간을 방문하도록 구성했다. 같은 작품을 바탕으로 하지만, 무대와 관객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방식은 공연과 다르다. 관람객의 참여가 체험의 일부가 된다.

 

1층에서는 작품의 대사와 가사에서 착안한 게임 세 가지를 운영한다. 무대에서 듣던 말과 노래를 참여형 놀이로 바꾼 프로그램이다. 스탬프 추첨과 행사 한정 상품도 준비해 공간 체험 외에 즐길 거리를 더한다.

팝업의 또 다른 축은 특별 프로그램이다. 뮤지컬 중계 상영회가 마련되며, 11월 1일에는 정재승 교수가 강연자로 나선다. 강연 주제는 작품에 등장하는 ‘시공간의 터널’이다. 극적 설정을 과학의 시선으로 풀어내며 공연을 해석하는 또 하나의 관점을 제시할 예정이다.

 

‘쉐도우’의 출발점은 임오화변이다. 영조가 아들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둔 사건을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로, 지난해 쇼케이스와 초연을 거쳐 중국 상하이에서도 공연됐다. 이번 행사는 역사적 사건에서 출발한 작품을 공간과 음식, 놀이, 과학 등 여러 갈래의 경험으로 확장한다.

 

팝업 이후에는 다시 무대로 돌아간다. 오는 12월 4∼5일 인천 제물포구문화체육센터에서 공연한 뒤, 내년 2월 링크아트센터 페이코홀에서 재연을 이어간다. 팝업 참여 신청은 오는 21일 오후 1시부터 순차적으로 받는다.

 

"꽃길만 걸으라더니, 여기였네" 부산 가을 산책

지 않고도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생태공원 세 곳이 저마다 다른 빛깔로 나들이객을 맞는다.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는 가을철을 맞아 화명·대저·삼락 생태공원 일원에 대규모 꽃단지를 조성했다고 20일 밝혔다. 공원마다 특색 있는 식물과 화단을 배치해 방문객이 취향에 따라 가을 풍경을 골라 즐길 수 있도록 했다.화명생태공원은 노란색과 붉은색의 대비가 돋보이는 곳이다. 연꽃습지 일대에는 3만4000㎡ 규모의 황화코스모스 단지가 펼쳐진다. 넓게 이어지는 황금빛 꽃밭은 가을 산책의 배경이자 계절감을 담는 촬영 장소가 된다. 꽃을 가까이에서 살펴보거나 한발 물러서 전체 풍경을 바라보며 서로 다른 모습을 담을 수 있다.같은 공원 수생식물원 주변으로 발길을 옮기면 붉게 물든 댑싸리 단지가 나타난다. 규모는 8800㎡다. 둥글게 자란 댑싸리가 모여 황화코스모스와는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한 공원에서 두 가지 가을빛을 만날 수 있어 꽃과 식물을 감상하는 산책을 계획하기에 좋다.사진으로 추억을 남길 공간도 마련됐다. 화명생태공원 꽃단지 주변에는 풍차와 그네 포토존, 감성적인 문구를 담은 안내판이 설치됐다. 꽃밭만 촬영하는 대신 조형물을 함께 담으면 여행 사진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사진을 찍을 때는 식재 공간에 들어가지 않고 주변 관람객의 통행을 배려하는 것이 좋다.분홍빛 가을 풍경을 찾는다면 대저생태공원이 눈길을 끈다. 이곳에는 1만㎡에 걸쳐 핑크뮬리 군락이 조성돼 있다. 분홍쥐꼬리새라고도 불리는 핑크뮬리는 무리 지어 자라며 부드러운 색감을 드러낸다. 군락 전체를 배경으로 담으면 황금빛 꽃밭이나 붉은 댑싸리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사진을 남길 수 있다.삼락생태공원에서는 다양한 초화가 어우러진 화단을 만난다. 가족테마화단에 국화를 포함한 8종, 총 4060본을 선보인다. 한 종류의 식물이 넓게 펼쳐진 화명·대저와 달리 여러 식물의 색과 모양을 비교하며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가족과 천천히 걸으며 가을 식물을 살펴볼 만한 공간이다.세 공원을 모두 둘러보기보다 보고 싶은 풍경을 중심으로 목적지를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노랑과 빨강의 대비는 화명에서, 분홍빛 군락은 대저에서, 다채로운 가을 화단은 삼락에서 즐길 수 있다. 야외 산책인 만큼 방문 전 날씨를 확인하고 편한 신발과 겉옷을 준비하면 한결 여유로운 나들이가 된다.조경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장은 가을 나들이를 계획하는 시민들이 계절 꽃이 가득한 낙동강 생태공원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