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첫 성소수자 총리, 내년 부모 된다
네덜란드 최초의 성소수자 총리인 롭 예턴(39)이 약혼자 니콜라스 키넌과 함께 내년 자녀를 맞이한다. 예턴 총리 커플은 난자 기증자와 대리모의 도움으로 아이를 얻을 예정으로, 예턴 총리가 직접 출산 소식을 알리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리모 출산을 둘러싼 법과 사회적 인식이 국가마다 다른 가운데 네덜란드와 독일의 사례도 대비되고 있다.
AFP통신은 19일(현지시간) 예턴 총리가 대리모와 난자 기증자의 도움을 받아 자녀를 맞이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예턴 총리는 이날 태아의 초음파 사진을 들고 약혼자 키넌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사진에는 두 사람이 새 가족을 기다리는 모습이 담겼다.
예턴 총리는 사진과 함께 “아주 특별한 누군가가 오고 있다. 2027년에 보자 아가야”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난자 기증자와 대리모 리사, 그리고 두 사람의 가족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는 “여러분이 없었다면 이 모든 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도움을 준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예턴 총리는 2024년 아르헨티나 출신 하키 선수인 키넌과 약혼했다. 이후 그가 대표를 맡은 중도좌파 정당 D66이 지난해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정치적 입지를 넓혔고, 올해 2월 총리직에 올랐다. 그는 네덜란드 역사상 가장 젊은 총리인 동시에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첫 총리로 알려져 있다.
이번 출산 소식은 예턴 총리 개인의 가족 계획을 넘어 네덜란드의 대리모 제도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D66은 이번 출산이 상업적 목적의 대리모 방식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난자 기증자와 대리모 모두 예턴 총리 커플이 알고 지내는 네덜란드인이라는 점도 함께 밝혔다.
네덜란드는 금전적 대가를 주고받지 않는 비상업적 대리모 출산을 허용하고 있다. 대리모 출산을 둘러싼 제도와 사회적 수용성이 국가마다 다른 만큼, 이번 사례 역시 각국의 관련 법률과 정치적 논쟁을 비교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대리모 출산이 엄격하게 규제되는 가운데 관련 문제가 정치권의 논란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다. 지난 7월 독일 집권 기독민주당(CDU)의 옌스 슈판(46) 원내대표는 대리모를 통해 자녀를 얻은 사실이 알려진 뒤 논란에 휩싸였고, 결국 사임했다.
슈판 원내대표는 2017년 동성 파트너인 다니엘 푼케(45)와 결혼했으며, 미국에서 대리모를 통해 자녀를 얻었다. 외국에서 대리모를 통해 태어난 자녀를 독일에서 양육하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된다. 그러나 대리모 출산 자체에 대한 독일 내 규제와 정치적 입장이 논란의 배경이 됐다.
특히 CDU는 당론으로 대리모 출산의 합법화에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 슈판 원내대표가 과거 보건장관으로 재임할 당시 대리모 합법화를 막았던 이력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커졌다. 자신의 가족은 대리모를 통해 꾸렸으면서 정치적으로는 관련 제도의 합법화를 반대했다는 점에서 이른바 ‘내로남불’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두 사례는 대리모 출산을 둘러싼 법적 환경과 정치적 논쟁이 국가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네덜란드에서는 비상업적 대리모 출산이 허용되는 가운데 예턴 총리 커플이 내년 자녀를 맞이할 예정인 반면, 독일에서는 대리모 출산을 둘러싼 정치인의 과거 입장과 개인적 선택이 논란으로 번졌다.
예턴 총리의 출산 소식은 새로운 가족을 맞이한다는 개인적인 의미와 함께 성소수자 가족, 난자 기증, 대리모 출산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도 환기하고 있다. 앞으로 예턴 총리 커플이 자녀를 맞이하는 과정뿐 아니라 대리모 출산을 바라보는 유럽 각국의 제도와 사회적 인식에도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